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月, 노래방 도우미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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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月, 노래방 도우미가 사라졌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2.15 09:23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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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자 ‘보도방’, 노래방 약점 이용해 봉사료 인상 요구
보도방이 노래방 불법영업 감시 촌극…경찰은 “금시초문”

청주지역 노래방에서 일명 도우미(이하 접대부)가 사라졌다. 노래방의 불법 접대부 고용·알선은 공공연한 사실로, 오랜 기간 이어진 고질적 병폐였다. 이러한 현상이 사라졌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노래방에 접대부를 공급하는 속칭 ‘보도방’이 봉사료 인상을 요구해 청주지역 노래방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지난 10일 업계에 따르면 2월 들어 청주지역 보도방들이 봉사료 인상을 요구했다. 1시간당 2만 5000원 받던 것을 3만원으로 인상해달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접대부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노래방업주들은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잖아도 경기불황이 지속돼 손님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데 접대부비용까지 오르면 누가 오겠냐”며 “노래방에 온 손님들은 20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하지만 노래방 몫은 고작 5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청주지역 노래방에서 접대부가 사라졌다. 청주지역 보도방들이 봉사료 인상을 요구하자, 노래방 업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노래방 불법영업 신고 늘어

보도방의 인상 요구에 노래방업주들은 보이콧으로 맞섰다. 한 노래방업주는 “10일째 접대부(를 불러달라는) 손님은 받지 않고 있다”며 “보도방을 통하지 않고 혼자 활동하는 접대부들이 있지만, 보도방이 감시하고 있어 아예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으로 운영하는 보도방이 노래방 불법영업을 감시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래방업계에서는 이들 보도방이 지역을 바꿔 접대부 고용알선은 물론 주류판매 행위에 대해서도 신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노래방과 보도방은 공생관계였다. 평상시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보니 신고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다. 또 갈등이 끝나면 다시 얼굴을 봐야하니 다른 곳에서 감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북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실제 2월 들어 노래방이 포함된 풍속영업(노래방·게임방 등) 신고건수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포착됐다. 보도방이 인상을 요구한 직후인 2월 첫 주말 신고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평상시 7~8건이던 주말 신고건수가 2월 3일(금요일)에는 16건, 2월 4일(토요일)에는 13건이었다. 평일에는 3~4건 정도였던 신고건수가 2월 1일에는 12건에 달했다.

 

2011년 힘겨루기, 보도방 勝

노래방과 보도방의 힘겨루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에도 보도방이 인상을 요구했고, 노래방은 영업중단으로 맞섰다. 노래방이 문을 닫으면 접대부 수요가 없으니 요구를 철회할 것이라고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약 일주일간 문을 닫았던 노래방들의 연대가 깨지고 결국 2만 5000원 인상을 수용했다.

보도방은 투자비와 유지비가 적게 들어가는 반면 노래방은 인건비·임대료 등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마냥 문을 닫을 수 없었다. 당시 한 노래방 업주는 “월세만 300만원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칼자루는 보도방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방들은 2억~3억원씩 들여 노래방을 운영하는데 수익은 잘 나가는(?) 접대부만큼도 안 된다. 보도방 업자들은 기껏 몇백만원하는 차량 한 대가 투자의 전부다. 세금 한 푼 안내고 노래방 운영자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번다”고 설명했다.

그 일로 청주지역 노래방 접대부 비용은 2만 5000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는 봉명동만 대응했지만 이번엔 청주 전역의 노래방 700곳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 10팀이 들어오면 6~7팀은 접대부가 없어 나가지만 그래도 문을 열고 있다. 이번에는 보도방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 단속인원 태부족

일부 노래방 업주들은 협회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노래방 업주는 “보도방은 단속에 걸려도 벌금 100만원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노래방은 수백만원의 벌금과 영업정지를 받는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빌미로 보도방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그렇다고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비상식적인 상황이 반복된다. 이 기회에 협회가 나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보도방 연락처라도 경찰에 제공해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접대부 없이 장사하는 것이 당장은 힘들겠지만 가족단위의 건전한 노래방문화가 정착되면 지금보다 나을 수 있다.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접대부 문화가 근절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매일밤 노래방과 보도방의 치열한 싸움이 진행되고 있지만 단속해야 할 경찰은 속수무책이다.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단속 가능한 인원이 1명뿐이다. 신고에 따른 단속은 가능하지만 선제적인 단속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 단속은 그나마도 보도방이 아닌 노래방에 집중된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없을 때도 수시로 노래방에 단속을 나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래방 업계는 오랜 숙원인 주류판매 허용이 선행돼야 접대부 고용이 근절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상적인 노래방 영업으로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6년까지 노래방 업주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06년 전국 노래방 업주들은 주류 판매와 관련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노래방 업주들은 술만이라도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이지만 이미 대부분의 노래방에서 술을 판매하고 있다. 보도방도 이런 사실을 빌미로 노래방을 옥죄고 있다”며 “주류판매가 합법화되면 접대부에 대한 의존도도 낮아지고, 보도방의 행패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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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2017-10-25 21:59:04
이천만원

김민정 2017-10-25 21:56:29
어디돈구해 급해서

이종민 2017-08-10 04:02:58
여기열폭 개쩌네 노래방좀 나가셧나봐요? 1종이든 2종이든 옆에 앉아서술따르고 주물럭 당하고 접대부지 그럼그게 뭡니

김노방 2017-02-18 16:49:38
가격다내리고 건전하게놀던가 아님 다쇠고랑차던가 창피하게뭔짓들이야

김혜수 2017-02-18 16:43:16
이 기사쓴 기자 정말무식하다 표현이 접대부가뭐냐 1종도아닌데 이 기사쓴사람 해고시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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