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26만 9000원… 뒤통수 맞은 학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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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26만 9000원… 뒤통수 맞은 학운협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2.02.2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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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인상에 학부모들 뒤늦은 구매피해… 인상률 똑같아 담합여부 조사의뢰

<4대 브랜드 교복업체 가격담합 의혹을 사는 이유>
-4대 브랜드 교복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인상률이 비슷하다.
-제조사나 디자인이 다른 교복 값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똑같다.
-협의구매로 제시한 가격도 같다.

▲ 일제히 오른 도내 4대 교복 브랜드 업체들의 협의구매가 인상률이 비슷해 담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들 업체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육성준 기자

신학기와 입학시즌을 앞두고 추진하려던 학교운영위원회와 4대 교복브랜드업체의 협의구매가 결렬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해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지난해 교복 가격의 20∼30%이상 인상된 가격으로 교복을 구매하면서 넉넉하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 큰 부담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청원 학교운영위원협의회와 어머니회, 아버지회 등 학부모 단체는 지난달 13일 교복 협의구매를 위한 간담회를 실시했다. 당시 교복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은 와이셔츠와 조끼를 포함한 교복 1벌에 26만9000원이다. 업체들은 이 가격을 마지노선으로 그 이하는 판매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이 가격은 학교운영위원협의회가 지난해 협의구매 가격으로 약정했던 22만원대 보다 4만9000원(22.3%↑)이나 비싼 값이다. 오영균 청주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장은 "협의구매를 추진하는 것이 4대 브랜드 교복업체의 거품가격을 빼 보자는 것인데 마지노선을 정해 놓고 그 이하로는 판매할 수 없다니 말도 안 된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최근 엘리트, 스마트, 스쿨룩스, 아이비의 지역 4대 교복 브랜드 업체를 다년 간 사실이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공정위 박국연 사무관은 "전국적으로 브랜드 교복업체의 가격 담합여부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실태파악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조사 중인 관계로 더 이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교복 가격 거품 빼려다…
도내 4대 브랜드 교복업체들이 가격 담합 의혹을 사는 데는 △교복 가격이 일제히 올랐고 △인상률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제조사나 디자인이 다른 교복 값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똑같은 가격인데다 △심지어 협의구매로 제시한 가격도 같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청주 엘리트 교복 안성원 대표는 "공정위에서 실태조사를 다녀간 것은 사실이다"며 "모든 책임을 업체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잘못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본사에서 제시하는 가격을 받았을 뿐이다. 협의구매 시기가 너무 늦어 시중에 이미 30% 이상 물량이 풀린 상황에서 소비자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어 제시한 마지노선이다"고 밝혔다.

브랜드 교복업체들은 이번 협의구매가 결렬된 것은 청주·청원 학교운영위원협의회(학운협)의 책임도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성을 기한다'는 이유로 학부모단체를 협의구매 협약식에 참여 시키느라 시간을 끌면서 특성화고 배정이 이미 지난해 12월 중순께 발표되었고 중학교 배정 발표도 지난달 7일 마무리 되었다는 것이다.

"때 늦은 협의 시기 문제"
반면에 협의구매 체결을 위한 첫 간담회는 때 늦은 같은 달 13일 열리면서 시중에 교복 물량의 30%가 이미 풀려 소비가의 형평성을 고려한 가격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이 말대로라면 한마디로 학운협이 뒤통수를 맞은 형국이다. 브랜드 교복 가격의 거품을 빼 보자고 추진한 협의구매를 너무 늦게 추진하면서 오히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피해를 고스란히 떠넘긴 꼴이 되었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지역의 중저가 브랜드 교복업체는 교복 구매 방식을 놓고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일명 비 메이커라고 하는 교복은 같은 구성의 경우 18만원대이면 구입이 가능하고 와이셔츠도 하나 더 서비스로 제공하는데 3∼4만원이 더 비싼 브랜드 업체에게 참여 기회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또 협의된 판매 가격도 물가 인상분을 고려한다 해도 1∼2만원이 더 높게 책정됐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어 우선은 적정가격을 제시 할지 몰라도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 가격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백숙현 교복공동구매 전북추진위원장도 시민단체를 필두로 교복의 거품가격을 빼기 위한 공동구매 붐이 일자 일시적으로 가격 담함을 통해 협의구매를 시작한 브랜드 교복업체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교육청,"2학기 교복착용안 검토"
백 위원장은 "교복의 원단 선정에서 디자인까지 부모들이 참여해 입찰을 보기 때문에 교복 가격의 거품을 제대로 뺄 수 있다"며 "요즘 원단의 질적 차이는 없다"고 전했다. 홍현숙 어머니 회장은 "협의구매 시기가 어느정도 늦은 것은 인정하지만 학운협의 논의 시기는 11월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의 구매라는 것이 가격 절충이 어느정도 이뤄져야 하는데 4대 브랜드 교복업체가 똑같이 단돈 5000원도 빼 줄수 없다는 것은 가격 담합이 의심되는 대목이다"고 꼬집었다.

청주 엘리트 교복 안 대표는 "가격담합을 얘기하는데 충주는 28만원, 제천은 28만5000원, 가까운 대전은 28만5000원대로 판매하고 있는데 출고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청주·청원에 제시한 교복가격은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청주 학운협 오 대표는 "도내 북부권이나 대전은 청주에 비해 원래 교복 가격이 비싼 곳이었다. 심지어 가족경영체제로 브랜드나 지역브랜드 교복 가격이 모두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얘기하지만 일부 브랜드 교복업체의 경우 10∼20%의 할인쿠폰까지 나눠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협의구매에서 제시한 가격은 관련 업체들의 담합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충북도교육청 김사명 장학사는 "도내 11개 교육지원청 중  청주·청원을 비롯한 5개 지역이 협의구매를 하고 나머지 6개소는 단위학교별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이번에 학생 수가 가장많은 청주·청원의 협의구매 협약이 결렬되면서 많은 학부모들의 부담이 가중 된 것이 사실이다"며 "브랜드 교복을 선호하는 학생들 때문에 공동구매를 권고해도 협의구매 방식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교복 구입등 시기를 2학기로 조정하고 미호중학교와 현도정보고 등 모범사례를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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