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장의 작품 고향 사람과 누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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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거장의 작품 고향 사람과 누려 행복하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10.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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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출신 재미교포 홍성은 회장, 청주공예비엔날레 백남준의 ‘거북(Tuttle)’ 전시 동의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백남준의 ‘거북(Tuttle)’이 손꼽힌다. 이 작품은 애초 비엔날레 전시대상 작품이 아니었다. 하지만 초대국가인 중국이 메르스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는 돌발사태가 발생했다. 조직위원회는 공백이 생긴 전시공간을 채울 대체 작품이 시급했다. 이때 청주 출신 재미 교포 사업가 홍성은 회장(69)이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의 ‘거북’이 추천됐다. 조직위의 사정얘기를 들은 홍 회장은 흔쾌히 동의해 최소 비용으로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전시하는 ‘행운’을 누렸다는 것.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행운을 안겨준 홍 회장 19일 청주 전시장을 직접 찾아왔다. “비엔날레를 와서 보니 내가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남준의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과 새로운 중심세계로 연결되는 IT와 미디어의 창조적 예술이 비엔날레 주제인 ‘확장과 공존’에 걸맞는다. 내년이 백남준 선생의 작고 10주년이라 관심 있는 곳이 많았지만, 이승훈 청주시장과의 인연도 있고 고향에서 세계적인 작품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전시요청에 응했다”

‘거북’은 단숨에 이번 비엔날레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가 됐다. 166개 TV 모니터를 사용한 가로 10m, 세로 5m, 높이 1.5m에 이르는 대형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설치에만 11일이 걸렸다. 협업 작업 개념을 중요시했던 백남준의 작품 설치에는 조각적인 요소와 미디어의 요소를 모두 필요로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청주 설치작업에는 미국에서 온 전문가 1명과 한국인 3명등 4명이 참여했다.

홍 회장의 작품 구입 경위도 흥미롭다. “2005년 독일 소유주가 국제 시장에 내놓은 작품을 혹여나 일본에 뺏기기 싫어 구매에 나섰다. 한국 기업들이 인수하길 독일 소유주도 바랐지만 무산돼 내가 나선 것이다” 홍 회장은 미국에서 호텔, 리조트 개발 및 금융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경주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하고 청주에 들른 홍 회장은 백남준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지금은 고인이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100인 중 한국사람은 백남준이 유일하다. 비디오 예술작품이 진공관 보존 문제 등으로 유지보수에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한국의 세계적인 작가 작품을 한국 사람이 보존하는 것은 그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인 것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백남준의 ‘거북’은 오는 25일까지 옛 청주연초제조창 일원에서 열리는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관 3층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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