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3]도의원 비례대표에는 뜻 있으나 선출직에는 나서는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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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3]도의원 비례대표에는 뜻 있으나 선출직에는 나서는 사람 없어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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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계의 가장 큰 관심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1순위를 여성에게 줄 것인가다. 그외에도
선거제도는 제도대로 바꾸되 마땅한 인물을 찾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과제다. 여성계에서는 여성후보를 가능한 많이 내고 전여성의 힘을 모아 밀어주자는 것이 묵시적으로 통하고 있지만 인물난에 봉착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몇 몇 여성단체에서는 현직 임원이 출마할 경우 겸직허용이 안돼 사퇴하도록 못박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 점에 대해 논란이 많다. 한 쪽에서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적극 권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사퇴하고 나가라는 것에 대해 찬·반 양론이 많은 것. 겸직반대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본업과 의정활동을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고 하지만, 반대파들은 이런 점이 여성의 의회 진출을 막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도내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할 뜻을 비추는 여성은 2선인 최광옥 의원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최의원에게 2선의 경험을 살려 도의원으로 나갈 것을 권하지만 본인은 “당에서 공천을 해줄 것인지 의심스럽고 돈문제도 걸린다”며 내심으로는 시의원 3선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비췄다.
그러나 청주시 이외 지역에서는 기초의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별로 없다. 도의원 쪽에서는 지난 6월 8일 시행된 충북도 광역의원 제2선거구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정지숙(전 충북도 공무원)씨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고 민주당 충북도지부 여성위원장인 양재옥(현대약국 약사)씨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양씨는 “내가 민주당 활동을 하는 것은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봉사 차원이다. 의약분업 이후에는 약국을 비울 수도 없고 바빠 정치 쪽에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며 비례대표에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금년에 당에 입당해 경력도 짧고 당의 기여도도 낮아 그런 기회가 주어지겠느냐”며 주더라도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씨는 충북도 여약사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데다 6대 지방선거 때도 거론돼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빠지지 않고 꾸준히 이름이 나온다.
반면 말은 안하지만 도의원 비례대표에는 나올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게 여성계의 분석이다. 지난 6대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로 나왔던 최미애 충북여성민우회 자문위원(민주당충북도지부 자문위원)도 사람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 전 대표는 “당에서 비례대표를 준다면 할 용의가 있지만 과연 줄 것인가가 의문이다”고 말해 비례대표에 응할 뜻을 내비췄다. 지난 선거에서 자민련 비례대표로 출마하려다 그만 둔 신영희 청주YWCA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주변에서 는 나갈 것을 권하는 분위기이나 본인은 고사하고 있다.
/홍강희 기자




청주시의회 최광옥 의원
인터뷰/ 청주시의회 최광옥 의원 “여성의원이 3~4명만 돼도 여성의 힘 발휘할 수 있다”
청주시의회 최광옥 의원(모충동)은 충북의 유일한 여성의원이다. 시의원과 도의원을 통틀어 여성의원이라고는 최의원 밖에 없어 그에게는 항상 ‘유일한 여성의원’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난 5대 지방선거 당시 모충동에서 출마해 바람을 일으키며 당선된 그는 6대 때도 무난히 의원 뺏지를 달았다.
모충동에서 음악학원과 어린이집을 오랫동안 운영했고, 서원대 음악교육과 총동문회 부회장 및 청주여상 총동문회 부회장을 역임한데다 현재 충북여중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등 나름대로 모충동을 ‘꽉잡고’ 있는 최의원은 여성의원 숫자가 늘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중 한 명이다. 시의회에 여성의원이 3∼4명만 있어도 여성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그의 논리다.
“일을 해보면 여성들이 더 정직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이다. 이런 여성들이 의회로 많이 진출해 힘을 합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예를 들어 청주시의회가 상고파, 청고파, 공고파 등으로 갈려 비합리적인 일에 ‘의리’를 앞세워 뭉칠 때 여성의원 숫자가 어느 정도 되면 이들 마음대로 안될 것이다. 의회에서는 의원 머릿수로 결정되는 일이 많은데, 그동안은 나 혼자라서 남성의원들의 세력화에 저항하기가 역부족이었다.”
이를 테면 여성의원들이 웬만큼 있으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학연으로 뭉치치 않는 ‘장점’을 발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여성으로서 당선되기까지가 힘들었지 의회에 들어가고 나서는 ‘홍일점’으로 프리미엄도 붙고, 집행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줬다는 최의원은 남성들이 동문끼리 뭉치며 왕따시킬 때 여성의원으로서의 비애감을 가장 많이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현행 선거방식인 소선거구제가 계속된다면 여성들이 출마하기가 힘들 것이라며 “여성들은 조직이 없고 돈이 없어 소선거구제에서 당선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을 뽑으므로 지역유지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시의원에 출마했던 여성 후보가 선전하다 선거 막판에 돈 많은 남성 후보에게 밀린 사례가 있다. 그래서 여성들에게는 중·대선거구제가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요즘 여성후보가 없다는 시중의 여론에 대해서는 “의원상을 너무 높게 정해놓을 필요가 없다. 남성후보들은 철저한 검증 없이 출마하는데 여성들에게는 왜 그렇게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는가. 여성후보는 누구 누구라고 이름만 거론되면 그 사람을 깎아내리는 것이 관례가 됐다”며 내년 지방선거에는 용기있는 여성들이 많이 출마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선거운동 할 때 동네 아주머니들이 힘내라며 파이팅을 외쳐주고, 어머니회원들이 발벗고 도와줘 여성들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며 여성들이 뭉치면 여성의원을 많이 탄생시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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