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백곡 수해 '송전탑 작업로가 주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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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백곡 수해 '송전탑 작업로가 주범' 주장
  • 뉴시스
  • 승인 2006.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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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한전 작업로 방치해 빗물배수 막혔다"

진천군 백곡면 주민들이 한국전력공사가 초고전압 송전탑공사 때 개설한 작업로(임도)를 제때 정비하지 않아 5년째 비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한전에 제기했다.

백곡면 석현.용덕.사송.명암.성대리 등 5개 마을 이장은 17일 진천군청을 방문해 “한전이 지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4년 동안 진천읍 상계리∼백곡면 성대리 30㎞ 구간에 초고전압(76만5000V) 송전탑을 설치하면서 개설한 작업로를 방치해왔다”며 “작업로 측구시설 등을 복구하지 않는 바람에 집중호우로 합수된 빗물이 배수되지 않아 농경지가 유실되는 등 큰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마을 대표들은 주민 140여 명이 연대서명한 진정서를 통해 “지난 달 27일부터 29일까지 계속된 집중호우 때 작업로 측구시설 등이 붕괴되면서 1만5500여 평 규모의 산사태가 발생했다”면서 “피해현황을 자체 조사한 결과 농경지 5만4000여 평과 하천.제방 1만1000여평, 소류지 1만1000여평, 도로 6000여평 등 모두 10만 여평의 공공.사유시설이 파괴되는 2차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번 수해는 한전이 철탑주변 측구하단부에 비피해 방지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발생한 명백한 인재(人災)였다”고 지적했다.

유재성 백곡면이장협의회 총무는 “한전이 송전탑을 설치하기 전에는 폭우 때도 계곡범람 등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2002년부터 5년째 한 해도 끊이지 않고 산사태와 농경지유실 등 피해가 발생하는데도 한전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한전을 항의 방문하기에 앞서 유영훈 진천군수를 면담한 자리에서 “행정기관 차원의 대응책과 피해보상책을 강구해달라”고 요구했고, 유 군수는 “수해의 원인이 송전탑설치공사에서 상당부분 기인했다는 내용의 의견제시를 한전에 하겠다”고 답변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한전이 송전탑작업로 관리권을 진천군에 이양하는 조건으로 복구비 중 군비부담액 15%를 지원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며 “피해보상의무가 자치단체에 있지는 않지만 관리권 이양을 포함한 항구적인 수해방지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을 대표자들은 이날 피해조사 현황을 첨부한 진정서를 한전에 발송한 뒤 조만간 본사를 항의 방문해 피해보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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