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 최고 청주대, 학생 부담금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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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최고 청주대, 학생 부담금도 최고?
  • 충청리뷰
  • 승인 2014.03.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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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2820억원 불구, 재학생 1년 부담액 582만원 도내 가장 높아

청주대 재학생 1인당 한해 부담액 582만원, 영동대·극동대보다 많아

   

순위발표 중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이 세계 주요대학 순위다. 한때 서울대가 100위권에도 들지못해 한국 대학교육의 허상을 보여줬다고 말들이 많았다. 국내에서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THE(Times Higher Education)와 QS(Quacquarelli Symonds)의 세계대학평가 순위에 목을 매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내 한 언론사와 함께 아시아대학평가 순위까지 발표하는 QS의 경우 노골적으로 수만달러 수준까지 광고나 협찬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 여하튼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고등 교육기관을 주관적 평가기준까지 가미해 순위를 매기는 것은 영 어색하다.

하지만 해마다 발표되는 공신력(?)있는 국내 대학순위가 있다. 전국 대학의 누적 적립금 규모다. 학생등록금을 받아 대학운영에 쓰고도 남아 적립해 둔 돈이다. 지난해 2월말 기준으로 대학교육연구소가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통해 올린 통계를 보자. 전국 4년제 사립대 가운데 이화여대가 7587억원으로 1위, 홍익대 6276억원 2위, 연세대 4792억원 3위였다. 도내에서는 청주대가 2820억으로 6위, 세명대가 1308억원으로 16위에 랭크됐다.

특히 청주대는 해방 이듬해인 1947년 청주상과대학으로 개교했다. 한강 이남(수도권 외 지역)에서 최초로 설립된 사립대라는 영예를 품고 있다. 학교법인 청석학원 설립자인 고 김원근·김영근 형제 분의 남다른 육영정신 덕분이었다. 일제 당시 지역의 사업가로서 친일시비도 있었지만 지역 인재양성의 요람을 만든 큰 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한수 이남의 최고 오랜 사학이자 전국 7위의 적립금을 가진 청주대의 오늘은 어떠한가? 67년 역사와 2800억원의 재정력에 걸맞는 객관적 위상을 갖추고 있을까? 역시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공개된 자료를 참고해 본다. 대학별 한해 평균 등록금에서 재학생 1인당 장학금을 뺀 금액을 집계했다. 말하자면, 대학 재학생 1인당 한해 평균 실제 부담액인 셈이다. 도내에서는 국립대인 한국교원대(102만원) 충북대(218만원) 한국교통대(249만원)의 순위가 앞서 부담액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립대의 경우 전혀 뜻밖의 결과로 나타났다. 중원대(34위) 366만원, 세명대(62위) 454만원, 서원대(83위) 489만원, 극동대(103위) 517만원, 영동대(121위) 541만원순이었다. 최고의 역사와 자금력을 자랑하는 청주대(146위)는 582만원으로 학생 부담액이 가장 높았다. 전체 조사대상이 165개교인 점을 감안하면 전국 최하위권이었다. 특히 극동대와 영동대는 교육부의 부실대학으로 판정받은 극히 열악한 대학이다. 이런 대학보다도 학생 부담액이 높다는 것은 전국 최상위권 적립금의 부끄러운 속살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연, 혼탁한 해방공간에서 고향에 고등교육 기관을 만들고자 했던 설립자의 육영정신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더구나 현 김윤배 총장은 설립자의 혈통을 물려받은 손자다. 아버지인 고 김준철 이사장이 내부분란 끝에 총장직을 역임했다. 이후 약관의 김 총장은 그 발자국을 그대로 밟아 4연임으로 13년째 대학 총장직을 맡고 있다. 애초 장기집권(?)을 놓고 교수회, 시민단체 등 학내외 여론이 곱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청석학원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4연임을 승인했다.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5분 안에 총장 연임 결정이 끝났다. 최근 4선 연임 기록은 2008년 숙명여대 이경숙 전 총장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하지만 이 전 총장은 교수직선제로 선출된 4연임이라서 그 배경이 사뭇 다르다. 시쳇말로 저 쪽은 '정통성'을 갖춘 4연임이고 이 쪽은 '요식행위'만 거친 4연임인 셈이다. 한편으론, 총장 4연임에 성공한 손자의 출근길을 대학교정에 선 설립자 동상은 어떤 심정으로 바라볼까 궁금하기도 하다.

그 김 총장이 요즘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청주대총동문회장 선거를 앞두고 학교재단 사무실 직원이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에 대한 추천동의서를 받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자신이 직접 나선 이유를 '나도 총동문회 이사이기 때문에 개인의 뜻에 따라 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대바로세우기추진위원회는 “청석학원과 김윤배 총장은 동문회장 선거에 개입한 이유를 밝히라”고 따졌다. 개입 근거로 지난 19일 총동문회 상임이사회가 열리는 그 시각 바로 옆 장소에 조철호 후보 혼자만 대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상임이사회에서 단일 후보 추대로 분위기를 몰아가 조 후보를 등장시키려는 '사전 각본'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지역 언론계의 원로인 김춘길 주필(75·충북사회복지신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주대 총동문회장 선거에 대해 따끔한 충고의 글을 올렸다. "과거 불미스런 행적으로 보아 어느 조직의 장으로 나서는 일을 이제는 자제를 해야 할 소수 인사들이 염치를 잊은채 선거에 출마하거나 한 자리 해보겠다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말 안해도 '얼굴 두꺼운 사람들'을 잘알고 있다. 지역사회 정화를 위해서라도 사이비 지도층의 단호한 물갈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청석학원 관계자와 김 총장은 이 '얼굴 두꺼운 사람'이 누군 지 잘알고 있을 것이다. 학원설립자인 고 김원근·김영근 형제의 70여년전 육영정신이 다시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 분들의 건학이념을 곧추 세우기 위해 총동문회부터 제자리를 찾게 하는 것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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