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저지 밀사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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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청원 통합 저지 밀사가 움직인다?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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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일부 인사에 의혹의 눈초리

최근 청주 청원통합을 저지하기 위한 밀사(?)가 암약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많은 억측들을 만들어 냈다. 이미 청주 청원하나되기운동본부도 이를 감지했고 일부 언론이 확인취재까지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밀사는 현재 반대여론을 확산시키는 청원군의 일부 지방의원과 이장단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통합에 반대 내지 미온적인 충북도의 고위 관계자와 연관돼 거론되고 있다. 충북도의 지시를 받아 움직인다는 것이다.

“지금 내 나이가 몇인데…”
이와 관련해 지역의 알만한 인사가 얼마전 국회 이용희의원을 찾아 ‘충북도의 방침’이라며 통합불가론을 전달했다는 구체적 얘기까지 거론됐다. 국회 행정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용희의원은 청주 청원통합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Q씨와 이용희의원실에 확인한 결과 두사람이 만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Q씨는 “개인적인 일로 서울에 갔다가 인사차 들렀다. 이 자리에서 이의원이 청주안부를 묻길래 통합에 대해 대략 얘기한 것으로 기억된다. 내가 통합반대논리를 폈다는 얘기는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원칙적으로 통합에 찬성한다. 다만 지금의 갈등 분위기를 우려해서 이를 이의원한테 말한 것 뿐이다. 모두가 공감하는 화합적인 통합이어야 하는데 현재는 몇 사람에 의한 물리적 강제통합의 성격이 짙다. 그래서 우려를 표명했다. 지금 내 나이가 몇인데 누구 지시로 움직인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용희의원실의 얘기는 다르다. Q씨의 논지는 처음부터 통합 불가론이었다는 것이다. 이곳의 한 관계자는 “그 분이 연세가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보수적이었고 통합반대 입장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는 이용희의원님과 무관한 얘기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충북도의 관계자는 “문제의 밀사설에 대해 이미 들었다”면서 “그런 얘기가 어디 가당키나 한가. 한 마디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누가 충북도를 팔고 다니는 지는 모르지만 이런 말이 나도는 것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향후 이용희의원 역할에 시선집중
전후과정의 사실여부를 떠나 이용희의원의 운신은 사실 통합과 관련해 큰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주민투표를 거쳐 통합안이 결정되면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국회 행자위원장인 이의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회 이용희의원실은 이의원이 통합에 비판적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이의원님은 청주 청원통합에 많은 우려를 나타낸다. 이로 인해 통합반대론자로 비쳐지는 것같은데 결코 아니다. 사회적 추세인 행정통합에 대한 당위성엔 공감하지만 타 시 군 즉 충북 전체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 다른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얼마전 제주도에서도 확인됐듯이 통합은 이젠 대세다. 주민들이 원하면 그렇게 가는 것이다. 만약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절대적이면 국회도 당연히 통합을 의결해야 한다. 이 점에 있어선 결코 이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석에서 통합의 문제점을 자주 지적해 온 이용희의원은 얼마전 충북도와 가진 도정협의회에서도 통합에 대한 신중론을 펴 본인의 입장을 그대로 드러냈다. 때문에 도내 정가에선 앞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설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 본다. 한 관계자는 “일단 주민투표가 찬성쪽으로 나오면 흐름은 어차피 통합으로 간다. 이 과정에서 모든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려면 이용희의원을 비롯한 행자위소속 의원들에 대한 진솔한 설득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모르고 투표해도 민심은 민심
열린우리당 노영민의원(청주 흥덕 을)은 역시 관건은 주민의사라고 밝혔다. 노의원은 “현재 청원군 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 만약 청주시와 청원군 양쪽 모두의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면 국회는 이를 중시해 결론을 내릴 것이다. 진정 통합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 후의 모든 마스터 플랜을 제시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 “국회상정은 어차피 상임위에서부터 여 야 합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정인의 성향은 큰 문제가 안 된다. 현재 국회에서도 일반적인 대세는 통합쪽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청주 청원통합과 관련해 무슨 절차니 공무원개입이니 선거법위반이니 하며 말들이 많은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처음부터 이런 소모적 논쟁으로 시간을 까 먹더니 여전히 그 타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지역의 현주소를 보는 것같아 안타깝다. 핵심은 역시 주민의사다. 지금 일부에서 주민들이 통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발목을 잡는데, 이거야 말로 아전인수적 발상이다. 이미 주민들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지난 10년을 끌어 온 사안인데 왜 모르겠나. 설령 모르고 투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것도 결국 민의, 민심이다. 주민들에게 완벽하게 이해시키고 투표를 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독선이다.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잘나면 잘난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똑같이 한표를 행사해 다수의 의사에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 아니냐. 하루 빨리 주민투표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지금 기득권자나 이해당사자들이 두눈 부라리고 덤벼드는 것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철저하게 당사자인 시민과 주민들의 의사에 맡겨야 앞으로 탈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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