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바람처럼 머물길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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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바람처럼 머물길 원해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5.08.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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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이무아씨가 ‘무아공방’낸 사연
오창의 빈집 대청마루에 반해 10년전 제2의 고향삼아
도예가 이무아(43)씨는 최근 용암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무아공방’을 열었다. 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하고, 일본동경 가마미술대학원에서 조형학과 무사시노 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그는 10여년전 아무 연고도 없었던 청주와 인연을 맺게 된다.

   
▲ 이무아씨.
“오창 석우리에 작은 빈집이 났다는 소문을 듣고 내려갔죠. 폐가나 다름없었는데, 먼지가 소복히 쌓인 대청마루가 한눈에 들어왔어요. 걸레질을 훔치며 어찌나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탁트인 대청마루에 안자 사람들이 쉬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상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때, 이러한 에너지를 담아내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그후 이씨는 곧장 시골마을로 달려와 작은 텃밭을 일구고, 동네분들과 친분을 나누며 인생에서 ‘가장 느리게 가는 시간’을 만끽했다고 한다.

일본 유학생활을 하며 분주했던 마음과 육신에게 휴식을 선사했던 셈이다. 물론 그의 작업 테마도 ‘에너지’를 풀어가는 것으로 정했다. 일본유학때는 대형 도자설치 작업을 주로 했는데, ‘자연’을 접하며 그의 작업도 180도 전환한 것. “어느날 텃밭을 봤는데 들풀이 끊임없이 자라는 거예요. 뽑아도, 뽑아도 일정한 질서를 갖고 솟아나는 들풀을 보며 강한 생명력을 느꼈죠. 도자에 들풀로 그림을 그려넣은 것도 그 이유였죠. 살아있는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어서요.”

여하튼 이씨의 행보를 뒤따라 많은 후배들이 오창에 정착했고, 지금은 ‘작은 예술부락’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한 이씨는 “예술가는 작업이 직업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벌여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번에 그의 ‘대청마루’를 도시 한복판인 용암동에 펼쳐놓은 것도 그 이유다. 이씨는 “무아공방은 바람처럼 사람들이 머물고, 즐겁게 놀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직접 인테리어를 하며, 정성을 쏟았다. 도자기 , 나무, 돌, 쇠, 아크릴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재료들을 배치해 멋진 공간을 창조했다.

또한 공방이라면 수강시간이 정해져서 타이트하게 움직이기 마련인데, 수강시간도 없고 다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니까 자유롭게 방문하면 된다고 한다. “수강생들도 시간의 자유와 각자의 사정이 있는데 시간으로 구속하고 싶지 않아요. 자유롭게 와서 작업하고, 차한잔 마시며 ‘쉬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 무아공방내 전시된 이무아씨의 도자기.
사실 그의 작업장은 오창면 성산리에 위치하고 있다. ‘장작자마 소성을 하는 작갗라는 말하는 그는 일년에 4차례 가마에 불을 지필때는 지인들을 초청해 작은 파티를 연다. 그는 벌써부터 “수강생들과 장작가마 체험, 전국의 박물관 탐험등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아공방은 아트샵이자,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이씨는 9월에 서울 밀알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잡혀 지금 한창 바쁘다고 했다. 그는 오창에서만 5번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60여번 참여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예술가는 시간만 흘려보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공부하고, 수련하고 열심히 작업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공방은 월·화요일은 이씨가, 그리고 수·목요일 그의 아내인 최미애씨가 지킨다. 이씨부부는 홍대 재학당시 선후배 사이로 만났다고 한다. 이부부가 만들어갈 소소한 공방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무아공방 www. emooar.com ☏ 288-8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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