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의장 ‘잘 뽑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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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의장 ‘잘 뽑아야 할텐데’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6.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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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교황선출방식에서 탈피 후보등록·정견발표·합동토론회 개최
도의회 박문희·연철흠, 시의회 김기동·김성택·최충진·정우철 각축

 

후반기 지방의회 의장·부의장 선출을 앞두고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 모두 의장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배출한다. 선거방식은 과거의 교황선출방식에서 다소 달라졌다. 민주당 소속 충북도의원과 청주시의원들은 민주당 충북도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일체를 위탁했다. 이에 따라 도당은 9명의 전현직 도당 관계자들을 선거관리위원(위원장 김현상)으로 위촉했다.

민주당 도당 선관위는 오는 15일에 도의장, 18일에 청주시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회의를 개최한다. 후보등록과 정견발표 등을 통해 선출한다. 그러면 충북도의와 청주시의회는 각각 의장 후보를 25일 열리는 본회의에 올리고 전체 표결을 거쳐 확정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 후보들이 결정한 후보가 최종 의장이 된다.

충북도의장 후보는 민주당 재선의 박문희(67·청주3), 연철흠(60·청주9) 의원이다. 현재 두 사람이 혈전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 의원들은 두 패로 갈렸다. 박 의원은 非청주권·장년층의 지지를 받고 있고, 연 의원은 청주권·젊은층이 돕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문희 의원은 9대 도의원에 당선됐고 10대 때는 낙선했으나 현 11대에 다시 입성했다. 그는 전반기 의장선거 때도 나가 장선배 의장한테 패했다. 박 의원은 “1976년에 정당활동을 시작했고 1992년에 지방자치가 부활됐다. 나는 2010년 9대 의회 때 처음 도의회에 들어왔다. 의장은 의원들의 심부름꾼이다. 지방화시대를 맞이해 참된 의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의장을 마지막으로 나의 정치활동을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에게도 이번이 마지막이니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박 의원은 청주 세광고를 중퇴하고 대입검정고시를 거쳐 충북보건과학대 창업경영과를 졸업했다. 민주평통충북지역회의 부의장, 민주당충북도당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항간에는 이시종 지사와 친분이 있어 이번 선거에서 이 지사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여론이다.

연철흠 의원은 청주농고와 청주대 지역개발학과를 졸업하고 청주시의원 3선, 청주시의장, 충북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그는 “오랜 의정활동 경험을 살려 의장에 도전하려고 한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고 의회발전을 도모하며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힘쓸 것이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의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연 의원은 노영민 문재인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장섭 국회의원의 계보를 잇고 있다. 노영민계로 불리는 일부 도의원들이 ‘의장 만들기’에 나섰다고 한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연 후보 측에서 노·이와의 연관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불만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연 후보 측은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가하면 박 후보 측은 다른 선거운동을 하면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기저기 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분위기를 흐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양 측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실망 많이 안긴 전반기 청주시의회

청주시의회는 사상유례없이 후보가 많아 더 혼란스럽다. 민주당 4선의 김기동( 56·라선거구), 3선의 김성택(52·가선거구), 최충진(61·나선거구) 재선의 박용현( 67·라선거구), 정우철(60·가선거구) 의원 등 5명이었으나 최근 박용현 의원이 출마를 접었다. 김기동 의원은 충북고와 충북대를 졸업하고 내리 4번 당선됐다. 김성택 의원은 청주고를 졸업하고 충북연구원 경제교육센터 강사, 청주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역임했다.

또 청주대를 졸업한 최충진 의원은 국제라이온스협회 356-D 충북지구 총재, 청주백화점 이사 등을 지냈다. 역시 청주대 출신인 정우철 의원은 롯데그룹 근무를 거쳐 민주당 충북도당 대변인을 지냈다.

그런데 현재 이들 중 특별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후보가 없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게 의원들의 말이다. 모 의원은 “후보가 여럿이다보니 소문 또한 많다. 누가 몇 표라는 말이 떠도나 신뢰하기 힘들다. 소문과 표결 결과가 일치하지는 않으니 뚜껑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때 김성택 의원은 지난 1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을 연 것은 처음이다. 그는 “청주청원통합 이후 6년이 지났지만 청주시의회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취할 것은 취하고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저는 집행부에 당당하고 시민에 겸손한,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의회를 의회비전으로 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대가 변한 만큼 출마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

청주시의회는 초선의원들의 요구로 후보 합동토론회를 하기로 했다. 토론회 개최 여부를 놓고 25명의 민주당 시의원들이 표결한 결과 1표차로 ‘개최’쪽이 이겼다는 것. 그러나 시민들에게 토론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시의장 선거를 주관하는 민주당 충북도당 선관위는 오는 18일 토론회, 정견발표, 투표를 동시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청주시의회 전반기는 주요 현안에 잘 대처하지 못했고 원칙도 없이 상임위에서 통과된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부결시키는 등 표류했다. 이런 데에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시민들은 현재 보수당이 다수당일 때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민주당이 개혁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후반기 의장단에 기대를 걸지만 시민들의 바람을 충족시켜 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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