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너무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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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너무하는 거 아냐?
  • 민경명 기자
  • 승인 2004.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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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 발목잡기, 임씨 문중 조상묘 걱정까지
"조중동 너무 하는 거 아냐?"

7일자 중앙일보를 받아든 많은 독자들은 헛 웃음을 지었다. 신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이런 저런 사유를 들어 딴지를 걸고 있는 중앙 언론이지만 이날 중앙일보 1면 톱으로 올려진 "토요 이슈, 행정수도 옮기려면 이런일도..."란 기사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갖게했기 때문이다.

   
보도 내용은 행정수도 예정지인 연기군 남면 부안 임씨 종친들이 3만기에 달하는 조상 묘 때문에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고 나섰다는 것이 주요 골자.

부안 임씨 집성촌 중시조 제삿날 취재 형식을 빌린 이 기사는 "집성촌과 선조들의 묘 3만여기가 흩어져 있는데 이곳에 수도가 들어선다면 우미 문중은 멸문지화를 당하는 것과 같다" "새 수도를 이곳에 짓겠다고 결정한 사람들도 자기 조상묘가 파헤져지는 아픔을 느껴봐야 할 것" "수백년 지속될 수도를 옮긴다면 영광으로 알고 선뜻 땅을 내놓겠지만 국민 합의도 못 끌어낸 상태에서 우리의 터전을 어떻게 내 놓겠는가" 등 부안 임씨 종친들의 코멘트를 받아 충청권 수도 이전 대상지역에서도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담아 보도하고 있다.

이어 제사가 끝나자 종친들은 총회를 열어 수도 이전 반대 특별대책위원회 구성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으며 조만간 전국 종친들의 수도이전 반대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제출하고 구체적인 반대 운동에 들어갈 계획임을 전하고 있다.

컷 제목은 "3만기 조상 묘 어찌할꼬"이다.

그러면서 이 기사는 남면사무소와 통계청의 통계까지 들어 현재 남면 인구의 21.6%가 부안 임씨이며 전국적으로는 6만3589명임을 제시, 짐짓 기사 완성도를 높였다.

그러나 많은 지역 독자들은 수많은 문중 중 일개 문중 차원의 이해 관계 때문에 반대하고 나선 내용이 '중앙지 1면 톱 기사'로 처리된 것에 실소하며 회사 차원의 행정수도 이전 반대 논리에 따라 의제 설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시 개신동 임모씨(41)는 "직접 수용되는 지역의 주민들이라면 어찌 보상과 이주 문제 등 온갖 일이 걱정되지 않겠으며 전국 어디인들 조상 묘 없는 곳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이런 기사는 사회면 화제 거리정도로 나왔다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앙일보 의도를 의심했다.

한편 부안 임씨 종친회장은 충북협회 회장이며 충청일보 회장인 임광수씨(76, 서울대 총동창회장).
임회장은 이날 "불행하게도 우리 삶의 터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가슴이 메는 것 같다. 슬기롭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자"며 문중의 일치단결을 부탁한 것으로 보도됐다.

따라서 20년째 충북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충청일보 회장인 임회장이 행정수도 이전을 바라는 충북도민을 비롯한 충청권의 바램과 달리 문중의 이해관계에 따라 신행정수도 이전 반대에 나서는 것으로 밝혀져 충북협회장의 처신에 대한 도민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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