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경쟁’이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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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경쟁’이 최선일까?
  • 신용철 기자
  • 승인 2012.09.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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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위원 투고 - 김태원 충북대학교 지식기반경영연구실 연구원

논어 계씨편에는 불환빈 환불균(不患貧患不均)라는 말이 있다. 백성들은 가난한 것에 분노하기 보다는 공평하지 않은 것에 화를 낸다는 뜻이다. 전통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이 합리성에 기반을 두고 이성적 행동을 할 것이라 가정하고 있지만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러한 가정을 비판한다.

인간은 이성 측면의 합리성뿐만 아니라 감성 측면의 공정성을 동시에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인간(人間)이라는 단어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의미한다. 우리가 세상을 홀로 살아간다면 절대적인 합리성에 근거하여 행복을 가늠하겠지만 우리는 사회에서 사람들과 관계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행복 기준은 자연스레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나타난다.

예컨대 모든 사람이 동일한 급여를 받을 경우 그 금액이 형편없이 적은 액수가 아닌 한 우리는 큰 불만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나에게 평균 급여액보다 더 많은 급여가 주어지더라도 똑같이 일한 다른 동료들에게 그 이상의 금액이 급여로 주어진다면 우리는 분노하게 된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평균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는 사실은 분명 이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동일하게 평균 급여를 받는 상황을 높은 급여를 받지만 불공평을 느끼는 상황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성향이 동양인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 중심의 서양은 내적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반면 집단 중심의 동양은 외적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동양인들은 내가 처해있는 역할, 규범으로부터 자기 행위의 정당성이 온다고 믿으며, 자기 자신의 평가보다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타인의 평가에 대해서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을 고려해 볼 때 분명 한국의 교육은 달라져야 한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성취의 과정보다는 어머니 입장에서 옳은 것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면서 성취의 결과에 자녀들이 곧바로 도달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시함으로 인해 아이들이 생각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겪는 실패와 그로 인한 경험의 기회를 상실해버린다.

“내가 다른 아이들보다 이런 점에서 우수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평가 동기를 앞세우는 한국 교육은 비록 단기적으로 학교 성적을 오르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은 인간이 평생 행복하고 책임감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필수적 가치를 얻지 못하게 된다.

OECD 국가들의 청소년 행복지수에서 대한민국은 단연 꼴찌다. 물론 청소년이 된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학생들의 자살률과 성인들의 스트레스가 높고, 행복감은 낮은 나라 대한민국. 이제 우리는 경쟁을 늦추고 좀 더 협조하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경쟁할 때 보다 협력할 때 행복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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