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비위 청주시의회…임기말 외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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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비위 청주시의회…임기말 외유 논란
  • 김남균 기자
  • 승인 2016.06.0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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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 중국 찍고 귀국하자 마자 2박3일 제주 행
시민 비난여론 비등… “몸만 아니라 정신도 외유”
▲ 지난 1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바자회 수익금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청주시의회 이유자 의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소속의원들의 낯 뜨거운 비위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가운데 중국 출장에 나섰던 청주시의회) 방문단이 4박 5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잇단 비난 여론 속에 시의회는 중국방문을 취소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국제신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중국 방문을 강행했다.

이런 가운데 의장단이 귀국 하루만에 다시 제주도로 국내 연수를 떠나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일부 시‧군 지자체 의원들은 관광성 해외연수를 거부하는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도내 시‧군지자체 의회 중 덩치가 가장 큰 청주시의회가 제 몫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참여연대)는 장학금 조성을 위한 바자회 수익금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청주시의회 이유자 의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자 의원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본인이 혐의를 인정했다”며 “다른 사안으로도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공직자의 부패 비리를 개인적 일탈로 치부할 수 없다. 자신 사퇴하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8일부터 청주시의회 앞에서 이유자 의원 사퇴 촉구 1인 시위를 벌인다”며 “비리행위 기간에 지급된 의정비 반환 청구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가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잇단 비리에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던 때, 청주시의회 김병국 의장 및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10여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등은 중국 발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들이 비행기에 오른 것은 6월 1일부터 5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청주시 자매결연도시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임기 말 의장단 다시 제주도로

당시 의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은 출국 하루 전인 30일 “개인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싶은 마음”이라며 “제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며 “모든 것을 풀고 가야 하는데 후반기 의장에게 이를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일정 취소 등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청주시를 위한 일인 만큼 마음은 편치 않지만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청주시 의회의 외유 일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김병국 청주시의장과 부의장, 공무원 2명은 6월 7일부터 9일까지 제주도로 떠났다. 이들은 이 기간 제주도에서 ‘충북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 국내 비교 견학’을 하게 된다.

이 행사는 충북도 시군의장단협의회 행사지만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임기말 외유성 행사로 지목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청주시 의회에 대해 불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경동에 거주하는 시민 S씨는 “자동차 뺑소니, 바자회 기금 횡령, 정자 파손 등 얘기하기 창피한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청주시는 자체 징계조차 못했다”며 “이제 보니 몸은 외국으로 여행 나가고 정신은 아예 은하계로 나간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8일부터 1인 시위에 돌입한다고 밝힌 충북참여연대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오창근 참여연대 사회문화국장은 “13일부터 시의회의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 행정 사무감사가 열릴 예정이다”며 “꼼꼼히 준비해도 모자랄 시기에 연수를 나가는 것이 도통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의회는 오는 10일부터 28일까지 제1차 정례회를 개최한다. 행정사무감사는 정례회 기간인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진행한다. 청주시의회에서 상반기에 행정사무감사가 열리는 것은 지방의회 부활 이후 처음이다.

 

외유성 국외 연수거부 “이런 의원도 있었네” 화제

김용규(청주), 김상봉(진천), 이상정‧환동완(음성) 의원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비위와 해외연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해외연수를 거부했던 의원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용규 청주시의원, 김상봉 진천군의원, 이상정‧한동완 음성군 의원은 필요와 목적에 맞는 연수 프로그램을 요구하며 그동안 관광성 해외연수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3일 음성군의회(의장 남궁유) 소속 의원 6명은 7박 9일 일정으로 미국 동부 도시를 대상으로 공무국외연수를 떠났다.

당시 음성군의회는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국외연수를 시행했다. 뉴욕·워싱턴 등 미국 동부도시를 방문해 각 도시별 우수 시책(의회·로컬푸드·교육시설·지역축제 분야)과 시설을 견학한다고 밝혔지만 나이아가라 폭포 관람 등 관광성 일정도 상당부분 차지했었다. 군민들 사이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연수가 외유성 해외연수라는 비난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이상정 의원과 한동완 의원은 연수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의회에 남아 음성군을 방문한 충남 홍성군의회 의원들과 일정을 소화하는 등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지난 해에는 김상봉 진천군의회 의원이 해외연수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해외 연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연수 목적에 맞게 프로그램이 짜여 지지 않은 것 같아 불참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해에 이어 의회 사무국에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청주시 의회 김용규 의원도 2014년 진행된 상임위원회 해외연수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 당시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분위기가 해외 연수를 나갈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프로그램을 잘 준비해 다음것이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불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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