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리 유적지가 공장용지로 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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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리 유적지가 공장용지로 변한다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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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공사, 오창산업단지내 소로리유적지 매각 추진
청원군, 충북대박물관 “있을 수 없는 일”발끈

세계 최고(最古)의 볍씨가 출토된 청원군 소로리일대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토지공사가 오창산업단지 부지 매각추진을 본격화하면서, 소로리 일대는 공장용지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

이에 네티즌들은 청원군청과 도청게시판을 이용해 소로리유적지 문화재지정및 충북도의 적극적인 행정개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일부 문화재인사들은 “80년도에 발굴된 청원군 두루봉동굴의 경우 구석기 유적지의 표본으로 교과서에 실려있지만, 실제로 이곳은 석회암채굴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이와같은 전처를 소로리가 또다시 밟아서는 안된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청원군도 또한 “이 일대는 인류의 기원을 밝힐수 있는 쌀의 성지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적지를 한순간에 잃어버린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발굴조사가 이뤄진 소로리 일대는 약 31000평. 토지공사는 “청원군과 도가 매입하면 될 것아니냐”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또 아직까지 문화재청으로 보존지역으로 통보받은바가 없다는 것. 그러나 청원군은 이곳을 매입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입장이다. 청원군의 한 관계자는 “청원군의 문화재이기에 앞서 충북도의 문화재이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화재이다. 군단위만 맡겨놓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도단위에서 적극적인 행정력을 발휘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청원군은 지난 4월 7일 충북도에 문화재 지정 신청을 냈다. 토지공사가 발표가 있기 얼마전의 일이었다. 이미 97년에 소로리 일대 발굴을 맡은 충북대 박물관팀이 도에 문화재지정 신청을 냈으나, 볍씨는 문화재가 될수 없다는 이유로 누락됐다.

청원군은 “도문화재로 지정됐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청원군은 지난해 소로리볍씨 사이버 박물관을 개관했고, 올해는 문화재지정신청, 그리고 앞으로 이 일대에 박물관조성 계획까지 세웠는데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소로리 일대는 94년 오창산업단지가 조성계획이 발표되면서 지표조사가 처음 시작됐다. 96년말에는 뗀석기 수습된 4곳에 대한 시굴조사로 구석기 문화층 및 토탄층을 확인하고 97년부터 2001년도까지는 2차례의 발굴조사를 마쳤다. 지난해에는 청주 MBC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자체 발굴조사도 벌였다. 그 결과 소로리 일대는 약 14,000년전으로 추정되는 세계 최고(最古)의 볍씨가 출토됐고, 2002년에 국제 학술대회에서 최고볍씨를 공인받았다. 또 지난해에는 BBC방송에도 소개될 만큼, 소로리 볍씨는 유명해졌다.

이는 지금까지 밝혀진 중국 강서성의 볍씨와 비교해보아도 가장 오래된 것이 증명되어, 벼의 기원·진화·전파등에 관한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소로리 볍씨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해, 청원생명쌀을 홍보하는데 톡톡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소로리 볍씨를 발굴한 충북대 이융조 교수(고고미술사학과)는 “소로리 유적지 보전에 대한 마땅한 당위성을 또다시 설명하고 싶지 않다. 세계가 인정한 유적을 왜 충북도는 인정하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충북도는 “이 안건에 대해 22일 문화재위원회가 열린다. 이를 통해 공식적인 합의를 통해 대응해 나갈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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