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했으니 대학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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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했으니 대학 가야죠”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5.11.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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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검정고시 합격한 결혼이주여성 석은미 씨
 

베트남 출신인 석은미(35) 씨의 본명은 ‘탁짤다’이다. 2006년 남편을 만나 대한민국 청주로 시집온 탁짤다 씨는 어느덧 10년차 주부다. 이젠 한국 사람이 다 됐지만 한국생활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장벽,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 땅에서 그가 느낀 답답함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한국어 공부다. 그리고 방법으로 택한 것이 한국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

2009년 초등학교 교육과정 검정고시에 응시해 단번에 합격한 석 씨는 2011년 중학교 검정교시도 통과, 이후 네 번의 도전 끝에 지난 8월 청주지역 다문화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다.

“초등과정과 중등과정은 혼자 독학으로 공부해서 시험 봤는데 운이 좋게도 한 번에 합격했어요. 그런데 고등과정은 정말 만만치 않았죠.” 석 씨는 준비과정을 설명하며 “처음에는 혼자 문제집으로 공부했어요. 곧 한계에 부딪히더라고요. 방법을 찾다가 다문화지원센터의 도움으로 학원에 다니며 공부했어요”라고 말했다.

석 씨가 가장 어려워 한 과목은 국사였다. 반면 가장 쉬웠던 과목은 수학과 가정이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3년 준비 끝에 검정고시에 합격한 그의 다음 도전은 대학 진학이다. ‘충북이주여성 인권센터’에서 3년째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언어 쪽으로 대학에 진학해 언어영역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또 기회가 된다면 어릴 적부터 꿈으로 간직했던 경찰관이 되는 것도 한번 시도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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