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할 건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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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할 건 요구하자’
  • 충북인뉴스
  • 승인 2004.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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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세평] 이숙애(충북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최근 중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나 서로의 근황에 대해 나누었는데, 아파트 분양정보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제였다.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얘, 사람들 왜 그런다니! 그 원흥이 방죽인지 뭔지 다 뒤엎었으면 좋겠어. 아예 그냥 두꺼비를 다 싸다가 어디다 갖다 버렸으면 좋겠어. 그 놈의 것 때문에 택지개발이 너무 늦어지잖아. 두꺼비가 밥을 먹여 살린다니. 돈이 나온다니. 하여간 문제야, 문제...”라며 언성을 높여 흥분하였다.
아마도 내가 사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임의롭다고 생각했기에 평소에 갖고 있던 사회단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리라... 이렇게 사회단체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런 무관심이 결국 자신들의 목을 조르는 일임을 모르는 사람들을 말이다.

이쯤에서 나는 최근 청주시내에 개발붐을 타고 만들어진 신 주거지역 및 상가지역의 문제점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만들어진 신시가지의 첫 번째 문제는 치밀한 계획하에 개발된 지역임에도 주차난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다. 분명히 건축법상에 주차장을 확보하게 되어있는데,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주차공간을 제대로 확보한 건물을 찾아볼 수가 없어 불법주차를 하게 만든다.

둘째, 주민의 환경권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 또한 용암 2지구로 이사 온 지 2년 째 인데 높디높은 아파트와 상가만 있을 뿐 제대로 된 공원하나 없으므로 동네에 들어설 때마다 괴물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난 개발이 우리의 삶을 삭막하게 하며, 경제적 투자가치도 떨어뜨림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은행 업무나 상가를 이용하기 위해 상가 주변을 빙빙 돌다가 주차공간이 없어 주차위반을 하거나 업무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은 우리를 매우 고통스럽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건물주나 지자체에 법에 규정된 주차장 미확보로 인한 피해에 대해 문제제기하지도, 개선하려하지도 않고 그 고통을 일방적으로 감수한다.

또한 마구잡이로 산을 깎아 만든 주거지와 밀집한 상가 때문에 오염된 공기와 휴식공간이 전무한데도 그저 감수하며 살아간다. 이런 사람들의 눈에 사회단체의 활동(‘원흥이방죽 지키자’고 ‘3보 1배, 단식농성, 새벽에 모이기, 집회’ 등)은 눈엣 가시일 수밖에... 그러나 우리는 운동가들 중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집회에 참여하거나 단식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과, 늦었지만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아마도 산남 3지구가 ‘원흥이생명평화회의’의 바람대로 개발된다면 그에 대한 최대의 수혜자는 그 지역에 입주할 사람들이요, 청주 시민들일 것이다. 이제는 그들을 비난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주민들이 스스로 빨리 나서야 한다. 하루 빨리 내 친구 같은 보통사람들이 신시가지에 ‘주차공간이 왜 부족한지’ 그 이유를 찾아내어 법에 맞게 개선하도록 요구하고, 기존의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운동에 직접 동참함으로써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자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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