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주변에서 외국인을 많이 볼 수 있고 또 가족의 일원이 되기도 하는 사회가 이루어 졌다. 이들이 우리사회에 들어오면서 어떤 사람들은 한국 실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을 이용하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낯선 이국에서 빨리 적응 하도록 도와주는 이도 있다.
오늘은 내가 겪은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언제나처럼 석판을 출발하여 증평을 향해 운행하던 중 이였다. 차가 터미널 승강장에 도착하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버스를 향해 몰려든다.
“어서 오세요, 안녕 하세요?” 승객을 맞이하고 있는데 손님들 뒤로 “아조씨 내슈가요?”하는 소리가 난다. 승차하고 있는 손님들 뒤로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 눈을 마주치려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묻고 있다.
“네~ 어서 타 세요” 대답하며 얼굴을 살펴보니 안심을 하는 듯 웃음꽃이 핀다. 손님들이 모두 승차하고 마지막으로 승차하며 “어마에요?” 차비가 얼마인지를 묻는다.
“천 삼백 원 이요” 차안의 거울로 얼굴을 살피니 천 원짜리를 두 장 들고 내 눈치를 본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잔돈을 거슬러 주고 보니 무언가 불안 했던지 운전석 바로 뒤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몇 정거장 지나다가 거울을 보니 무언가 내게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다. 안되겠다 싶어서 내가 먼저 말을 붙였다. “내수 어디에서 내리시는데요?”
“어디?” 쭈뼛쭈뼛 하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 한참 통화를 하더니 전화기를 나에게로 건넨다. 전화기 넘어로 한국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기사님 죄송한데 팔결다리에서 좀 내려주세요” “예? 이 차는 팔결다리 안가는 데요!” “차를 잘못 타셨네... 아까 내수 간다고 하던데요?” “팔결다리는 오창 쪽 이예요!”
“제가 공장 이사한지가 얼마 안 돼서 잘 몰라서요...” 자기도 잘 모르면서 한국말도 서툰 사람을 혼자 찾아오라니...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도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위치가 어디 쯤 인 데요?”
“공항후문 쪽 이요!” 팔결다리도 아니고 팔결과 내수 사이에 있는 모양이다.
그곳은 차량운행이 되지 않고 내수까지 가서 공영버스를 이용해야 최대한 가까이 갈수 있는데 그나마 그것도 차량배차 시간이 멀어서 권할 수도 없고 난처한 상황이 되었다.
이러다 안 되겠다 싶어서 “사장님 그곳은 버스 편이 좋지 않아서 이분이 찾아가기 힘들겠네요! 오창가는 차를 안내해 주고 팔결다리 정류장에 서 내리라고 할 테니까 사장님이 데리러 오세요!” “아~ 예 그렇게 해 주세요!”
이렇게 대화를 마무리 하고 전화기를 돌려주려 거울을 보니 엄청 불안한 표정이다.
“다음에 내려서 711번이나 712번을 타시고 기사님에게 팔결다리에서 내려 주세요! 라고 하세요!” 하니 얼굴이 활짝 핀다.
“내려서 승강장에 있으면 사장님이 데리러 온데요!” 하고 말을 덧붙였다. “네~ 캄사요...”하고 웃는다. 승강장에 차가 도착하고 내리기 전에 “파켤타리. 치일일” 하며 나를 바라본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더니 연신 고개를 숙이며 내린다.
내려주고 차를 출발 시키는데 왠지 모를 흐뭇한 기분이 들면서 반면 잘 찾아갈까 하는 걱정도 든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한국말이 서툰 이가 길을 물어물어 찾아가면 빨리 배울 수도 있겠지만 얼마나 걱정을 하고 속을 태울까 하는 생각에 사장님이 조금 바쁘더라도 터미널로 데리러 왔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