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원선거 비교육경력 후보는 들러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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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위원선거 비교육경력 후보는 들러리인가?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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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정,선거인단 구성 불공평' 이의제기

충북도교육위원선거가 지난 6일과 7일 열린 1·2선거구 입후보설명회를 시작으로 열기를 더하고 있다. 1선거구 18명, 2선거구 13명 정도의 입후보예상자 윤곽이 드러난 상황에서 입후보예정자들은 표밭을 중심으로 예상득표수 분석과 경쟁후보 단일화 추진 등을 통해 당선가능성을 타진하고, 21일 후보자등록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떤 후보군의 당선이 유력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직 교육장 출신들이 대거 입후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마를 선언한 현 교육위원 5명을 비롯 일선 학교장 및 교사, 전교조, 비교육경력 후보 등으로 후보군이 나눠졌다. 전직교육장과 현 교육위원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교육경력 후보들이 얼마나 선전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입후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경력 후보는 2004, 2005년 충북학운위협의회장을 연임했던 송인수 금천초교학운위원장, 한재순 남성중학교운영위원, 김윤모 청주베다니학교장, 김강현 충북과학고학운위원장, 민병천 한국어린이신문 대표 등이다.

비경력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러한 추론은 선거인단 구성에서 비롯된다. 교육위원선거는 학교운영위원회가 가지고 있고, 학운위 구성은 교사위원 40%, 학부모위원 40%, 지역위원 20%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교사위원들은 같은 교육계출신 후보들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선거에서는 전교조 교사위원들이 진옥경위원 등 비경력후보들을 지지하면서 교사위원의 표가 어느 정도 분산되는 효과를 거뒀지만 전교조가 자체 후보를 출마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는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20%를 차지하는 지역위원 가운데는 교육공무원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비경력 후보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역위원의 60%이상이 교육 공무원인 것으로 안다. 또한 A학교의 교사가 자녀가 다니는 B학교의 학운위원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뿐 아니라 청주시내 학운위에 옥천, 영동 등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교사들이 위원으로 활동하는 사례도 간간히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올 3월 시작된 운영위원 5기에 더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4기까지만 해도 학부모위원, 지역위원직을 꺼려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이번에는 지원자가 넘쳐났던 것 또한 교육계의 전략적 개입으로 인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선거인단 구성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공정한 선거를 위해서는 교육공무원들이 중립을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1선거구의 경우 당선확정을 짓기 위해 270표 이상이 필요하다. 지금의 상황에서 비경력자가 300표 이상의 득표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비경력 후보들은 선거일정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후보예정자는 “가뜩이나 불리한 상황에서 피서객에 최고조에 이르는 7월 31일 투표를 하는 것은 유일한 표밭인 학부모위원들의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피서철, 학부모위원 투표율 저조할 것”
하지만 선거에 출마할 것을 선언한 비경력후보들은 나름대로의 고정표를 바탕으로 ‘들러리는 되지 않겠다’는 각오다. 2004·2005 충북학운위협의회장을 연임했던 송인수 충북학운위협의회고문은 학부모위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다. 송 고문은 “충북교육의 의회인 교육위원회가 교육정책 수립 또는 집행의 검증과정에서 교육수요자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 것은 진정한 학부모 대표의 성격을 가진 교육위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운위를 대표하며 학부모의 의견을 대변해오던 그동안의 활동을 바탕으로 교육위원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송 고문 또 “최근 2년간 학운위협의회장을 연임한 이유로 충북학운위를 대표하는 성격이다 보니 낙선할 경우 충북학운위협의회가 입을 치명적인 상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출마를 결정한 만큼 충북학운위 위상에 걸맞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 충북 중·고태권도연맹회장을 맡고 있는 한재순 회장은 “현직을 유지한 채 출마할 수 있는 제도적 모순점을 안고 교육계 원로들의 정년연장수단이 된 교육위원회를 한탄만하고 있을 순 없다. 교육계와 이해관계가 없는 비경력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교육위원회를 바꾸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 역시 학부모위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표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시의원을 역임한 김윤모 베다니학교장은 아동학대예방센터, 충북정신지체인애호협회장 등 지속적인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장애인, 사회복지단체,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 김 교장은 “교육감 예비선거라고 할 만큼 교육장 출신 후보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의외의 인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18년간 장애아동, 소외받은 학생들과 공교육 밖에서 함께해왔다. 선거에 최선을 다해 그들의 고통과 부모들의 고민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병철외국어학원을 경영하고 있는 김강현 충북과학고 학운위원장은 공교육에 반하는 사교육 현장의 인물로 공교육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사업을 제쳐두고 학생을 먼저 생각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교육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일반교육이 공교육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사교육을 부정적으로 보기 보다는 현 사회를 인정하는 풍토에서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사교육에 대한 편견을 우려하면서도, “하지만 교육위원이 되면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고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대성여상·석천여상 교사로 공교육 현장에서 경험을 토대로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자신이 학원연합회를 대표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학부모로서 출마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김원장은 학원연합회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어린이신문 민병천 대표는 “백년지대계라고 하는 교육이 개인 또는 어느 특정단체 밥그릇 싸움이 되고 있는 교육현실이 안타까워 교육을 개혁하고 집단이기주의화 되어가는 교육현장을 혁신해보고자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한 관계자는 “기존 교육계인사들이 교육위원마저도 모두 장악한다면 도교육청 정책에 대해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충북교육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자리인 만큼 충북교육 구성원들이 다양하게 포진해 여러 목소리를 취합하는 것이 충북교육발전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오옥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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