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산성간 도로개설사업, ‘왜 이렇게 말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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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산성간 도로개설사업, ‘왜 이렇게 말이 많아?’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4.12.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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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심의 때마다 환경단체 사업비 전액 삭감 주장
지난해는 시의회 상임위에서 통과된 것 예결위가 삭감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산성동간 도로 개설에 대한 문제점이 다시 제기됐다. 지난해 2004년 도로개설 사업비 27억원이 도시건설위를 통과했으나,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전액 삭감 됐다가 추경예산에서 살아날 정도로 시의회에서 논란이 됐던 이 문제가 요즘 예산심의 계절을 맞아 다시 부각됐다. 최근 시의회 도시건설위는 2005년 사업비로 17억원을 통과시켰으나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비 너무 많이 든다”

청주시 담당 과에 따르면 명암~산성간 도로개설사업은 2001~2008년까지 총 43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그중 현재까지 92억여원이 들어갔고 내년에는 37억여원, 2006년 이후 30억여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직도 300억여원이나 더 들어가야 하는 이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예산낭비성임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98년 사업계획이 수립되고 설계까지 마친 이 사업은 당초 364억원이 소요될 예정이었으나 터널공사가 추가돼 늘어났다는 게 관계 공무원의 말이다. 또 지난해에는 총 사업비가 588억원으로 알려졌으나 감소된 이유에 대해 담당자는 “당초 터널을 2개 뚫을 계획이었으나 교통량을 감안해 1개로 줄였다. 그래서 사업비도 150억원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간에서는 물가상승률과 설계변경 가능성 등을 반영하면 1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는데다 시비 부담률이 높아 가뜩이나 재정형편이 빈약한 청주시에 너무 큰 부담을 주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국회에서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하면서 2008년까지 국비를 주겠다고 명시했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500여억원이면 된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도로개설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시는 또 “명암유원지 교통량 증가 대비, 낭성방면 도로개설로 지역균형발전 도모 등이 있고 산성동 주민들이 눈만 오면 3일씩 고립되는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성옛길보전시민대책위는 지난 9일 “이 사업은 신갈나무 군락과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처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이 지역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산성옛길을 훼손하고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추가예산까지 합치면 1천억원 가까운 사업비가 쓰여져 예산낭비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며 예산 전액을 삭감할 것을 시의회에 주문했다.

한시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

박창재 청주환경련 사무국장은 산성주민들은 겨울철에 “용암동 LG마트 앞~목련공원 부근까지 도로가 개설돼 기존 도로와 이어지는 만큼 이곳을 대체도로로 사용할 수 있다. 사업 계획도 청주 전체의 마스터플랜속에서 수립돼야 한다. 주민 민원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모든 곳의 교통흐름이 100% 원활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곳은 시민들의 문화휴식공간이자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할 가치가 큰데 도로를 만들면 한남금북정맥이 훼손된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대체도로를 사용하는 방법이 낫다. 4차선의 도로가 터널로 들어가서는 2차선으로 좁아지는 것도 사고의 위험이 잔존하고 있다”며 “예산결산위원회에 나가 예산 저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도 높게 말했다.

하지만 시에서는 신갈나무 군락지를 보호하기 위해 터널공사를 하고, 산성옛길도 300m 구간만 훼손될뿐이라고 항변했다. 큰아기바위·의병호소비·장수발자국 등이 있으나 문화재적 가치도 없는데다 공사시점에서 300m 이상 떨어져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중앙문화연구원이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면서 큰아기바위만 전설이 내려오고 나머지는 별로 중요치 않은 것이라고 했다는 것.

명암~산성간 도로개설에 대해서는 지난 2002년 6월 지방선거를 며칠 앞두고 부랴부랴 착공식을 가졌고, 시의원들간에 반대의견이 많이 있었음에도 ‘지역구의원 봐주기’로 의회에서 통과됐다는 등 상당히 말이 많다. 이미 전임 시장이 계획한 것이고 공사를 시작해 한대수 시장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說들도 난무하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조금 더 빨리 가기위해 엄청난 예산과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는 일을 지금이라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향후 청주시의 사업추진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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