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봉역 터에 역사공원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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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봉역 터에 역사공원 조성해야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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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동헌 건물로 추정되는 율량동 여흥 민씨 집과 불과 20m 떨어진 곳에 ‘율봉역(驛)’ 터가 자리잡고 있다. 조선시대 역은 공문을 중개하던 관리들에게 말을 제공하는 관청이다. 율봉역은 청주주변 17개 역을 총지휘하던 큰 역으로 종6품 찰방과 240명의 역리가 근무했다. 상등마 3필, 중등마 10필을 보유하고 있었고 지난 92년 원인불명의 화재로 인해 역사는 소실되고 주춧돌만 남아있다.

 청주시는 율봉역의 향토사적 가치를 인정해 택지개발지구 설계시 이 일대를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역사공원이 조성될 경우 민영은 선생이 율량동에 축소이전한 청주동헌 건물을 다시 이전복원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흥 민씨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고 민영은 선생의 손자 민병완씨(72)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산성이 군사적으로 중요한 시설이다보니 율봉역에도 군인(역리를 지칭)들이 항상 주둔하고 있었다. 역이 있다고 해서 ‘역말’이라고도 불렸고, 율량동쪽으로 넘어오는 ‘밤고개’가 바로 율봉을 뜻하는 이름이다. 율봉역 뒤쪽으로 구한말 명성황후를 마지막까지 모셨던 궁녀부 대신(이경직 추정)의 묘지가 있었다. 명성황후를 살해한 일본군이 궁녀부 대신을 참수하는 바람에 목이 없는 시신을 모셨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율량동 너머 수름재 일대가 한산 이씨의 집성촌이었고 구한말 궁녀부 대신 이경직의 분묘를 쓰게 됐다는 것. 명성황후를 끝까지 모셨던 대신이 죽어서도 황후의 집안인 여흥 민씨 집 옆에 산소 자리를 잡은 것은 기이한 ‘인연의 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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