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져야 할 때 책임질 줄 알고 정말 일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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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져야 할 때 책임질 줄 알고 정말 일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03.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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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 3계명 “이런 사람이 뽑혀야”
① 실력은 둘째, 그보다는 인간성과 신념이 먼저
② 책임져야 할 때 의연하게 책임질 줄 알고 
③ 정말 열심히 일할 것같은 후보를 골라야


   
각 정당이 본격적인 공천심사에 돌입함에 따라 후보자의 윤곽도 점차 가시화될 조짐이다. 후보결정에 있어 당초 약속과는 달리 경선보다는 전략공천 쪽에 비중이 실림으로써 이로 인한 공정성시비도 그 어느때보다 우려되고 있다. 현재 각 정당은 경합이 치열한 특정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선거구에 대해선 여론조사와 공천심사위의 간택을 거쳐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굳힌 상태다.

정당의 한 관계자는 “자치단체장이나 기초 광역의원 할 것없이 모두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한다면 당과 공천심사위의 부담을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럴만한 인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게 해 봤자 당에 크게 도움될 것도 없다. 이건 당의 전반적 선거전략 상으로도 안 된다. 본선에 가기도 전에 예선에서 힘을 소진한다면 결국 우리만 손해다. 물론 상품 가치가 있는 몇몇 지역에 대해선 경선을 치를 것이다. 경선을 제대로 된 이벤트로 승화시킬 경우 여론조성이나 홍보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출마예상자들도 이 점을 똑바로 알고 앞으로 과정에 대해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공천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곳곳에서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높은 지지도에 편승해 출마자들이 대거 몰린 한나라당의 고민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대한민국 풍토에서 아무리 공정한 과정을 치른다고 해도 공천을 못받은 사람들이 쉽게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한 관계자의 반문이 이런 속내를 잘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정당지지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향후 공천 후유증의 여파에 따라 정당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오는 5·31 지방선거에서 과연 누구를 뽑아야 하느냐의 담론(談論)은 요즘 사석의 최고 단골 메뉴가 되고 있다. 우리 지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누구 누구는 절대 안 된다는 식의, 아예 특정인을 겨냥한 불가론마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시중의 여론을 정리하면 대략 3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실력은 둘째, 그보다는 먼저 인간성과 소신이 중요하다는 것과, 책임져야 할 때 당당하게 책임질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일을 열심히 할 것같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5·31 지방선거 3계명으로 포장돼 나돌기도 하는데, 어쨌든 이번엔 제대로 뽑자는 취지에 공감의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이다.

지역의 한 유지급 인사는 자신도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꼭 이 말을 한다면서 언론의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솔직히 선거 때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평소에 늘 느껴 왔던 점을 투표로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충북같은 경우는 특히 그동안 특정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정말 앞장서 책임지려는 사람들이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 한가지 예를 든다면 요즘 들어 충북이 정부로부터 푸대접을 받는다고 난리들인데 누구하나 책임있게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보니 지역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사람이 충북을 대표하는 인사로 둔갑하지를 않나 검증되지 않은 인사가 어느날 갑자기 지역의 어른으로 행세하지를 않나, 이런 한심한 일들이 많이 일어 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요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이번엔 일하려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말을 특히 많이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분명히 어느날 갑자기 튀어 나온 말은 아닐 테고 그동안 쭉 느껴왔던 것에 대한 소망일 것이다. 5월 지방선거가 꼭 그런 방향으로 치러졌으면 좋겠다. 단순히 정당의 지지도나 공천 프리미엄에 의존해 자격없는 인사가 선택된다면 우리는 또 앞으로 4년간 후회와 상실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개인적 바람은 지역을 위해 뭔가 일도 저지르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씩씩하게 책임지려는 그런 인물이 선택받았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큼은 정말 일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말은 요즘 특히 시중에서 많이 거론되는 것으로, 이미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다. 이에 대해 남기헌 충청대교수(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유권자의식이 그만큼 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남교수는 “사실 5월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충북이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확정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등 갖가지 호재로 큰 계기를 만나고 있는데 여전히 행정기관의 움직임은 민첩하지 못하다. 지난번 청주·청원통합 논란의 과정에서 이런 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남들은 저만치 앞서가는데 우리는 기득권에만 집착하며 밥그릇 챙기는데 급급하다. 지방자치를 잘한다고 언론이나 책자에 소개되는 지역을 가 보면 분명히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 충북도 이젠 정신차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리더부터 잘 뽑아야 한다. 조직의 책임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적당히 처신하면서 인기에만 영합하거나 결정적일 때 발을 쏙 빼고 시간을 버는 이런 이미지형이나, 관리형 자치단체장은 더 이상 충북의 미래를 책임지지 못한다. 행정구역 개편이 논의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역의 경쟁력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그래야 살아 남는다. 공직사회의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줄 그런 인물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최근 충북지역에서 사업을 시작, 도내 행정기관과의 접촉이 많다는 한 기업인은 본보에 격정적인 말을 쏟아 내며 5월 지방선거의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솔직히 나는 충북의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변했으면 한다. 기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내 경험상 시각이 가장 낙후된 곳이 충북이다.

기업인들을 너무 힘들게 한다. 말 한마디면 해결되는 일도 서류를 요구하며 시간을 질질 끄는 게 충북이다. 우리 기업인들이 바라는 것은 일단 가능한 사업이라고 판단되면 공무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일을 진행하고 자문해 주라는 것이다. 우리도 불가능한 사업이면 처음부터 고집하지 않는다.

얼마전 충청리뷰에 전라남도 장성군이 소개된 것으로 아는데, 충북 공무원들은 거기에 꼭 한번 가보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곳 장성군은 물론 함평군, 여수시 등이 어떻게 변했고 또 공무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체험하길 바란다. 5월 지방선거를 통해 제발 바람직한 도지사, 인정받는 시장 군수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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