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발병 현황·작업 환경 실태조사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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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발병 현황·작업 환경 실태조사 하겠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4.08.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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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따른 후속대책, 직업병 인과성은 부인

<한겨레신문>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밀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하이닉스 노동자들의 백혈병 등 발병 현황과 작업환경 실태 등을 다룬 <한겨레> 심층리포트(7월28일치 1·4·5면, 8월4일치 1·5면 ‘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 이후 2주 만에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다.

박성욱 에스케이하이닉스 대표이사는 10일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밀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실태조사와 발병·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발병·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건강지킴이 콜센터’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또 유해물질을 국내 법적 기준보다도 더 엄격히 관리할 수 있는 내부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제적 기준인 ‘직업 건강·안전 관리 시스템’(OHSMS)을 충족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 수준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D램을 생산하는 경기도 이천공장의 내부 모습. 자료사진
하지만 하이닉스 쪽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백혈병 등과 작업환경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 쪽은 “(직업성 암 등의 입증·보상 문제와 관련해) 근로복지공단이나 법원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이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는 회사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가 이날 밝힌 대책에 대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 등 시민단체와 학계 전문가들은 신속한 대응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이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이닉스 쪽은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계획을 올해 안에 확정해 발표하고, 각종 지원·보상 프로그램은 2015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상임연구원(예방의학전문의)은 “과거 삼성의 행태에 비추어본다면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로 보인다”면서도 “업무상 질병의 인과성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태도를 보인 점은 거슬리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인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산업보건전문의)는 “누가 어떻게 실태조사를 할 것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평가할 부분이 많지는 않다”고 짚었다. 반올림의 임자운 변호사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보상을 하겠다는 점, 법적 기준 이상으로 유해물질을 관리하겠다는 점 등이 삼성이 내놓은 대책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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