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계는 몇 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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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계는 몇 시입니까?
  • 충북인뉴스
  • 승인 2013.02.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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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돈 문학테라피스트

아프니까 청춘이다, 란 책의 첫 장에 인생시계 계산법이 나옵니다. 인간의 평균수명을 80으로 본 계산법이지요. 1년은 하루의 18분에 해당하니 스무 살 청년은 아침 6시의 나이라고 하네요. 아침의 청춘이여! 아파하지 말기를!

한때 낙양의 지가를 올린 이 책의 계산법은 씻을 수 없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한 생애를 80세로 한정한 것이 가장 큰 오류이지요. 이렇게 계산하면 올해 80이 된 이들의 인생시계는 멈추어 있는 게 아닌가요?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지요. 그렇습니다. 사람의 수명은 하늘이 정하는 것이어서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오래 살 수 있답니다.

더구나 최근 100년 동안 의학은 인간의 수명을 40여 년이나 연장시켜 놓았습니다. 의학은 또한 인간의 DNA수명이 125세라고 밝혀 놓았지요. 출생은 맘대로 못하지만, 관리를 잘 할 경우 얼마든지 삶은 연장이 가능하다는 말이 되겠네요.

그렇다면 인간의 평균수명을 100세로 보고 인생시계를 계산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지 않나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 지금 곧 펜을 들어보시죠. 100년의 1년에 해당하는 시간은 14분입니다. 그러니까 나이 곱하기 14 나누기 60을 하면 인생시계가 나오네요. 옛부터 인생 70은 드물다고 하였지만, 이 계산법으로 하면 70세도 고희의 나이가 아니라 오후 4시에 해당하는 시간이랍니다. 경로당에서 술심부름이나 할 나이, 하루 중 햇볕이 가장 농익을 시간이지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아직 살아갈 날이 창창하지 않습니까? 50세라야 이제 반환점이 이르렀으니 무엇이든 다시 시작해도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지 않나요?

하지만 백세까지 어떻게 사느냐가 관건이겠지요. 골골거리며 사느냐? 팔팔하게 사느냐? 팔팔하고 행복하게 사느냐? 물론 팔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겠지요. 팔팔하게 살려면 몸이 건강해야 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마음이 건강해야겠네요. 팔팔하고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100세 웰-다잉 시대, 자아의 신화를 창조하는 삶이겠지요.

아주 잘 알려진 할아버지 이야기 하나 소개할까요.
“저는 65세에 정년을 했습니다. 성실하게 일한 덕에 동료들한테는 신뢰를 얻었고, 가정을 꾸려나가는데 경제적인 어려움도 없었습니다. 나머지 인생은 덤이라 생각하여 어영부영 살다보니 30년을 더 살아 95세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으면, 그때 무엇이든 새로 시작했을 텐데. 이제 제가 몇 년을 살 지 모르나 지금부터라도 제가 하고 싶었던 중국어를 공부하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후회하는 건 몸의 건강이 아니라 마음의 건강이었네요. 즉 행복한 삶이 진정한 삶임을 깨달으신 것 같아요. 65세까지는 나귀처럼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왔고, 그 후 30년은 어영부영 시간을 무료하게 소비하면서 살아왔잖아요.

인간은 누구나 인생의 전환점에 서면, 어떤 가치로 살 것인가? 하는 물음을 자신에게 던지게 됩니다. (A)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인가, (B)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인가. (A)의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답습하는 길이지만. (B)의 길은 내가 진실로 가고 싶어 하는 창조적인 길일 것입니다. 깨달음의 시간이 좀 늦기는 하였지만, 할아버지의 글이 감동을 주는 까닭은 바로 (B)의 길을 선택하였다는 데 있습니다.

모든 시대가 전환점이듯 모든 세대가 전환점일 수 있습니다. 젊은 청춘이라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을 때는 새로운 가치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서 찾아보세요. 자아의 신화창조의 첫날을 해가 아직 낮일 때 맞이해보세요. 즐거운 날 행복한 날이 많을수록 인생을 잘 사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나 준비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는 마세요. 살아갈 날은 많이 남았지만, 준비할 시간은 많지 않게 인생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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