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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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살아남기
  • 충북인뉴스
  • 승인 2012.11.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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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문화예술가·운호고등학교 교사

사막에 사는 개구리는 어떻게 물을 구하며 살아갈까? 본능이랄까, 개구리는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을 얻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과학을 이용한다.

사막의 일교차는 살인적이다. 밤이면 움직이지 않는 변온 동물인 개구리가 저녁이면 자신의 방인 굴에서 나와 체온을 최대한 낮춘다. 차가운 공기 중에 온몸을 노출하여 건조와 저 체온으로 삶의 한계에 다다르면 그는 축축하고 따뜻한 굴속으로 들어간다.

이때 개구리의 몸에는 많은 수분을 공기 중에서 얻을 수 있다. 그가 죽음 같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면 필요한 수분을 공급받지 못하고 죽고 말 것이다. 체험과 본능을 모두 동원한 수시로 살아남기 위한 개구리의 생존 방법이자 전략이다.

개구리 뿐만 아니라 먼 길의 비행을 하는 철새에게도 수분은 목적지를 도착하기 꼭 위해 필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수천 ㎞ 떨어진 대륙을 건너고 한번도 내려오지 않는 철새는 그 먼 길을 어떻게 날아갈까?
긴 여행을 위해 몸 속에 지방을 축적하고 장기를 축소하고 이 근육과 장기의 단백질을 분해해 물을 만들어 필요한 수분을 자체 공급하는 것이다. 뭍으로 내려오지 않는 이유도 다시 상승기류를 타려면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학자들의 연구 발표이다. 체내에서 수시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철새의 목적지를 위한 수시행동이다.

수능시험이 코앞이다. 당사자는 물론 부모 또한 긴장하고 한국사회가 긴장을 한다. 그래서 수능 일은 어김없이 추웠다. 국민적 긴장이 냉기가 되어 일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입시 한파가 사라졌다. 기후환경의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수시라는 입시제도가 수능의 냉기 어린 긴장감을 다소 완화하였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표면적으로 입시 부감을 경감한 부분에 역할이 있겠지만 그 내면을 보면 다양한 조건들이 오히려 경쟁력 있는 교육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과감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자연의 조건과 환경은 처절할 정도로 까다롭다.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시로 고통을 감내하는 동물들이 있어 자연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

입시의 조건은 대학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급격히 완화되어있다. 살아남기 위해 까다로운 조건을 스스로 완화하고 일부 학생들은 이 완화된 조건을 이용하여 물을 만드는 수고를 피해가고 마시지도 않는다. 자연은 생명을 살리고 강력한 생존법을 가르쳐 준다. 자연이 장수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고 그 안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그 룰에 적응하는 몸을 만든다. 그들자신들이 자연의 주인이고 환경의 주체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은 이러한 환경을 거부하고 변질된 조건의 환경을 만들어 제시를 한다. 스스로 파괴한 환경 안에서 변종의 수험생, 입시생을 양산해 기형화 시켰다. 교육환경의 주인인 학생들도 이미 기형이 된 자신을 알 시간도 없이 순응되어, 참여하고 비판하는 능력이 사라져 그 안에 적응이 되어 버린다.

대학은 지금의 변질된 입시 환경에 적응 시켜 생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를 또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에 고민하고 있다. 수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해야 하고 땅으로 내려오지 않고 매일 8시간이상 보름 동안 날수 있는 기술과 힘을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본능을 가르치는 일이 과연 가능한 일일지 시간에게 물어볼 일이다. 강하게 자신을 단련하여 중장기 계획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루기 위해 잠을 포기한 수험생들이 살아있는 입시 환경의 주인이다.
수시로 살아 남는 것이 수시로 살아남는 것인지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 수시가 필요한 것인지 이제 우리의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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