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특성화 전략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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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특성화 전략에 ‘올인’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5.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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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은 몸집 줄이기 아닌 경쟁력 강화로

충북대, 충남대와 통합 청주대, 한의대 유치 서원대, 문화컨텐츠 개발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전문대학을 포함, 전국 347개 대학 가운데 87개를 통폐합하는 강도 높은 구조개혁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도내 각 대학들도 구조조정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으나 대개는 비대한 몸집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아닌 교육의 질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구조조정의 방향을 잡고 있어 일각에서는 사실상 구조조정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립대 2007년까지 모집정원 10%감축 의무화
교육부의 구조조정안은 전국 347개 대학 중 경쟁력이 없는 87개 대학의 통폐합 추진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교육부는 구조조정의 활성화를 위해 국립대의 경우 권역별로 ‘국립대 구조개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을 추진하는 2~3개 국립대에 200억원씩 600억원을 길게는 4년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조개혁에 적극적인 대학 또는 전문대학 십여 곳에 최소 20억에서 최대 80억원의 구조개혁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립대학의 경우 2007학년도까지 입학정원을 현재의 10%줄이는 것을 의무화하고 사립대의 경우도 교육부에 방침을 따라줄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대학구조개혁방안은 1996년 대학설립준칙주의로 인해 급격히 증가한 대학의 수와 해마다 줄고 있는 고교졸업생수로 인해 대학이 기본적인 입학정원도 채우지 못하자 이러한 공급과잉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또한 장기적으론 대학간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적향상도 도모하게 된다.

도내 4년제 대학들은 각 대학의 여건과 부합되는 구조조정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충북대는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충남대와 통합성사여부에 따라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틀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충북대 배현덕 기획처장은 “통합을 위한 노력과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양 대학은 신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계획과 함께 세계일류대학을 만들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통합에 따른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통합추진실무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의욕적인 출발을 했다. 하지만 신행정수도 이전이 백지화되고 내부적으로는 구성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답보를 거듭했고, 사실상 통합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배 기획처장은 “통합이 한쪽만 앞서 나간다고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충남대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충북대도 그에 맞춰 통합을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양 대학은 통합으로 가는 것을 대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는 지난 13일 충남대 차기총장이 선출되고 신행정수도 후속대안 발표가 임박함에 따라 통합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다는 계획이다. 배 기획처장은 “통합으로 가기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관계자들은 ‘몸집을 오히려 늘리려는 충남·북대의 통합은 교육부의 구조조정 의지와 상반된다’고 말해 재정적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충북대는 통합논의와는 별도로 자체구조조정안 마련 시급한 실정이다. 우선 교육부에서 국립대학에 제시한 2007학년도 모집정원 10%삭감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충북대는 “현재로써는 정해진 바 없지만 적합한 구조조정안을 모색 중이다”라고 말했다.

   

청주대, “위기를 경쟁력향상의 계기로”
청주대 또한 단기적인 의미의 인력과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은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신모 기획처장은 “청주대는 안정된 재정을 바탕으로 세계최고수준의 교육여건을 제공해 대학의 위기를 경쟁력 향상의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무생산성본부’에 용역 의뢰한 대학발전계획의 결과물이 나오는 데로 대학의 현실에 맞는 구조조정안을 세울 방침이다.

청주대는 지난해 새천년종합전시관을 신축한데 이어 경상대학 아래 부지 2500여평에 총 사업비 170억원을 들여 교양학관(가칭)을 지을 계획이다. 교양학관은 최첨단 교육장비를 갖추고 교수연수실과 실습실,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시설이 낙후된 인문대학 건물을 시작으로 사회과학대, 사범대, 경상대 등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다. 황신모 기획처장은 “리모델링은 외관뿐만 아니라 최첨단 교육기자재를 갖춤으로써 최고의 교육편의시설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드웨어인 교육편의시설의 제공과 함께 교수의 강의능력 및 연구능력 향상을 통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도 모색하고 있다. 황 기획처장은 “청주대는 연구실적과 강의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교수들에게 대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외 저명한 교수를 초빙하기 위한 노력과 교수 임용 시 강의능력에 큰 비중을 둘 계획이다.

대학의 특성화를 꾀하고 있는 청주대는 현재 한의대 유치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황 기획처장은 “청주대는 한의대를 유치하기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한의대 유치가 실현되면 지역에 한방웰빙단지를 조성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지역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또한 고부가가치의 수익사업을 통해 대학의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대는 2005학년도 신입생모집에서 다수의 야간학과와 경쟁력이 없는 학과를 폐과하는 대신 4개의 유망학과를 신설함으로써 당분간 모집정원을 줄일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서원대, 학생중심의 행정조직 개편
서원대는 대학의 특성화와 장·단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학사행정 구조조정을 추진하기위해 지난해 5월 대학발전추진본부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서원대는 2005학년도 신입생모집에서 무용학과와 야간학부의 모집을 중단하고 일부학과를 통합하는 모집단위 조정을 단행했다. 대학발전추진본부장 정해성 교수는 “2006학년도 신입생모집에서도 조정확정안을 2월중에 수립해 학과 의견수렴을 거쳐 4월에 확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해 모집정원의 구조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대대적인 행정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정해성 본부장은 “기존의 행정조직이 취업과 입시마케팅 등에서 미흡한 점을 드러냈고 학생중심적인 업무를 해나가는데 문제점이 있어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팀제로 개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원대는 1개 본부, 5처, 1협력단, 25팀으로 재구성된 행정조직을 통해 신속하고 유연한 행정처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입학취업처 신설로 재학생 취업지원기능을 강화하고 신입생의 안정적 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성과체제를 도입, 구성원들의 명확한 목표설정과 책임한계를 규정하고 조직참여자의 동기유발과 업적평가의 개선 등을 도모해 궁극적으로는 대학의 효율적인 운영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서원대는 지난해 공청회와 심사를 통해 문화 컨텐츠, 건강·웰빙, 사회봉사·NGO 분야를 특성화하기로 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서원대의 대표적인 학문분야로 키우기로 했다.

세명대 또한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은 세워지지 않은 가운데 충북 유일의 한의대를 특화한다는 전략이다. 김태명 기획처장은 “제천 바이오밸리와 연계를 통해 한약 및 BT산업으로의 발전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내 대학들은 대부분 학교의 경쟁력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관해서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실질적인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구성원들 간의 입장차이와 눈치싸움으로 제대로 구조조정을 이뤄내기는 쉽지않을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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