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후비기 포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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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후비기 포르노'
  • 충북인뉴스
  • 승인 2004.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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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올로지] 기막힌 性 '귀후비기 포르노'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다. 그런데 인터넷 인프라는 예상치 못하게도 포르노 강국으로의 길도 열고 말았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들은 선정적인 포르노 스팸메일을 지우는 일로부터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이제는 만성이 돼 화가 나지도 않을 지경이다. 또 국내외의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포르노를 다운받아 보는 일도 대단할 것도 없는 평범한 행위가 돼 버렸다. 그런데 포르노 강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기상천외한 포르노 장르가 있다.

주로 일본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재채기 포르노'가 바로 그것. 성기나 가슴 등이 노출되는 일은 거의 없다. 남녀가 엉겨붙어 정사를 벌이는 장면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교복 차림의 여성에서부터 다소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여성까지 여러 연령층의 모델들이 카메라 앞에서 재채기하는 것이 전부다.

이런 종류의 영상물이 존재하고, 그것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은 도대체가 납득하기 힘들다. 그러나 상상력을 동원해보면 재채기하는 이성은 분명히 섹시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재채기는 여자건 남자건 상대방에게 묘한 자극이 된다. 그 자극이란 분명히 성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재채기는 본능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재채기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코 안의 점막 신경이 자극을 받아 간질간질하다가 갑자기 입으로 숨을 터뜨려 내뿜으면서 큰 소리를 내는 일, 또는 그러한 현상"이다.

즉 재채기를 하는 순간 그 사람은 하나의 '동물'이다. 완전히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 재채기를 하는 순간 인간은 이성의 통제에서 벗어나 육신의 요구에 완전히 복속하게 된다. 가령 오르가즘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고 소리를 지르는 파트너처럼 재치기하는 상대도 묘한 성적 매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기가 막힌 포르노 장르가 있는데, 그것은 '귀 후비기 포르노'다. 여자가 귀를 후비면서 몸을 꼬고 시원해하는 모습을 촬영해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상한 포르노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비정상일까? 그렇다면 집단 성교 등 온갖 일탈적 성행위를 촬영한 동영상을 탐닉하는 것만이 정상이라는 이상한 결론이 도달하게 된다.

이영재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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