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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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장이 뭐라고…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3.12.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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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 편집위원
대학은 지금 정치철이다. 내년 6·2 지방선거에 앞서 충북도내 대학이 먼저 선거철을 맞이했다. 청주대는 재단 설립자 손자인 김윤배 총장이 기어이 4선에 성공해 교수와 총장, 교수협의회와 교수연합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자식 세대로 넘어가면 부자는 재산 지키기가 어렵고, 교육자는 명예지키기가 어렵다고 했다. 어떤 후손이 재산을 탕진해도 탕진하고, 이름을 더럽혀도 더럽히기 때문이다. 재산과 명예는 쌓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들다는 옛말이 그르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새삼 느낀다.

어쨌든 설립자 후손에게 12년 통치도 모자라 4년의 임기를 더 준 것은 재단 이사회 결정이지만,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는 교수들에게 달렸다. 청주대의 현재 모습은 존경받는 사학에서 한 참 빗나갔다. 그럼에도 일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을 빼고 대부분의 교수들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부에서 아우성치지 않으면서 외부 도움을 기대할 수는 없다. ‘惡에 협조하지 않는 건 善에 적극 나서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라는 구절을 책에서 읽은 적 있다. 惡에 협조하지 않는 교수들이 많아질 때 청주대는 비로소 대학다워질 것이다.

그럼 충북대는 또 어떤가. 국립이기 때문에 청주대같은 문제는 없지만 총장후보들을 보면서 상당히 실망스럽다. 충북대는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가 17명이나 된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후보가 줄어드는 법인데 이 학교는 그러지 않아 옥석을 가릴 수 없다. 더욱이 현 김승택 총장은 그 많은 수모를 당하고도 재선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또 중요한 국가기관장을 맡고 있는 모 교수는 임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총장출마로 갈아타 뒷담화가 무성하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첨단의료 산업의 핵심 메카로 육성하는 일을 맡고 있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들어오는 기관의 입주심의부터 첨단제품 개발 인프라 구축, 입주기관 관리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윤 모 교수는 지난 2011년 3월 이 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오는 2014년 2월까지 직을 수행해야 하나 지난 11월 22일 사표를 내고 총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아직 사표 수리는 되지 않은 상태. 이사장은 국무총리가 임명하는 것으로 선출 당시에 누구파, 누구파로 갈려 시끄러웠다.

윤 교수의 사표가 수리되면 차기 이사장이 뽑힐 때까지 이 자리는 한동안 공석으로 남게 된다. 후보를 공모해서 심사한 뒤 임원추천위원회에서 3배수를 뽑아 총리에게 넘기면 여기서 결정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 기간 동안 누군가 이사장 대행을 하겠지만 총장 한 번 해보겠다고 휭하니 사표던지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이런 것이 공공기관장의 덕목은 아니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여운을 남기고 아름다워야 하는데 이건 아니다.

충북대 총장 후보 중에는 이 외에도 존경받지 못하는 교수들이 많아 실망스럽다. 17명의 명단을 보고 있노라면 교무처장·학생처장·단과대학장 등 보직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름을 올린 것처럼 혼란스럽기 그지 없다.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존경받고, 충북대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많았는지 새삼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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