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한성항공 날개 달고 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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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한성항공 날개 달고 날 준비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5.06.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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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제주 취항 앞두고 파격가에 시민주 100억 공모
지난해 ‘사기성’ 우려 불구 발 빠른 市 대처 상생효과

국내 최초 민간저가항공사인 (주)한성항공과 청주시의 ‘밀월’이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건교부로부터 부정기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발급받은데 이어 기장과 정비사 등에 대한 교육도 태국 방콕에서 이미 마쳤다.

공항 내 발권시설 등의 설치도 완료했으며 다음달 1일이면 청주-제주,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될 프랑스산 ATR-72기가 청주공항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또한 한성항공은 21일 투자 설명회를 갖고 400억원 규모의 일반주 모집에 나서 이중 100억원은 청주·청원 주민을 상대로 다음달 1일 까지 시민주로 공모한다.
이제 승객을 태우고 하루 두차례 제주로 날아가기만 하면 되는 셈이다.

   
▲ 21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성항공 투자 설명회.
한성항공의 취항은 국내 최초 지역저가항공 탄생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청주시가 지난해 3월 8일 업무협약을 통해 동반자가 됐고 그 결과 시민주에 대해서는 전국주 한 주당 35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1500원에 공모하게 되는 인센티브를 제공받게 됐다.

청주공항의 활성화와 지역 관광산업 발전, 고용증대 등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며 항공기에 직지 문양의 로고를 새겨 넣어 하늘을 오가며 청주를 홍보하는 등 ‘한성항공=청주’라는 이미지 상승 효과도 꾀하게 됐다.

청주시 얻을 것 다 얻었다
지난해 초 한성항공의 전신인 충청항공이 저가항공기 운항을 하겠다고 할 때만 해도 다소 허황되게 받아들여졌던 게 사실이다.
국내 항공운송 업계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항공사는 생소할 수 밖에 없으며 사업이 지지부진 차질을 빚으면서 사기성이라는 의문도 제기됐었던 것이다.

반신반의하던 이같은 시각으로 인해 당시 충청항공은 충북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지 못했고 일각에서는 제주에어와 빗대며 충청항공의 편을 들기도 했다.
(주)제주에어는 법정자본금 50억 전액을 제주도가 출자하고 나머지 필요한 자금을 도민주 공모로 조달키로 하는 등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

결국 한성항공(당시 충청항공)은 지난해 3월 청주시와 업무 제휴 추진 협약을 체결, 시와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한성항공과 청주시가 체결한 협약에는 ▲지역항공사 설립에 따른 행정지원 ▲항공기 도입 및 외자유치에 따른 행정지원 ▲항공사 홍보 및 외국인 관광객 유치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업무 협약에 따라 행정구역상 청원군인 청주공항내 사무실을 사용하던 한성항공의 법인 주소도 청주문화산업단지로 변경했으며 항공기 등록세를 면제해 주는 등 지원이 시작됐다.

청주시 입장에서는 제주처럼 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도 지역저가항공 취항에 따른 각종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되는 최상의 결과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도 한성항공과 업무 협약 체결 과정에서 적잖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사례를 찾을 수 없고 사업 성공에 대한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선뜻 청주시의 이름을 붙이기가 부담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는 한성항공과 파트너쉽을 형성했고 그 성과가 다음달이면 가시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사업이 잘못됐을 경우 어떻게 수습하려느냐는 우려도 많이 들었다. 심하게는 사기 당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질책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기업을 유치해도 각종 행정적 지원을 하는 마당에 국내 최초 지역항공사에 대해 재정손실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지원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잘 되고 있으니 시로서는 적절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저가항공 성공 주식공모가 판가름
항공기 도입 일자가 확정되고 취항의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면서 최소한 한성항공의 무난한 출범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어졌다. 아울러 사업추진 초기 제기됐던 사기성 의혹도 말끔히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한성한공은 이제 시작의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한성항공이 제시한 운영계획에 따르면 다음달 ATR72기 한대로 청주-제주, 김포-제주 노선을 취항한 뒤 오는 12월 2대의 여객항공기와 1대의 화물기를 추가로 도입, 일본과 중국, 대만 등 근거리 국제노선도 취항한다.

또한 오는 2009년에는 여객기 5대와 화물기 3대 등 8대의 항공기를 운용키로 했다.
결국 초기 투자가 필수적이며 이에 따른 자금 조달이 원할히 이뤄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성항공의 자본금 55억원으로 항공사를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400억원 규모의 전국주를 공모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당장 12월 항공기 추가 도입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그 첫 번째 관문이 주식공모인 셈이다.

시민주 규모를 놓고 한성항공과 공모 주관사인 굿모닝신한증권, 청주시간에 실랑이가 오갔던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는 풀이다.
당초 한성항공은 절반 값도 안되는 시민주의 규모를 늘리는 것을 꺼려 30억원선으로 제시했고 청주시는 100억원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100억원의 시민주 규모는 액수의 중요성을 떠나 한성항공의 앞날을 미리 예견해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주식공모 설명회에서도 시민주 규모를 100억원으로 제시한 만큼 공모 결과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경우 한성항공이나 청주시 또한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100억원 공모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본다. 항공사 측이 당초 제시한 30억원은 전체 공모주 400억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사업이 성공한다는 전제라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지역에 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어떤 지원 하나
시는 한푼의 재정 지원 없이 한성항공의 후원기관(?)으로 동반자 관계를 맺은 만큼 지난해 체결한 업무 협약에도 명시돼 있듯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우선 시급한 것이 항공사의 홍보다. 당장 다음달 계획된 취항을 위해서는 충청권 뿐 아니라 남부 수도권, 영호남권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한성항공의 마케팅에 지자체로서 청주시가 힘을 보탠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시로서도 그 위상이 높아진다.

특히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외자유치다. 한성항공이 근거리 국제선을 취항하는 항공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400억 규모의 전국주 공모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결국 전국주 공모를 통해 발판을 마련한 뒤 도약하기 위해서는 외자유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며 여기에 시는 큰 힘이 돼 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외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항공사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이겠지만 시가 돕고 나선다면 그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음달 항공기가 청주공항에 들어오고 본격적인 운항에 나서는 만큼 시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항공사 운영에 할 수 있는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항공사는 청주공항과 지역경제 활성화, 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함으로서 상생의 관계를 정립해 나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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