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조흥은행 이렇게 합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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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조흥은행 이렇게 합병됐다”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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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과 충북은행간 합병은 금융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던 정부의 주도아래 이뤄진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 통설이었다. 또 합병 은행의 본점을 중부권으로 옮긴다는 ‘약속’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회생하는 것을 전제로 은행측이 정부에 먼저 제의했다는 것이 항간에 알려진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통념에 수정이 불가피해지게 됐다. 최근 조흥은행 행장직에서 물러난 위성복씨의 증언에 따르면 조흥-충북-강원은행간 합병은 위성복 행장의 독자적 ‘작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 은행 본점의 중부권 이전방안은 세 은행의 퇴출방침을 내심 굳히고 있던 정부가 원칙을 후퇴, 은행간 합병을 승인하는 대신 명분을 살리기 위해 은행측에 압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3일자 중앙일보는 ‘DJ노믹스 미완의 개혁’ 제하의 특별기획 시리즈 기사에서 조흥-충북-강원은행 세 은행간 합병안을 처음 구상해 밀어부친 인물은 위성복씨 였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위성복씨는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조흥은행의 퇴출을 막기위해 3개 은행의 합병을 구상, 충북은행의 대주주인 한국도자기에 의사를 타진한 뒤 이헌재 금감위원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삼자 합병안을 꺼냈지만 ‘안된다’는 말만 들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세 은행을 퇴출시킬 거냐”며 30여분을 설득한 결과 이 금감위원장으로부터 “자료를 놓고가라”는 말을 들었고 이로부터 이틀후 위성복씨를 다시 부른 이 위원장은 “삼자 합병안을 위에 보고했는데 명분이 약하다. 이번 기회에 조흥이 본점을 지방으로 옮기는 게 어떻겠느냐”고 의사타진 형식을 빌려 본점이전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후 세 은행간 합병작업은 이 금감위원장의 요구로 위성복씨가 행장에서 물러난 뒤 진행됐고 합병이 마무리된 이후 새 은행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외부인사를 바라던 금감위의 기대와 달리 “호남출신 시중은행장이 한명도 없다”는 여당 내부의 입김에 따라 위성복씨가 화려하게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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