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기적의도서관 출입로, ‘기적’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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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기적의도서관 출입로, ‘기적’을 보여줘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3.04.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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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연수원 개관 이후 교통 악화…좌회전 대기차량이 진입로 막아
도서관 측 “하루에도 민원 수십 건, 비호도 신호 있어야” 민원제기
청주기적의도서관 입구에서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순간 당황한다. 시내에서 청주기적의도서관 방향으론 눈앞에 표지판이 버젓이 있지만 들어가는 신호가 없다. 따라서 차량을 이용해 정상적으로 진입하려면 버스정류장 두 정거장을 거쳐 청주 CBS방송국으로 가는 방향에서 유턴해서 되돌아와야 한다. 이렇게 10분은 족히 우회해야 하다 보니 이용객들은 청주기적의도서관 앞에서 공공연하게 불법좌회전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청주기적의 도서관 맞은편에 청렴연수원이 개관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청렴연수원으로 가는 좌회전 신호등과 정지선을 별도로 설치해 놓다보니 청주기적의 도서관 출입구가 막혀버렸다. 청주기적의도서관 앞에 청렴연수원으로 가기 위해 대기하는 차량들로 도서관 이용객들이 진입하는 것도, 또 주차장에서 내려와 나가는 입구도 막혀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

▲ 청주기적의도서관으로 들어가려면 그간 불법좌회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버스 2정거장을 지나 유턴해야 한다.

민원제기에 황당한 답변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주기적의도서관 측은 청주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도로관리교통공단, 청남경찰서, 청주시 도로시설과에서 한 차례 현장방문을 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이 더 황당했다.

현재까지 이용객이 좌회전 신호로 진입하는 것 자체가 중앙선을 침범하는 불법행위에 해당되니, 도서관 측에서 우회하도록 홍보해달라는 것이었다. 또한 현재 청주기적의도서관 앞에 있는 교차로가 넓다보니 차량이 상충하는 경우가 발생, 교차로를 좁히는 방안을 권고했다.

청주기적의도서관 측에서는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이는 꼴이 됐다. 청주기적의도서관 관계자는 “개관한 이후 이용객들은 마치 ‘비보호’신호가 있는 것처럼 여기고 좌회전을 해서 들어왔다. 그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청렴연수원이 생기면서 정지선과 신호등이 설치돼 비보호로 들어오는 것 마저 위험해졌다. 아예 비보호 신호를 공식적으로 주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청주기적의 도서관은 공공기관인데 교통 편의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이용객들이 민원을 상당히 많이 제기한다. 청렴연수원은 상시적으로 연수가 있는 곳도 아닌데 한 기관의 편의를 봐주려고 공공도서관의 진출입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발상이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청주기적의도서관 앞에 청렴연수원으로 가는 좌회전 신호등과 정지선이 설치돼 대기하는 차량들이 청주기적의도서관 출입구를 막는 상황이 종종 연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기적의도서관 측에 현장방문 결과 나온 권고사항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다시 계속해서 민원을 제기한다면 관계기관이 다시 모여 해결책을 모색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단, 청주기적의도서관측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그는 “대기차량으로 진입로가 막히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대안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해결책이 딱히 무엇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시 논의해야 한다. 현재 횡단보도 폭을 좁히는 게 방안이다”고 재차 답했다. 청주기적의도서관 측이 이러한 문제제기를 계속하자 청남경찰서 관계자는 “이곳은 애초부터 도서관을 지을 공간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루 500명 이용하는 시설인데

청주기적의도서관은 2004년 개관했으며 하루 평균 이용자가 400~500명이다. 청주시가 건물을 지었고, 운영은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가 수탁하고 있다. 청주기적의도서관은 타지에서 오는 견학차량도 많은데다 청주기적의도서관 내부에 주차면수도 10대가 채 안 돼 주차문제가 늘 불편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주기적의도서관 관계자는 “최근 이용객 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거의 90% 이상이 주차문제와 진출입로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하루에도 민원전화를 수십 통 받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청렴연수원이 당시 옛 법원 건물에 들어서기 전에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가 열렸다. 당시 지역주민들은 “주차난이 심각한 동네이니 청렴연수원이 오면 주차장을 개방해 인근 주민이 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고, 청렴연수원 측은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청렴연수원은 주차장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현재 청렴연수원의 주차면수도 많지 않다.

청주기적의도서관 관계자는 “0~5세 아이들은 부모와 걸어서 오기보다는 차를 끌고 오기 마련이다. 명색이 유일무이한 어린이전용도서관인데 진입이 어렵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공공시설로서 다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학습관 분관 깜빡하면 놓치기 쉽네
표지판은 단 한군데만 설치

▲ 평생학습관 분관 표지판은 충대방향에 단 한군데만 설치돼 위치를 묻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면 으레 교통편의가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청주아동복지관 같은 경우는 꽃다리 방향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접근할 수 있지만 나올 때는 무심천 방향으로 한참을 되돌아와야만 한다.

지난해 문을 연 옛 기무사 부지에 자리잡은 평생학습관 분관은 충대병원 방향에서 충대후문으로 가는 길에 위치해 있지만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현재 표지판은 충대병원 방향에 단 한 군데만 설치돼 있을 뿐이다. 사직동에서 들어오는 길이나 반대방향에서 올 때는 별 다른 표지판이 없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하루에도 위치를 찾는 민원이 여러 건 발생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평생학습관 분관에서 만난 한 이용객은 “기무사 일때는 공공시설이 아니지만 지금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학습관 분관에서는 북카페가 개방돼 있고, 제과·제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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