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화두는 민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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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화두는 민생경제”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6.07.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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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욱 정무부지사 취임, “말보다는 성과로 답하겠다”
“투자환경 변해야 기업 유치, 경기도 성공사례 검토 마쳐”


노화욱 충북도 정무부지사(53)가 10일 취임했다. 노 부지사는 이 날 취임식에서 충북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지금부터 내게 주어진 화두는 민생경제다. 하루 24시간 동안 오로지 ‘잘사는 충북과 행복한 도민’만을 생각하겠다. 나는 이미 지난 4년간 경기도가 이룬 투자유치 성공사례를 전략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우리의 기본전략을 구상 중이다. 충북도 국내외 고객들에게 투자환경 전반을 감동적으로 혁신하여 시장경쟁력을 갖게 되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주장한 그는 “투자환경의 획기적 변화가 절대적인 선결·선행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의 투자환경을 바꿔야 투자자를 전략적으로 유치하고, 이렇게 되면 잘사는 충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노 부지사의 말이다. 그는 이에 대해 “비용과 사람의 마인드를 낮춰야 한다. 기업인을 감동시키는 감성행정으로 다가가야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에 적당한 업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미래산업인 바이오를 충북이 선점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고 이를 앞으로 실물경제와 연결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반도체와 그 연관산업을 충북으로 유인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 반도체 부품 및 장비산업이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런 산업들이 천안과 경기도 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농촌경제 발전을 위해 선진국 모델을 검토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것.

충북도의 ‘경제부지사’ 역할을 맡게 된 노 부지사는 예상대로 경제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었다. 경기도와 장성군을 특히 강조하는 그는 故 정주영 회장에게서 경영수업을 받은 마지막 세대로 “말보다 성과로 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성군의 혁신 성공은 일등 군민과 일등 공무원을 만들어 이 곳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데 정우택 지사와 노 부지사의 의견이 일치했다는 후문이다.

“노조문제에도 관심 기울일 것”
그 다음으로 강조한 것은 노사화합. 한 노동단체에서 자신을 ‘노조탄압의 원흉’이라고 표현했으나 87년 6·29 선언이후 20년간 지속된 노사분규 속에서 자신이 맡은 사업장 만큼은 무분규 신노사문화 1호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왔다며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노 부지사의 말이다. “내가 노사문제에 임하는 신념은 ‘易地思之’다. 그래서 노사탄압은 없었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 하청노조 문제는 하이닉스가 채권은행 공동관리 상황하에서 발생한 일이다. 당시 법과 현실 사이에서 수습하기 어려웠지만 대단히 안타까웠다. 나도 책임 회피할 생각은 없다. 할 일은 하겠다.”

지역민들이 노 부지사에 대해 궁금해 하는 두 가지는 어떻게 충북 경제를 살릴 것인가와 하이닉스 사내 하청노조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의 마음가짐만 제시하고 자세한 것은 업무파악을 한 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하이닉스 사내 하청노조 문제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또 하이닉스반도체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2공장 유치에 대해서는 사전에 왈가왈부하면 일을 그르칠 염려가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한 때 이 공장의 청주 유치가 확정됐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노 부지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잘못된 정보라고 단언했다.

취임 전 충북출신 인사가 아니라는 점과 장기간 노사문제로 시끄러운 기업 임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노 부지사에 대한 반감이 많았으나 이제는 지역민들이 성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노 부지사도 말보다는 성과로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만큼 잘 사는 충북에 대한 기대가 큰 게 사실이다. 따라서 투자환경 변화와 기업 유치라는 과제는 그의 재임기간 중 ‘실적’을 내야 한다. 지난해 LG전자 휴대폰 단말기 공장이 경기도 이천, 일신방적이 광주시로 이전하면서 “충북은 있는 기업도 못 지킨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말로는 ‘기업하기 좋은 道’를 표방하지만 오히려 기업을 내모는 지역이라는 게 기업인들의 평가다. 이런 분위기를 확 바꾸는 일 역시 정무부지사의 역할이다.

“도정에 기업경영 마인드 접목하라는 말 듣고 수락”
노 부지사는 지난해 6월 하이닉스반도체 전무를 그만둔 뒤 1년 동안 지리산과 치악산 암자에서 생활해 왔다. 본인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며 마음수련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 오래된 절과 우리나라의 역사·문화에 관심이 많은 그는 “퇴임 후 조그만 암자에 칩거하며 글도 쓰고 책도 읽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내게는 참 좋은 시간이었다”고 여러 차례 말해 왔다.

정우택 지사로부터 정무부지사직을 제의받은 것은 지난 6월 원주 치악산에 머물 때. 그는 “제의를 받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고 활동하는 사람이 해야지 적임자가 아니다며 거절했으나 정 지사께서 경제를 맡아달라고 했다. 오랜 고민끝에 정 지사의 구상내용 중 충북도정에 기업경영 마인드를 접목하는 것과 투자환경을 변화시켜 투자를 유치, 잘 사는 충북을 만들자는 것에 동의했다. 지사께서는 기업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하고 계셨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한 때 김영회 전 도지사 직무인수위원장이 노 부지사를 도지사에게 추천한 것 아니냐는 소문들이 많았으나 그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사로부터 “여러군데서 추천을 받았다”고 들었다는 후문이다. 그가 부지사 낙점을 받은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본인도 ‘전혀 예상치 못한 제안’ 이었다고 표현하나, 정 지사가 기업인 출신을 경제부지사로 임명하겠다는 말이 나왔을 때 노 부지사의 이름이 거론돼 왔다.

지난 77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2005년 6월 하이닉스반도체 전무이사로 퇴임하기까지 노 부지사는 28년간 현대그룹에 몸 담았다. 하이닉스반도체 청주사업장을 총괄하는 상무로 재직시에는 충북지방노동위원회 위원, 충북경영자협회 부회장, 청주상공회의소 제17대 상임의원 등을 맡으며 지역과 유대관계를 맺어 왔다. 지난 3월에는 이정식 CBS 기독교방송 사장과 함께 ‘명예 충북도민’으로 추천돼 도민증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중앙에서는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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