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있어 우리가 향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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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있어 우리가 향기로웠다
  • 오혜자 기자
  • 승인 2014.11.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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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작가회의, 발자취 30년 조명하는 도서전과 북콘서트 열어
지난 22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1층에서 충북민예총과 20년을 함께 걸어온 충북작가회의가 그간의 문학적 발자취를 조명하는 ‘북페스티벌’을 열었다. ‘북페스티벌’은 도서전시와 북콘서트 및 문학작품집 출판기념회로 진행됐다.

‘작가가 읽어주는 가을’을 주제로 한 북콘서트는 충북문인들의 문학작품집 출판기념회를 겸해 진행된 만큼 시와 소설분야를 망라해 지역의 문인들을 초청,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시간을 넉넉히 마련해 의미 깊은 행사가 됐다.

   

북콘서트 초반에 도종환 시인은 “이번에 전시된 충북문인들의 도서자료는 30~40년 세월의 사유와 고통, 성찰의 총량”이라면서 충북문단이 보다 깊고 넓은 문학으로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80년대 작가들의 발언의 장이었던 주요 비평지들이 설 자리를 잃은 시기에 청주에서 ‘분단시대’라는 동인을 결성해 활동했던 역사를 짚어보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인 도 시인은 “정치현장의 한복판에서 시쓰기를 이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감옥과 군대에서도 시를 썼던 시절을 생각하며 시쓰기와 시읽기를 놓지 않고 있다”며 근황을 알렸다. 도 시인이 자신의 시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를 낭송한 것에 이어 장문석 충북작가회의 회장과 정민 시인의 시이야기가 펼쳐졌다.

동시작가인 송찬호·이안 시인은 60년대 이후 침체되었던 동시의 시대가 다시 왔다며 동시문학을 다양한 매체로 향유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알렸다. 연이어 무대에 오른 베스트셀러 소설 <시간을 파는 상점>의 김선영 작가와 최고령 이인해· 최연소 김영범 시인 등 지역 문인들을 만나 작품 이면의 생생한 작가 읽기를 한 독자들에게는 모처럼 풍성한 축제마당이 됐다.

전시도서, 사유·고통·성찰의 총량

도서전시에는 ‘분단시대’ 30년, 충북문학운동협의회 27년, 충북민예총 문학위원회 20년,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 15년을 이어온 회원들의 시, 동시, 소설, 동화, 산문, 평론, 자서전, 연구논문집 등 250여권의 도서자료가 전시됐다.

   

도서자료와 사진을 수록한 문학사진첩도 발간해 그간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26일까지 전시되는 이들 자료는 독자들이 치열하게 사유한 80년대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회갑을 맞은 도종환시인의 30년 전 모습을 포함해 지역 문인들의 20대 시절을 들춰보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북콘서트의 노래공연은 충북 출신 시인들의 창작시를 노래로 만들어 보급하는 시노래 모임 ‘민들레의 노래’가 맡았다. 작가들의 이야기와 낭송 사이에 펼쳐진 공연은 문학의 흥을 돋구며 깊어가는 가을의 한자락을 환하게 밝혔다.

그중 길가에 핀 민들레의 꽃잎에 드리운 그늘도 안쓰러워 하는 류정환 시인의 ‘민들레의 그늘’은 지금도 녹록치 않은 작가와 독자의 삶을 어루만지는 노래였다. 지난 30년, 지역문인들이 우리 곁에 있어 버텨낼 수 있었던 세월인 것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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