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살고 있는 충남 천안시 동면 화덕리에 2년 전 오창저수지가 만들어졌다. 청원군 오창읍 성산리와 함께한 마을에는 20가구 30여명의 주민들이 많게는 70년에서 적게는 30년까지 이웃사촌처럼 지내며 살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초등학교 때였나, 삼동네 주민들이 모여 시위 같은 것을 했었다. 그 후로 댐이 생긴다는 소문만 무성했었다. 30 여년이 지난 현재 소문은 사실이 되었고 사람들은 모두 고향을 떠났다. 한집 건너 한집은 일가였고 집집의 세간 간섭에도 다툼 없이 살아왔다. 마을에 찾아오는 이야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나 명절 때 찾아오는 친척들이 고작인 한적하고 고즈넉한 마을이었다. 그러나 댐이 생기고 마을과 들이 물에 잠기자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각지의 강태공들이 평균 수십 명이 몰려 빈 마을이 소란스럽다. 그들에게 저 물 속에 잠긴 것이 무엇이든 무슨 상관이 있으랴. 관에서는 노인들에게 주어지는 공공근로 지원을 끊었다.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온갖 쓰레기는 마을을 더 흉물스럽게 만들고 있다.그래도 개발과 자본의 논리 앞에 힘없이 고향을 떠난 사람들과 채 떠나지 못하고 남은 몇 명 노인들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었으면, 먼 산을 돌아 고향 집으로 가는 길 낚싯대 끝에 걸린 유년의 기억이 울컥 울컥 울분을 토해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글/김영범 시인 저작권자 © 충청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육성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URL복사 기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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