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하는데 연구는 부족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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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하는데 연구는 부족하네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5.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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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농다리축제, 3일간 6만명 모여… 농다리 연구와 가치 평가 필요성 대두
진천 농다리축제에서 시연되고 있는 상여 다리건너기 모습.

지난 5월 24부터 26일까지 열린 생거진천 농다리축제가 성황리에 폐막됐다. 축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6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 지난해보다 5000여명이 많았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 일원에서 개최된 올해 축제는 19회째로 ‘천년의 발자취! 농다리에 반하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가 선보였다.

지난해부터 농다리를 중심으로 야외 뮤지컬 공연, 진입로 포장, 산책로 조성, 꽃 식재 등의 사업 추진이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진천군 관계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고, 이런 유명세가 축제 관광객 증가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농다리축제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충청북도 유망축제로 지정됐다. 군은 대폭 확장된 40여 개의 참여 및 체험 프로그램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렸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에서는 산과 하천에 영상물을 투사해 입체영상을 현출시키는 ‘미디어파사드’ 공연을 선보여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농다리 위에서 즐기는 견지낚시대회, 물수제비 체험, 맨손메기잡기 대회 등 관광지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문화관광형 지역축제의 기획의도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매년 농다리축제에 전년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우리 고장이 자랑하는 농다리의 명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농다리를 중심으로 초평호, 미르숲 등 이 일대의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한 종합 관광개발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진천군은 2022년까지 약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농다리 일원에 사계절공원, 먹거리타운, 다목적광장, 가로수길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종합적인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해 규모와 내용면에서 차별화된 관광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축제가 날로 발전해가는 한편에선 농다리에 관한 체계적인 역사 연구와 이를 토대로 한 객관적 가치 평가 및 반영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토사에 식견이 있는 지역의 한 인사는 농다리 가치의 높낮이를 떠나서 객관성과 역사성이 담보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천년의 신비라고 하지만 고려 때 임연 장군이 축조했다면 올해로 약 740여년 밖에 되지 않았고, 신라 김서현 장군이 그랬다면 1300년이 훌쩍 넘는다”며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등 자료에도 여러 이견이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술적 토론회와 농다리 축조술에 대한 전문 용역 등을 통해서라도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제는 발전… 농다리 객관성은 아직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진천군편을 살펴보면 진천 농다리(鎭川 籠橋)는 농다리,수월교 또는 지네를 닮았다고 지네다리로 불리기도 한다. 위치는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601-32이며, 축조는 고려 전기로 돼 있다.

진천읍을 관통하는 백사천과 이월면을 적시는 덕산 한천천이 합류해 흐르는 백곡천에 놓였으며 돌다리로 기록돼 있다. 1976년 12월 21일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됐다.
특히 건립경위에는 이처럼 기록돼 있다.

[농다리는 조성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없다. 삼국시대 김유신 장군의 부친 김서현 장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놓았다는 설과 구곡리 출신 임연 장군이 고려 후기에 고향인 세금천에 놓았다는 설이 전한다. 『상산지(常山誌)』(1932)에는 “고려 초기에 임 장군이 축조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자료를 더 살펴보면 김서현과 임연의 출생년도는 미상이다. 다만 사망년도는 김서현은 673년, 임연은 1270년으로 각각 신라 중기, 고려 말기로 나타난다.

따라서 농다리는 임연 장군이 건립했다는 설로부터는 749년, 김서현 장군 설로부터는 1346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천년의 신비’라는 주장과도 각각 300년 가량의 차이가 있으며, 축조시기가 고려 전기라는 기록의 근거는 무엇인지도 의문이다. 다양한 사업에 앞서 전문적인 조사가 선행돼 의문을 풀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현재 농다리축제는 충청북도 유망축제다. 앞으로 충북도 대표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문화관광 축제로 등극하려면 객관적인 역사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 타당성 있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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