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행복號’ 청주는 ‘경제號’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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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은 ‘행복號’ 청주는 ‘경제號’ 출범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4.07.0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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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요람에서 무덤까지 행복한 복지’, 이 시장 ‘경제수도 청주’ 약속
주변상황 녹록치 않아 두 단체장 리더십 심판대에···기대반 우려반 여론
7월 1일 역사적인 민선6기가 출범했다. 충북도와 11개 기초지자체 단체장들은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특히 청주시는 청주·청원통합시 출범식을 열고 양 지역 통합을 대내외에 공표했다. 외세에 의해 헤어져 68년만에 다시 살림을 합친 통합청주시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할 만큼 경쟁력이 대폭 확대됐다.

   
▲ 통합청주시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승훈 시장 취임식을 열었다. 통합시 출범식 때문에 취임식은 조촐하게 진행됐다. 취임 선서 중인 이 시장.

이승훈 초대 통합시장은 취임사에서 “통합 청주시민들은 헌정사상 최초의 주민자율통합을 이뤘다. 그러나 통합으로 당장 무엇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안타깝게도 청주를 둘러싼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대기업은 지방을 떠나고, 세종시의 과실은 대전으로 가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위기는 곧 기회다. 나의 꿈은 경제수도 청주를 만들어 시민 모두가 잘사는 행복한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혼자 힘으로는 이룰 수 없다. 함께 같은 꿈을 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이 시장의 취임식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통합시 출범식 때문에 시청 대회의실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청주시는 이 날 상당구·청원구·흥덕구·서원구 등 4개 구청 개청식도 열었다. 지난 6월 이미 청주·청원 공무원 3300여명에 대한 인사가 단행됐으나 곳곳에서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담당자들은 아직 업무파악을 하지 못해 한마디로 아수라장이다. 청주시는 통합으로 많은 변화가 생긴데다 시장이 바뀌어 한동안 혼란스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시장의 리더십도 자연스레 심판대에 올랐다. 기관·단체장 경험이 없는 이 시장이 84만여 통합청주시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 시민들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위기와 기회 한주먹에 쥔 충북

충북도는 이 날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이시종 지사 취임식을 거행했다. 이 지사는 “행복도지사가 되어 도민들에게 행복바이러스를 듬뿍 안겨 드리겠다. 빠른 시일내 도민행복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보고하겠다. ‘함께하는 충북 행복한 도민’을 도정목표로 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두가 행복한 평생복지를 실현하겠다. 시내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시골에 시골마을 행복택시를 운영하고 학교마다 태양광시설을 설치해 찜통교실·냉골교실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마치 선거공약을 발표하는 것처럼 수많은 약속을 장황하게 제시한 이 지사는 경제, 생명농업, 안전과 소통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안전한 충북을 위해서는 전 시·군에 소방서를 신설하고 위기관리센터와 어린이 안전체험관을 설치하는 한편 정무부지사 중심의 도민소통 드림팀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 충북도는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이시종 지사 취임식을 거행했다. 취임 선서 중인 이 지사.

이 지사는 이 날 취임사에서 영충호시대의 리더 충북, 신수도권 시대 충북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썼다. 세종시를 중심으로 재편된 신수도권 시대에서 충북이 리더 역할을 하자는 얘기다. 세종시 건설로 충북은 어느 시대보다 호기를 맞았지만 전국적으로 볼 때 경쟁력은 매우 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충북이 고착화된 ‘3% 경제’ 벽을 넘어야 한다. 이 지사도 “2020년 전국대비 4% 충북경제와 도민 소득 4만불 달성을 목표로 충북경제 2020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민들은 말뿐이 아닌 현실로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지사는 외적으로 이런 약속을 이행해야 하고 내적으로는 도의회와 건강한 승부를 벌여야 한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개원 하자마자 민선5기 도정 의혹을 파헤친다고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에 둘러싸인 이 지사가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지사의 리더십 또한 심판대에 올랐다.

역시 추상적인 도정·시정 목표
‘함께하는 충북 행복한 도민’과 ‘일등경제 으뜸청주’

예상대로 이시종 도지사는 행복에 방점을 찍었다. 이 지사는 민선6기 충북도 목표를 ‘함께하는 충북 행복한 도민’으로 정했다. 충북도는 “민선5기 목표였던 ‘함께하는 충북’을 중단없이 이어가면서 충북도정이 지향하는 목표이자 최고의 가치인 도민 행복시대를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충호시대의 리더 충북’을 부제로 내세웠다. 이를 실현할 구체적 방침으로 제시한 것은 모두가 행복한 평생복지, 세계로 향하는 창조경제, 도농이 하나된 균형발전, 다함께 누리는 감동문화, 사람이 소중한 안전·소통 등이다.

   
이 지사는 선거 기간 동안 ‘행복도지사’를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했다. 그래서 민선5기 목표였던 ‘함께하는 충북’에 ‘행복한 도민’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우택 전 지사도 민선4기 때 ‘잘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을 주창했다. 충북도는 역대 도정목표와 차별성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너무 유사해 도민들은 구별조차 힘들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 이 시장은 향후 4년간 청주시를 대표할 슬로건으로 ‘일등경제 으뜸청주’를 내걸었다. 선거 때 ‘청주경제를 확 살리겠다’며 경제를 강조한 그는 일등경제라는 신조어를 내놨다. 5가지 방침은 풍요로운 지역경제, 시민행복 안전도시, 상생발전 균형개발, 희망나눔 맞춤복지, 시민중심 청렴행정 등.

   
산자부 무역투자정책본부장과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등 경제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이 시장은 선거 기간 동안 줄곧 경제를 강조했다. 이 시장은 “경제부처에서 30년 동안 일하면서 국가 경제 전체를 키우는 것을 봤다. 그래서 경제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문화육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문화는 5가지 방침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 결론적으로 말해 충북도와 청주시의 민선6기 목표·방침은 도민·시민들에게 별로 와닿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같은 방향을 쳐다보면서 나갈 목표라고 보기에는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건 목표가 아니라 슬로건이다. 슬로건은 목표의 방향을 압축적으로 제시한 구호”라고 분석했다. 엄밀히 말해 충북도와 청주시는 목표가 없고 슬로건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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