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에 입주하는 순간 지역의 회사가 돼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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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에 입주하는 순간 지역의 회사가 돼 버렸습니다”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5.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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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단지에 매료된 (주)명정보기술 이명재 대표
중부권 대표 컴퓨터 회사로 수리·복구 분야 세계사장
   
2003년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입주한 (주)명정보기술(대표 이명재)이 지난해 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본 회사와 접촉할 당시 일본 측은 이미 미국의 유명 기업과 협상을 진행중이었다.

명정보기술이 국내 최고의 데이터복구 업체이기는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아직도 이름이 생소한 기업이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계약은 미국업체에 돌아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일본 측이 명정보기술을 방문한 뒤 전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고 명정보기술은 동남아에 이어 경제 수준이 우리 보다 높다는 일본에 까지 국내 기술을 전파하게 됐다.

이명재 대표는 “물론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오창 단지에 위치한 회사 환경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주변 여건, 일하기 좋은 쾌적한 환경에 일본 업체 관계자들이 연이어 감탄사를 쏟아냈다. 오창이 우리나라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잇는 경제권역의 중심적인 지리적 위치를 갖고 있다는 점도 크게 부각됐다고 본다”

당시 이 대표는 일본측 관계자들에게 회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설명하는 것과 함께 명정보기술이 입주한 오창산업단지를 각인시켰다고 한다. 회사 3층 로비에서 밖을 내다보면 중부고속도로가 한 눈에 들어오고 청주국제공항도 불과 5분 거리다. 여기에 기업하기 좋도록 조성된 단지는 세계 유수 기업들이 부러워 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오창, 한마디로 기가 막히다. 일본에 간다고 생각해 봐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려면 적어도 5시간 전에는 청주에서 출발해야 한다. 비행시간은 불과 1시간 30분. 하루 온종일 이동하는 데에 허비해야 한다. 그러나 청주공항을 이용할 경우 적어도 4시간은 절약할 수 있다. 그만큼 경쟁력이 확보되는 셈이다”

국내 물류, 중국 공략도 오창이 최적지
명정보기술은 일본 진출 이전부터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기술을 수출 하고 있었다. 이들과 세계 데이터 복구 연합(World Data Rrcovery Alliance)을 구성해 지난달에는 오창에서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적어도 아시아지역 데이터 복구와 수리 서비스 분야에서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상해에 지사를 설립해 시장성이 가장 높다는 중국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여기에도 오창단지의 위력이 발휘되고 있다.

“중국지사 회의는 주로 주말에 이뤄진다. 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3시쯤 공항으로 출발한다. 출발에서 공항 수속, 탑승에 이르기 까지 불과 17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몇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인천공항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비행기를 타고서도 상해까지 1시간 40분, 중국이 우리보다 한시간 빠르지만 그래도 상해에 도착해 지사 직원들과 충분한 회의를 하고 저녁식사 까지 여유가 있다. 시간상으로 서울가는 폭 밖에 되지 않으니 외국이 아니라 가까운 지방에 출장을 간 기분이다.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청주에 도착해 휴일을 가족과 보낼수 있느니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어디 있겠는갚
이 대표는 수도권 업체들과 조목조목 비교하기도 했다.

“오창 이라니까 서울에서 꽤 먼 지방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거리로 봐도 110km에 불과하며 시간상으로도 빠르면 1시간 30분이면 가능하다. 항공기 이용 뿐 아니라 경부와 중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있어 물류 면에서도 전국 최고 조건이다. 여기에 충북도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니 외부 손님들이 회사를 방문할 때 한결같이 ‘우리도 여기서 사업하고 싶다’라는 말을 되뇌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수도권이 아니라 정보에 뒤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초고속인터넷이 농촌 구석구석까지 구축된 상황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

   

오송분기역 R&D특구 포함도 당연한 일
이 대표의 오창단지 예찬론은 오송분기역과 R&D특구 문제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중부권 첨단산업 벨트를 아산과 천안, 오송·오창, 대덕을 잇는 지역이라고 보고 있다. 잘 육성하기만 한다면 이 지역을 미국의 ‘테크노밸리’ 처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대덕이나 아산·천안에 비해 오창과 오송이 보조적인 지역 처럼 보이지만 늦어도 10년 후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덕은 중심이 연구기능에 치우쳐 있고 아산과 천안은 수도권의 영향에서 제 빛을 내기 어렵지만 오송과 오창은 중부권 중심 첨단 산업단지로 발전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기업인으로서 주제 넘는 얘기일지는 모르지만 오송분기역이나 R&D특구 포함 문제도 정치논리가 개입되지 않는다면 당연한 결론에 도달한다. 국가균형발전이니 지방화니 하는 말은 당장의 현실 보다 몇 십년 후를 내다 보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몇 십년 까지 가지 않더라도 오창단지가 2~3년이면 최고 수준으로 활성화 될 것이고 앞으로 5년이면 오송단지로 힘차게 돌아가지 않겠나. 오송분기역이나 R&D특구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검토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오창단지에 컴퓨터나 통신 관련 기업이 많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보통신 기업이 첨단산업단지라는 이름에 맞게 더 많이 입주했으면 좋겠다. 컴퓨터 부품이나 LCD관련 업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결국 오창단지도 활성화 속도에 맞춰 확장되리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꿈이 오창에서 실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3년 안에 주력업종 바꾼다
생산과 마케팅 중심 전환, 복구ㆍ수리 서비스는 해외로
(주)명정보기술의 핵심 사업은 데이터복구다.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는 명정보기술은 이 분야에 있어서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재 대표는 주력업종을 데이터복구에서 생산과 마케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자동백업기능을 탑재하고 메모리디스크를 이용한 산업용과 전문가용 고급 컴퓨터를 생산하고 있고 LCD모니터도 ‘네트피아’라는 독자 브랜드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매출 120억원중 생산과 판매가 50억원을 차지하는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명정보기술의 주력업종 변경은 이미 본 궤도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삼보와 현주컴퓨터가 몰락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IT업체는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명정보기술은 이미 3년 안에 주력업종을 바꿔야 한다며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복구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복구와 수리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로 연관 업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데이터 복구와 수리 분야에 집중하다 보니 양질의 고객도 많이 확보돼 있고 생산과 판매에도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조립 PC는 소모품 처럼 대중화 돼 있지만 부가가치가 많이 낮아져 공략할 틈이 사실 없다. 명정보가 쌓은 노하우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산업용 PC와 LCD모니터 생산과 마케팅이며 이를 바탕으로 중부권 최고의 컴퓨터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데이터 복구와 수리 분야는 동남아시아에 이어 그 본고장인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1일이 창립 15주년 기념일이다. 이에 맞춰 ‘2010 비전’을 수립했는데 주력업종 전환과 함께 미국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에 기술수출을 하며 얻는 수확이 우리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다. 미국 상위업체 수준이거나 그 이상에 이미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기술력과 함께 납품 기일을 정확히 맞춘다거나 고객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부가적인 부분도 만반의 준비가 다 돼 있고 특히 시장 공략의 핵심인 가격경쟁력도 충분하다. 데이터 복구와 수리 분야는 자재나 설비 부담이 없기 때문에 마진으로 따지면 100%에 가까운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지난 15년간 쌓은 노하우로 기존 미국 시장의 50% 수준의 가격 서비스도 가능하다”

명정보기술은 올해 미국지사 오픈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2010 비전에 따라 5년 이내 복구와 수리서비스 분야 세계 최고 기업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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