석회수 먹는 살미면 주민건강 ‘위태위태’
상태바
석회수 먹는 살미면 주민건강 ‘위태위태’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2.01.05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주시, “수질검사 결과 큰 문제 없다”… 예산 부족 이유로 상수도 설치 차일피일

충주시 살미면 주민들이 석회석이 희석된 물을 수십 년 동안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시는 예산상의 이유로 주민들의 상수도 설치 요구와 주민건강전수 조사에 소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살미면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이 일대 지하수는 석회석이 다량 함유돼 있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 충주시 살미면 주민들이 석회석이 다량 함유된 물을 수십 년 동안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석회 앙금이 남은 가습기(왼쪽)와 보일러 배관.

현재 살미면은 1009가구 중 269가구 밖에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아 대부분 주민들이 지하수를 저장했다가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택용 살미면 주민자치위원장은 “가습기를 사용하면 석회가루가 앙금처럼 남아있어 자주 고장이 난다”며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상수도 공급이 안 돼 몇몇 가구를 제외하고 어쩔 수 없이 이 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수기를 사용하는 가정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낫지만 대다수의 노인들은 이 물로 밥까지 지어 먹고 있다”며 “석회석 밥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10여 년 전부터 수돗물을 먹게 해 달라고 시에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동안 관심을 가졌으면 마무리됐을 것”이라며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도 아니고 5년 정도만 계획을 잡아도 되는데 서운하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등이 잦은 고장을 일으켜 자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주민은 “온수가 통과하는 연결관에 석회석이 굳어 있어 누전을 일으키기도 하고, 온수통에는 부유물이 쌓여 온수가 돌지 않을 정도”라며 “자주 청소를 해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새 보일러로 교체해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주민 이모씨(34)는 “정수기 물을 사용하지 않고 아기 우윳병을 소독하면 우윳병이 뿌옇게 변색되고, 가습기는 1년 이상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며 “주민들이 마음 놓고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상수도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도권광역상수원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면서 정작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제대로 된 물을 못 먹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 “건강 전수조사 필요”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동안 석회석이 함유된 물을 마시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호식(48) 충주대 교통생태공학과 교수는 “의사와도 의논했는데 장기간 석회성분이 포함된 물을 마시면 결석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수도 설치 및 주민 건강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충주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분기별로 수질검사를 했고, 석회석 경도가 300ppm 이하면 이상이 없는데 그곳은 180ppm으로 나와 수질검사상 이상이 없다”며 “뿌옇게 되는 것은 물을 끊이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예산상 문제로 상수도를 연결하지 못했다”며 “올해 3억 5000만 원의 예산을 세워 많은 가구들이 있는 곳까지 시설을 완료할 것이지만 산재된 가구들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갈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