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채소 한 쌈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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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 채소 한 쌈 어떠세요?”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3.04.24 2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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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13년차 김영인 씨의 농사이야기

전기와 자동제어 전문가로 건설현장을 누볐던 건설인이 농부가 되기로 마음먹은 지도 13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청주시 흥덕구 신촌동 소망농장 주인 김영인(52) 씨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김 씨는 “전국을 누비며 일을 했지만 남은 건 빚밖에 없었다. 교직에 계시다 정년퇴직하신 아버님의 제안으로 함께 농사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초보 농부시절,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유기농 재배를 고집한 결과 지금은 억대 연매출을 올리는 베테랑 농부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먹거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살길 소망한다는 의미로 ‘소망농장’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는 김 씨는 상추·로메인·청겨자·치커리 등 20종의 쌈채소와 토마토를 20여동의 하우스에 짓는다.

그는 “쌈을 앞에 놓고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한 끼 식사를 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힘도 나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한다.

귀농 13년차가 말하는 농부의 삶은 어떨까. 김 씨는 “첫해 토마토를 수확했지만 적자였다. 3년간은 그랬던 것 같다”고 회상하며 “하지만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더라. 열심히 하다 보니 사업을 크게 하는 친구나 대기업의 간부로 일하는 친구도 부럽지 않게 됐다. 마음만 먹으면 70~80세까지도 현업에 종사할 수 있으니 은퇴도 내 마음”이라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김 씨의 인생계획은 다르다. “60대 중반까지만 열심히 일하고 아이들 시집 장가 보내고 나면 아내와 함께 편안히 살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소망농장에서 생산되는 쌈채소는 한살림에 일부 공급되고, 대부분 소비자 직거래로 판매된다. 김 씨는 “소비자 직거래를 하면 일이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기는 하지만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식탁에 올릴 수 있어서 직거래를 고집한다”며 “쌈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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