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배울수 없다면 민족혼 사라지고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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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배울수 없다면 민족혼 사라지고 말 것”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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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소학교에 기숙사 건립한 광진건설 손광섭회장
광진건설 손광섭 회장이 사재를 털어 건립하는 중국 흑룡강성 녕안시 발해진 내 조선족소학교 기숙사가 8월 17일 준공식을 치를 예정이다. 조선족소학교는 통학의 불편함으로 최근 몇 년간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었다.

   
손 회장은 “녕안시의 조선족들이 우리말과 글을 배우기 위해서는 조선족소학교를 다녀야 하지만 200리가 넘는 길을 통학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민족의 말과 글을 포기하고 인근의 한족학교를 다니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우리 민족이 뿌리를 잊고 중국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안타까워 기숙사 건립을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업차 중국을 왕래하던 손 회장은 북경에서 조선족소학교 동문회장인 최호걸씨를 소개받게 되었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 조선족소학교의 어려운 현실을 접하게 됐다. 동포의 어려움을 접한 손 회장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 기숙사 건립을 결심하게 됐다. 손 회장은 “장학금 지급도 생각해봤지만 중국의 울타리 안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회장에 따르면 녕안시 현지의 조선족 아이들은 조부모 밑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은 한국이나 외국으로 돈벌이를 찾아 떠나고 조혼을 하던 풍토마져 사라져 학생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이마저도 교통이 불편해 우리말을 배울 수 없다면 이 땅에서 우리의 민족혼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선족소학교는 손회장이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봉사단체 한국청소년화랑단육성연맹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또한 8월 준공식에 청주시교육청 관계자와 초등학교 관계자가 녕안시를 방문해 녕안시교육청과 청주시교육청, 조선족소학교와 청주시 초등학교의 자매결연도 맺을 예정이다. 또한 손 회장은 자신이 조선족소학교에 기숙사를 기부하는 대신 녕안시정부와 녕안시교육청의 자금지원도 약속받은 상태다.

   
▲ 협소한 조선족소학교 기숙사는 몸 뒤척일 틈도 없다.
현재 470명의 학생이 재학중인 조선족소학교는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보유하고 있다. 인근지역에 거주해 기숙사 이용이 필요 없는 아이들을 제외하더라도 100명을 수용할 공간이 절실했다. 신축공사중인 기숙사는 25평 규모의 건물 4동으로 100명에서 150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학생들이 겪는 통학의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손 회장은 내다봤다.

손 회장은 “기숙사는 학교 자체 재정을 통해 건립되는 것이 보통이다. 조선족학교의 경우 대부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도움이 절실하다. 국내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이 중국 내 조선족학교와의 결연을 통해 우리 동포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민족의 얼과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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