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명 학생, 여덟 명 선생님의 ‘즐거운 동거’
상태바
열두 명 학생, 여덟 명 선생님의 ‘즐거운 동거’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07.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6 대안학교를 가다 ④ 전원학교 새벽나래
선교(Mission)·꿈의 실현(Vision)·열정(Passion)교육
연 2회, 2개월간의 해외선교활동 통해 영어실력 ‘쑥쑥’


전원학교 새벽나래는 중·고등학교 5년과정으로 전교생이 12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설립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변변한 홍보 한번 하지않은 까닭이다. 안정섭 교장은 “새벽나래는 설립후 지금까지 교육적 진화를 거듭해오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기숙사 등 학생 편의시설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외적 교육환경이 조화롭게 발전됐을 때 새벽나래를 알릴 생각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지만 정작 학생들은 지금의 학교 생활에 만족하며 더 많은 후배들이 새벽나래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치길 바라고 있다.

전원학교 새벽나래는 충주시 엄정면 추평리 옛 추평초등학교 학사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학교건물을 수리한 기숙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내년 신입생부터는 현대식 기숙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12명의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백두대간을 체험했다.
1999년 강화도에서 개교한 새벽나래는 2001년 충주로 이전해 자리를 잡았다. 초기에는 전국에서도 대표적인 기독교 대안학교로 정원 75명을 유지했지만 중학교가 의무교육으로 전환된 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중학교 2년 교육과정(1~2단계), 고등학교 3년 교육과정(3~5단계)으로 이뤄진 새벽나래는 현재 5단계 교육과정을 받는 학생이 없이 4단계까지만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단 6명만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올해 신입생은 4명에 불과하다. 얼핏보기엔 학교 존립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구성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설립초기부터 근무한 이영희 교사는 “구성원 모두가 새벽나래 교육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교사들은 새벽나래를 통해 자신의 꿈을 찾는 학생들을 보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넉넉한 급여를 받지는 못하지만 꿈을 가진 아이들을 도와 그들이 세상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자가 전해들은 교사의 월급봉투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얇았지만 교사 대부분이 설립 초기 멤버로 7년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들의 열정을 옅볼 수 있었다. 이런 교사들의 열정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12명의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추평리 주민들에게 공로패를 받을 정도로 학생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실천하고 있었다. 안 교장은 “시설이 확충되는 내년부터는 지금보다 많은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의 질을 위해 선발인원은 15명으로 제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MVP’로 대표되는 나래교육

새벽나래는 기본적으로 선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교다. 선교사 교육과 원어민 영어교육을 통해 신앙과 실력을 갖춘 선교사 배출을 위한 교육을 한다. 특히 영어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기본교과 교육도 병행해 3단계과정을 마친 학생 전원이 대입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은 상태다.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진학을 염두하고 공부하고 있다.

신학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일반대학 진학을 목표로하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교육과정이 5년으로 구성돼 정규교육과정 학생들에 비해 1년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새벽나래의 장점이다. 졸업과 함께 대학에 입학하기도 하고, 1년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대학진학을 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새벽나래의 교육은 선교를 위한 교육(Mission), 개인의 특성 개발을 통한 꿈의 실현(Vision), 젊음의 열정을 키우기위한 호연교육(Passion)으로 나눌 수 있다.
중점이 되고 있는 선교교육은 해외 단기 선교사 교육과 원어민 어학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 4년간 해마다 두 달 동안 어학연수와 단기선교활동을 다녀오는 것은 필수교육과정이다.

   
이 교사는 “아이들은 해외연수를 통해 많은 발전을 보인다. 오지체험을 통해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남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다. 또한 연수를 통해 아이들의 영어실력도 급격히 향상된다”고 말한다. 해외연수는 대부분 필리핀에서 이뤄진다. 연수를 떠나기전 실천선교 시간을 이용해 치료봉사를 위한 실습, 어린이 분교를 위한 준비와 연습, 연결식 성경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아 선교지에서 실질적인 선교활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른다.

새벽나래 학생들은 매주 텃밭을 가꾸는 노작시간을 통해 자연을 배우는 기회를 갖는다. 새벽나래가 지향하는 Vision교육은 성적지상주의가 아닌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다. 노작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자신들이 가꾼 고구마, 감자, 고추 수확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깨닫는다. 또한 담임연임제를 통해 담임교사가 학생의 5년간 학교생활을 지도하는 것도 새벽나래의 장점이다.

   
새벽나래는 1인2기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5년동안 의무적으로 피아노를 배우고 바이올린, 클라리넷, 플루트, 첼로 중 1개의 악기를 선택해 배운다. 이 밖에도 재량활동 시간에 사물놀이, 자동차 정비, 바둑, 건강요리, 미용 등을 배우고 셋째주 일요일에는 수영, 수상스키, 페러글라이딩, 백두대간 답사 등 학생들의 열정과 에너지 발산, 자기개발을 위한 교육과정을 해나가고 있다. 안 교장은 “다양한 체험속에서도 아이들이 가진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실력도 함께 키워, 인격적인 성장과 동시에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전문인을 양성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새벽나래의 학생들은 이러한 준비가 되어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영어교육 중심의 대안학교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교육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입학금은 20만원이고 기숙사비, 식비, 음악레슨비, 학비 포함 월 55만원의 교육비가 들어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