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 장인 ‘나무와 새’ 이승수씨가 말하는 액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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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 장인 ‘나무와 새’ 이승수씨가 말하는 액자는?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3.04.10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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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면서 작품보다 튀지 않는 것”
사진과 미술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으로는 그럴듯한 전시장과 조명 등 여러 조건이 포함될 수 있지만 가장 먼저 좋은 작품을 좋은 액자에 끼워 넣는 것이야말로 그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나무와 새’ 이승수(51)씨가 하는 일은 이렇게 작품의 진가를 발휘하는 일이다. 그가 하는 일은 작품에 액자를 만드는 것.



‘나무와 새’ 라는 가게의 이름처럼 그는 원목을 가공한 액자를 우선시한다. 자연에 가까운 나무는 화려하지 않고 나무 특유의 향과 함께 작품의 시선을 안정감 있게 보여준다며 그 이유를 말한다. 액자의 소재와 종류 또한 알류미늄, 수지, MDF, 아크릴 등 다양하지만 각각 액자들의 내구성을 보았을 때 원목이 가장 오랜 시간동안 작품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지난 1988년부터 청주 모채화방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4개월 만에 종업원에서 사장으로 변신했다. 당시 기성액자나 서울에서 액자를 만들어 왔을 만큼 불모지였던 터라 그가 만든 액자 스타일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고 작품도 많이 팔려나갔다. 작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금세 퍼져 나갔고 내로라하는 작가들은 거의 그의 손을 거쳐나갔다.

그렇게 20년. 그는 5년 전 지금의 무심천이 내다보이는 사직동에 ‘나무와 새’ 이름을 걸고 액자장인이 되었다. 잠시 가구를 손수 제작하는 DIY에 눈을 돌린 적도 있으나 1년 만에 접었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봐 왔으니 미적 감각이 있겠다는 질문에 그는 단연코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그 작품에 맞고 가장 어울리는 액자를 만드는 게 자신의 미적 감각이라며 액자가 작품보다 화려하면 안 된다면서 ‘갓 쓰고 오토바이 타는 격’이라 말한다.

‘나무와 새’의 작명에 대해 “나무는 새를 선택하지 못하지만 새는 나무를 선택할 수 있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그에게서 오랜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에 매진한 사람의 향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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