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or진천 … 우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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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or진천 … 우리는 누구인가?
  • 김남균 기자
  • 승인 2016.06.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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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한동네, 소속은 2개 군… 이원적 행정체계로 불편
길 하나로 택시요금 할증 … 투자 서로 떠넘기기 ‘의심’
▲ 충북혁신도시 상업지구내 공공체육시설 부지에 심어진 관상용 양귀비화원 전경. 당초 계획에는 실내체육관이 건립 될 예정이었지만 음성군이 계획을 변경했다. 음성군은 지난해부터 관상용 양비귀를 심어 놓았다. 사진/성준 기자


지난 해 충북참여연대음성군지부(지부장 김연제, 이하 음성참여연대)는 지역주민 380명을 대상으로 ‘음성혁신도시 정주여건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문화여가시설이었다. 응답자의 33%가 도서관, 문화센터와 같은 문화여가시설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문화여가시설에 이어 체육시설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9%가 수영장, 종합체육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응답자의 19%가 대형마트나 영화관, 목욕탕 같은 근린 상업시설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의료와 교육시설 확충을 꼽았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혁신도시 주민들의 생각과 음성참여연대의 설문조사 결과는 대부분 일치했다. 주민들은 사회공공서비스 시설이 부족해 느끼는 불만이 폭발직전이라고 했다.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유치원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경쟁률이 5~6:1은 기본이다. 도서관도 부족하고 야간 응급병원도 없다.

정주여건도 문제지만 이원적인 행정체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현재 충북혁신도시는 음성과 진천 양 군에 나누어 존재한다. 상업지역은 음성이 70%를 차지하고 주거지역은 진천군이 70%를 차지한다. 전체 면적은 음성군이 52%로 약간 많다.

두 지자체에 걸쳐 있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택시요금. 현재 양 군은 혁신도시 경계내에서는 할증요금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혁신도시 공용터미널 개통을 앞두고 양 군의 택시업계가 또 충돌했다.

공용터미널 부지가 음성군 지역에 위치해 있어 이곳에서는 음성군 택시만이 영업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혁신도시 공용터미널에서 택시에 승차할 경우 혁신도시 밖 진천 지역으로 이동하면 할증요금이 발생한다.

거리 하나를 두고 진천과 음성군으로 나뉘면서 관할 행정기관도 다르다. 응급상황에서 119 호출을 해도 도로 하나를 경계로 진천과 음성으로 나뉜다. 119 호출을 하면 음성군의 경우 맹동면소방파출소와 맹동119안전센터로 이관된다. 이곳에 출동 여력이 부족할 경우 가까운 진천군 덕산면이 아니라 20여분 거리가 떨어져 있는 음성에서 출동하게 된다. 이런 문제는 보건소, 공공도서관 등 분야에 걸쳐 있다.

 

의문의 양귀비꽃 화원

혁신도시 내 최대 상업지역인 음성군 맹동면 쌍용예가아파트 앞 부지. 이곳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상용 양귀비가 빨간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이곳은 당초 혁신도시 내 공공체육시설 부지로 실내체육관이 건립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음성군은 2년 전 실내체육관 대신 테니스장 4면을 건설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에 이전 공공기관 노조와 입주민들이 반대하자 계획을 보류하고 예산을 전용해 사용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민들은 “음성군이 상업시설 유치 등 핵심 이익을 차지해 놓고 투자는 나몰라 하는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런 상황은 음성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천군 관내에 공공체육시설 건립도 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강도규 쌍용예가아파트입주자회의 대표는 “이주 전에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사람들을 유입했다. 그런데 막상 이주하고 보니 정주 여건도 조성 안 해놓고 양 군은 예산이 부족하다며 뒤로 빠졌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주민들은 혁신도시에 대한 부푼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진천군과 음성군 양쪽에서 계륵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관광버스 길게 늘어선 이유

공공기관 직원 이주 미흡…48%가 수도권에서 출‧퇴근

가족동반 완전이주 17% 불과…교육 등 정주여권 ‘원인’

 

2016년 3월 현재 충북혁신도시에 이전을 완료한 공공기관은 7개 기관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국가기술표준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소비자원, 한국고용정보원, 법무연수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이전을 완료했다. 이곳에 재직하고 있는 인원은 한국가스안전공사 426명을 포함해 전체 1828명이다.

충북혁신도시관리본부에 따르면 이전 대상 기관 직원 중 가족까지 모두 이주한 인원은 312명으로 17%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가족을 두고 홀로 이주한 사람은 35%인 638명이다. 나머지 48%인 878명은 현재도 수도권 등지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출퇴근 수단으로 대중교통 대신 전세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출퇴근 전세버스를 운행하는 K사 관계자는 “현재 15대 가량의 전세버스가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출퇴근 버스는 건대입구역 처럼 중부고속도로 접근이 용이한 서울 동부지역에서 출발한다.

또 과천과 의왕지역에서 출발하는 차량도 있다. 이들이 서울을 출발해 해당 기관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남짓. 각자 전세버스 출발지까지 오는 시간을 감안하면 하루 출‧퇴근에 6시간 정도를 소비하는 셈이다. 출퇴근에 이용되는 전세버스는 7개 기관 직원이 함께 이용하고 각 기관을 모두 경유 한다.

박승영 충북혁신도시관리본부장은 “세종시의 경우도 직원들이 이전 하는데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했다”며 “도시 정주여건이 완성되고 기틀이 잡히면 이주하는 직원들이 많아 질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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