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남은 시립미술관 개관, 준비 너무 허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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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남은 시립미술관 개관, 준비 너무 허술해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5.06.05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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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예조직 못 갖춘 채 개관전 내용 발표, 미술계 “황당하다”
개방형 5급 상당 관장 자리 놓고도 설왕설래…왜 이리 늦나
▲ 청주시는 지난 22일 청주시립미술관 개관과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해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술관의 전체적인 개요와 운영방향, 그리고 앞으로 관장선임에 관한 문제까지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관련 사항은 앞으로 개관추진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11월 개관하는 청주시립미술관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대체적으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개관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금까지 미술관 준공에만 시간을 보냈지 실제 운영체계나 조직은 갖춰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준공 또한 지난해부터 몇 차례 연기돼 올 8월에 이뤄지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관전에 대한 얘기가 먼저 흘러나왔다.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위원회에서 추진하는 ‘한중일 진경산수화’전시를 청주시립미술관 개관전으로 가져온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미술계의 반발을 샀다. 올해 1월 신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처음 보도됐다.

이에 대해 미술계 인사들은 “개관전을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관장을 비롯한 학예사를 선임하고 해도 늦지 않는다. 개관전이 준비가 덜 됐으면 개관 1년 후에 해도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준비해서 청주시립미술관의 성격을 보여주는 전시를 열어야 하는데 지금 아무것도 돼 있지 않는 상태에서 동아시아 문화도시 특별전이 개관전으로 되는 것은 일종의 코미디다. 개관전은 앞으로 100년의 미술관 역사를 규정짓는 중요한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진경산수화전이 개관전?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개관전에 대한 것을 비롯한 앞으로 미술관 운영전반에 관한 내용에 대해 개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따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지금 진경산수화전을 하느냐 마느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청주시는 지난 22일 청주시립미술관 개관과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해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술관의 전체적인 개요와 운영방향, 그리고 앞으로 관장선임에 관한 문제까지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합의된 사항은 앞으로 개관추진위원회를 통해 결정한다는 것이다.

청주시립미술관은 6급 학예사 한명을 2년 전에 뽑았고, 이번에 학예사 2명에 대해 채용공고를 내 공모절차를 밟았다. 향후 인원을 몇 명까지 더 뽑을 지에 대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관장 선임도 마찬가지다. 5급 상당의 개방형으로 뽑는다는 정도만 나와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일부러 안 뽑는 건 아니다. 직제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총액인건비제 등에 묶여 있어서 몇 명을 더 뽑을 지는 말할 수 없다. 8월 준공하고 난 뒤 준비해서 11월에 개관전을 할 것이다. 절차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운영조례도 입법예고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6월부터 8월까지 2개월간 조직을 갖추고 난 뒤 3개월 동안 개관전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이다.

한 미술계 인사는 “인적구조를 정상화시키는 게 급선무다. 집을 이사했다고 바로 집들이 하지 않는다. 미술관 운영전반에 대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채 개관전을 서둘러 열려고 해선 안 된다. 먼저 선장인 관장을 뽑고 학예실을 구성해야 한다. 현재 시립미술관은 아무것도 갖춰진 게 없다. 개관추진위원회 뿐만 아니라 수장작품 추천위원회, 수장작품 심의위원회, 자문위원회 구성 등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 관장, 공무원 관장

 

시립미술관장을 놓고도 시각차가 벌어지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지난번 토론회에서 공무원이 먼저 관장을 해서 자리를 잡은 뒤 이후에 미술전문가를 위촉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공무원도 문외한이 아니라 미술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이 오면 된다. 토론회 결과도 그 쪽으로 귀결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술인들과 시장님이 한 차례 만남의 자리가 있었는데 그 때도 ‘공무원 관장’이 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토론회 한 참석자는 “토론자 중에서 단 1명이 그러한 의견을 밝혔을 뿐이다. 이전에 시장과 만났을 때도 한 작가가 개인 의견을 피력했을 뿐이다. 공무원 출신 관장이 할 경우와 외부 전문가가 올 경우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청주시에서 자꾸만 공무원 출신 관장으로 분위기를 몰고 가는 게 느껴진다. 공무원 출신 관장이 왔던 것은 과거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의 일이다. 토론회에선 개방형 전문가를 위촉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라고 반박했다.

시립미술관 개관과 함께 늘 거론되는 것은 관장을 누가 하느냐는 것이다. 벌써부터 지역의 예술대학 교수들 몇몇이 입줄에 오르내렸다.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이력들도 회자했다. 몇몇 공무원들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그중에 한명인 A씨는 “지역의 대표 예술가가 미술관 관장을 맡아야 한다. 지역의 미술역사를 기록하는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공모가 진행되면 절차대로 응할 것이다. 이는 개인의 욕심보다는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다른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다.

미술관 관장에 대해 한 미술계 인사는 “예술경영은 일방행정과 차별화된다. 공무원을 미술관장으로 위촉하려면 시울시향 지휘자도 공무원으로 하지 그러냐. 공무원이 해야 공평하다는 것도 공무원들이 만들어낸 얘기다. 미술관장은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지휘자가 전문지식이 없는데 어떻게 미술관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겠나”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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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 설치 결정, 한 달 또 연기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를 청주시 연초제조창에 설치한다는 계획은 민선 5기의 대표적인 성과였다. 그런데 당초 생각했던 금액보다 예산액이 커지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재정투융자심사를 받게 되면서 기재부에서 한국산업개발연구원에 이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줬다. 용역 결과에 따라 이 사업이 진행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당초 계획대로 라면 5월까지 용역 결과가 발표돼야 하지만 시간이 다시 한 달 더 걸리게 됐다. 6월까지 용역 결과가 나온다는 것.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당초 용역 시작이 늦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용역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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