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지사 선거,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
상태바
충북도지사 선거,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04.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나라당 대 세론, 한범덕 필승론의 배경
한범덕-정동영 관계, “글쎄 모르는 게 낫지 않을까”

여당이 천기누설 운운하던 정우택 정치자금법 족쇄는 불발?

충북도지사 선거와 관련된 각종 여론조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직까지는 이변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상 대결에서 한나라당의 정우택 한대수 예비후보가 항상 월등히 앞서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한범덕후보가 15~20% P 안팎의 차이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다만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면 항상 3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민노당 배창호후보로, 본인의 후보 지지도가 정당지지도를 앞섬으로써 5·31 지방선거에서도 다른 시·도에 비해 민노당 강세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정당지지도와 각 후보별 지지도 차이를 감안한다면 충북도지사 선거만큼은 한나라당 승기가 이미 가시권으로 다가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정우택 한대수 누구를 내세워도 현재로선 열린우리당 한범덕을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처음부터 줄곧 대세론을 앞세웠던 한나라당 후보들은 5월 31일 본선보다는 오는 1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리는 예선 즉 당내 경선에 더 신경쓰는 분위기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누가 나가도 열린우리당 후보를 압도할 것이다. 당내 경선을 제대로 이뤄내면 한나라당과 후보들에 대한 인지도 및 지지도는 더 올라간다고 확신한다. 당 대 당 대결은 이처럼 이미 결론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 남은 과제는 과연 누가 한나라당 간판을 거머쥐느냐는 것이다. 우리로선 이것이 더 조바심난다”고 말했다. 정우택 한대수 캠프의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16일 경선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시인했다.

실제로 2002년 대선처럼 극적인 반전이 없으면 오는 5·31 지방선거의 충북도지사 선거는 결과가 뻔하다. 정당 지지도와 후보지지도 모두 한나라당에 크게 되지는 열린우리당으로선 아무리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해도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조짐이다.

정상적인 사회의, 정상적인 여론형성일 경우 선거가 한달 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과 후보 지지도 격차가 15% 포인트 내외로 벌어지면 이를 역전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당연히 무리다. 게다가 지금의 한나라당 대세론은 17대 총선이후 2년간이나 지속될 정도로 국민들에게 확고한 ‘정서적 근거’를 제공해 왔다. 대세론이 쉽게 바뀌거나 크게 변질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쪽의 반응은 오히려 자신만만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도지사 선거만큼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고, 또 그 근거를 확실히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지방선거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노영민의원(청주 흥덕)을 “다른 선거는 장담할 수 없지만 도지사 선거는 꼭 우리가 이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그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이 말이 틀리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당연히 열린우리당에선 한범덕 필승론을 들고 나오며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한범덕 필승론의 논리적 근거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도, 나타난 것도 없다. 다만 한 후보 캠프의 종사자들 사이에선 대체적으로 다섯 가지 이유를 내심 공유하고 있다. 우선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판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한범덕을 인간적으로 ‘씹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는 한범덕씨가 열린우리당행을 택했을 때 나타난 주변 여론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다 좋은데 왜 하필 열린우리당이냐”는 안타까움을 주로 표했다.

두 번째 이유는 도내 공직사회가 역시 다른 후보에 비해 한후보에게 우호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방의 경우 여론형성에 있어 공직사회와 그 종사자들의 영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한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한범덕후보의 마니아들이 지역사회에 폭넓게 포진한다는 것으로, 정당구도를 떠나 자발적 지지층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 한범덕 마니아들은 선거캠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중엔 초 중 고 동창생들도 다수 눈에 띈다. 당초 한범덕 지지자들은 도지사보다는 청주시장 출마를 강력히 주문했었다.

네 번째 이유는 바이오 충북건설의 십장(什長)인 이원종지사의 후계자적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이는 한범덕후보가 도지사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도 특별히 강조했던 것으로, 이지사의 임기 내내 부동의 지지율을 유지시키던 표심을 한후보가 얼마나 자기쪽으로 가져 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보다는 선거가 임박하면서 정계은퇴와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원종지사가 과연 한범덕후보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가 더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지사의 평소 스타일을 감안, 공개적 지지보다는 우회적 화법을 사용하거나 혹은 향후 입지를 의식, 아예 접근조차 안 할 것이라고 예단하기도 한다.

여당이 내세우는 한범덕 필승론의 다섯 번째 이유는 한후보가 당 수뇌부와 누구보다도 가깝다는 점, 때문에 지역현안이나 숙원해결에 유리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특히 절친한 친구관계인 정동영 당의장과의 관계를 높이 사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도 많다. 현재의 정국 분위기라면 정동영효과보다는 정동영 역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충고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를 만나면서 정동영의 정자도 입에 올리지 말라는 주문이 한후보에게 가해질 정도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여론이 호전되고 그 핵심에 정동영이 부각된다면 한범덕-정동영의 함수는 예상 외의 약발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범덕 필승론과 관련해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어느 누구도 사실 여부를 확인해 주지는 않지만 당의 일각에선 한범덕 필승론과 한나라당 정우택후보의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을 연결지어 해석하려는 기미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정우택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 가상 시나리오인데, 현재로선 그 효과가 불발로 그칠 공산이 크다.

정우택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지난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캠프의 핵심이던 한나라당 신경식 전 의원(청원)으로부터 송광호(제천 단양), 원철희 전 의원(아산) 등과 함께 1000만원씩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된 전력이 있다. 이 사건을 놓고 열린우리당이 천기누설 운운하며 도지사선거전에 적절히 활용할 속내를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선 한 때 시중에까지 소문으로 나돌았으나 사건 자체는 5·31 지방선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캠프 관계자는 “당시 1000만원 건에 대해 검찰이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다. 법원의 정식재판을 통해 최종 벌금이 60만원으로 결정된 사항이다. 그 때 받은 1000만원은 정상적인 정치자금으로 사용했는데 다만 영수증 처리를 안 했다가 소액의 벌금형을 받게 됐다. 문제 될게 전혀 없고 이미 모두 끝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측은 이와 관련된 정보를 오래전에 취득하고 나름대로 확인과정까지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소문엔 관련 재판이 아직까지 계류중이거나, 벌금규모가 1000만원이라고 알려져 민감한 반응을 샀다. 만약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0만원이상 벌금형을 받거나 사건이 계속 계류중이면 정우택 후보에겐 결정적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정우택 캠프의 해명에도 불구, 이 소문은 계속 꼬리를 물 조짐이다. 때문에 향후 예상되는 논란에 대비해 그 전후과정에 대한 정후보측의 공식적인 해명과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