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생명문화도시 청주’ 공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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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생명문화도시 청주’ 공감하십니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5.07.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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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문화도시’ 슬로건 차용… 차제에 청주시 정체성 고민해야

청주·청원 통합 1년+미래 100년
청주시의 미래 준비해야 할 때

지난 2012년 6월 통합주민투표에서 통합 찬성이 압도적으로 나오자 청주시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단어들이 쏟아졌다. 실제 통합은 대단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변화는 향후 10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시 한범덕 청주시장은 “통합시는 인구 150만명의 대전시, 50만명의 세종시와 경계가 붙는다. 그렇게 되면 거대한 광역도시권이 형성된다. 앞으로 통합시는 대전시-세종시-천안시 발전축으로 형성되는 300만 메트로폴리스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청주시는 최근 ‘생명문화도시 청주’라는 비전을 정했으나 청주시만의 정체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차제에 청주시를 어떤 쪽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사진은 청주시 전경. /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또 이종윤 청원군수는 “인구 83만명, 예산 2조원대의 통합시는 대한민국에 우뚝서는 명품도시가 될 것이다. 세종시-대전시-천안시-통합시는 전국의 중심권 역할을 하며 서로 상생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세종시, 대전시와의 연계를 통한 충청 광역경제권을 형성하고 KTX 오송분기역, 청주국제공항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의 확대로 중부권 최고의 핵심도시로 급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주시의 하드웨어는 확실히 강해졌다. 이제 문제는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채우는 일이다. 그럼 청주시를 어느 쪽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그동안 청주시는 교육도시-직지도시-녹색수도-생명문화도시로 이어졌다. 단체장이 교체될 때마다 비전도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반응들이다.

청주시 수도권 따라하기 ‘그만’

최윤정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청주시는 특성이 없다. 차제에 이 것부터 정하고 가자. 단체장은 임기내 성과를 내는 것에만 급급해하지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는 무관심하다. 통합1년이 됐으니 이제라도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중심을 잡고 가자”고 주장했다. 또 “청주는 수도권 따라하기에 머물러 있다. 그보다는 도·농통합시 장점을 살려 로컬푸드를 실시하고, 청주의 역사와 문화를 살린 도시재생으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바란다. 경제와 개발이 능사는 아니다. 청주만의 특성을 살린 도시를 만드는 데 주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청주시는 ‘생명문화도시 청주’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시 관계자는 “일등경제 으뜸청주’는 시정목표이고, 비전은 ‘생명문화도시 청주’”라며 “충북발전연구원에 청주시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비전 구체화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최종결과는 7월 20일경 나온다”고 말했다. 청주시가 발행하는 시민신문도 7월호에서 ‘청주의 미래, 생명문화도시 청주가 도약합니다’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생명문화도시 청주’는 지난 3월 9일 동아시아문화도시 개막식 때 처음 등장했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보릿고개를 넘어 생명문화도시로’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기 위해 이어령 명예위원장과 청주시 문화관련 부서 공무원,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만나 회의를 했다. 여기서 직지, 소로리볍씨, 가로수길, 태교신기, 청원군의 생명농업, 오송 생명과학 이야기를 했다. 청주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단어로 이 위원장이 ‘생명’이라는 단어를 꺼냈고 여기에 ‘문화’를 붙여 생명문화도시가 탄생했다”고 저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청주시의 핵심가치는 ‘사람중심’?

하지만 청주시가 이것을 차용해 비전으로 사용하게 된 배경 설명은 아직까지 없었다. 시는 최근 씨앗모양의 CI를 개발하고 ‘생명’과 ‘창조’가 청주의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주장했으나, 시민들은 청주를 대표하는 단어가 왜 ‘생명’과 ‘창조’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지난 6월 17일 충북참여연대 토론회에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시의회가 CI관련 조례를 비민주적으로 밀어붙여 통과시킨 잘못도 있으나 처음부터 소로리볍씨에서 나온 씨앗모양 CI는 청주의 정체성을 표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과 시민, 청주시와 시민간 비전에 대한 토론과 합의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송재봉 충북NGO센터장은 “100만을 바라보는 청주시는 광역도시에 걸맞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을 시장과 공무원들이 정해놓고 따르라는 시대는 지났다. 시민들과 토론을 거쳐 정한 뒤 합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시민들이 목적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비전은 단체장이 바뀌어도 계속될 정도로 중요한 만큼 심사숙고해야 하나 그렇지 않아 문제다”고 꼬집었다.

과거에도 청주시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연구용역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이 용역 결과를 통해 목적이 달성된 적은 없었다. 연구가 단순히 연구로 끝났기 때문. 연구자와 시민들간 의견교환이 폭넓게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결과가 나오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 따라서 일각에서는 청주시 마스터플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달 30일 ‘민선6기 주요성과와 시정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생명문화도시 청주’ 비전에 대해서는 “꿈이없는 미래와 치열한 경쟁으로 지칠대로 지친 현대인들이 인간성을 회복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며, 하나의 생명체로 편안하고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가치로 ‘사람중심’을 내세웠다. 비전만 보면 통합청주시만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느낄 수 없고 향후 100만도시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다.

초대 통합시의 비전은 향후 청주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임기응변식으로 정할 게 아니라 차제에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청주시 미래 100년을 준비하자는 게 여러 사람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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