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사랑어울마당, 왜 열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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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사랑어울마당, 왜 열리는 거야?”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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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 시민들을 위한 봄 축제다”
“신선한 프로그램 없고, 정체성 못찾아”여론 비등

청주사랑어울마당 축제가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제24회 시민의 날 기념’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축제는 지난 17,18일 청주예술의전당 특설무대에서 체육행사, 문화예술행사, 시민참여형행사들이 ‘어우러지는’, 어울마당’을 보여줬다.

그러나 시민의 날의 명분을 잇는 어울마당 축제를 두고, 행사의 정체성을 묻는 여론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직지축제가 만들어지면서 청주시의 대표축제는 이제 공예비엔날레와 직지축제가 됐고, 따라서 시민의날 행사는 위력이 약해졌다.

또한 아직까지 조례상 시민의날이 4월 15일이라고 하여도, 축제의 명분을 살리기에는 행사규모와 프로그램들이 미약하다는 것. 사실상 청주시는 2~3억을 투자한 시민의날 행사를 약 5천만원으로 예산을 줄였다.

더군다나 올해는 총선영향으로 홍보도 부족했다. 이에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청주예총은 “꽃피는 봄에 시민들이 화합할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어쨌든 어울마당의 키워드는 봄, 축제, 그리고 시민의날이다.

프로그램 과거답습

어울마당은 청주시체육회의 체육대회, 한빛일보 걷기대회, 불교방송의 인기가수초청공연과 청주예총이 주관하는 프로그램들이 묶어져 있다. 시 관계자는 “매년 해오던 행사들이었는데 어울마당 축제 일정에 맞춰 행사들의 날짜를 조정했다. 문화예술위주보다는 체육행사위주라고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울마당의 프로그램들은 99년도와 2002년에 보여준 시민이 직접공모하고 참여하는 개방형 프로그램 가운데 호응을 얻었던 프로그램을 기초로 삼고 있다. 지역사회교육협의회의 ‘천년대종을 울려라’와 충북대동물병원의 ‘애견한마당’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주성대여가레크레이션과와 청주시청소년수련원은 행사내내 ‘청주사랑청소년문화마당’을 내걸고, 예술의전당 광장에서 전통놀이재현, 찾아가는 길거리 상담실, 풍선아트, 캐릭터 퍼포먼스등을 보여줬고, 청주예총의 청소년한마음축제의 예선전도 어울마당 축제기간에 열렸다.

그러나 권역별로 찾아가는 축제를 지향하며 동별로 무대에 나와 축제를 즐겼던 예전과 달리 어울마당은 정제된 행사들만이 나열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주도의 축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전시행사로는 청주문화원의 향토구상작가전, 청주미술협회의 회원전과 중국작가초대전, 그리고 생태연구소 ‘터’의 자연환경 보존 사진전 및 캠페인이 펼쳐졌다.

행사에 참여했던 시민 K씨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회행사들이 행사를 채운 느낌을 받았다. 첫날 열린 유초중고 사생실기대회가 끝나자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갔고, 청소년수련관 행사도 자체 행사를 홍보한 것 같다. 어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적었다”고 말했다. 문화계 종사자 L씨는 “어울마당의 성격이 체육대회행사일지라도, 대표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회 대회때와 달리 신설된 프로그램은 특설무대에서 열렸던 주요무형문화재의 김대균씨의 줄타기공연뿐이었다.

축제의 태생적 한계

문화예술계 종사자 P씨는 “이 축제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뚜렷한 명분도 잃었고, 또한 체육대회인지, 아니면 문화예술행사인지 모호한 성격을 안고 출발했다”고 지적했다.

축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견들은 대체로 둘로 나뉜다. 봄에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지금과 같은 형태라면 폐지돼야 한다는 것.

시에서는 시민의날 조례폐지를 두고 여론조사를 몇차례 벌인바 있다. 결과는 약 7:3으로 폐지하자는 의견이 더 높았지만, 나머지 30%를 위해 조례가 폐지되지 않았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조례상 제정된 시민의날을 기념한다는 것이 이미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우리와 인구규모가 비슷한 지차제 중 마산만이 아직까지 시민의날 행사를 기념하는 것으로 안다”며 “어울마당은 단지 봄에 열리는 시민화합을 위한 축제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어울마당은 현재 12명의 예술단체장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에서 행사의 전체개요를 짠다. 그리고 실제적인 행사들을 청주예총에서 주관한다. 그래서 포스터및 전단지, 모든 광고물에도 주최는 ‘청주시’, 주관은 ‘청주예총’으로 표기돼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지역의 예술인 K씨는 “추진위원회에서 행사를 결정하고, 청주예총에서 행사를 위탁받는 구조인데 왜 ‘추진위원회’는 모든 홍보물에서 누락됐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주예총 사무국은 “1회 행사를 마치고 의회 시정질문에서 한 의원이 추진위원회가 법적인 구속력도 없을뿐만 아니라, 그 역할에 대해서도 따져물은 적이 있다. 사실상 추진위원들의 역할이 자문기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그 이름을 빼기로 시와 합의했다”고 답변했다.

청주예총은 또한 “이 행사가 문화예술행사라면 우리도 예총주관행사라고 강조하겠지만, 시민들을 위한 이벤트 판이기 때문에 굳이 예총행사라고 주장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세번이나 행사주최를 거절했지만 추진위원장이 바로 김동연 시예총회장이고, 또한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꾸려오고 있다는 것.

청주예총은 “예산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은 상태에서, 예전과 똑같은 행사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행사에 참여하는 단체에게도 시민에게도 예산이 줄었기 때문에 일일히 양해를 구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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