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활성화 해법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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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활성화 해법은 있는가?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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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광 희(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요즈음 청주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자체들이 도심이 활력을 잃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어찌 보면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너무 서둘러 일을 그르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은 든다.

학술적 평가에 의하면 아직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도심공동화로 대표되는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을 위해서는 90년대 초부터 발생조짐을 보여 왔던 제조업 공동화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되지 않나 싶다. 경제성장에 따른 환경적 자산가치 및 인식의 전환과 경제적 지위향상에 따른 기피업종의 탄생 등으로 인해 나타난 제조업 공동화는 결국 떠나버린 빈 공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가로 귀결된다.

도심공동화도 결국 접근성이 어려워진 도로망 체계, 노후화된 건물 등으로 인한 슬럼화와 도시 외곽으로 넓고 길게 늘어서게 만든 택지개발 주도의 도시 성장정책 등에 기인하여 결국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외면 받는 공간으로 남게 된 것이다.

도시공간(urban space)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정의를 내려 볼 때 럭비공에 종종 비유하곤 한다. 분명 예측 가능한 결과일 것 같아 처방이 가능할진데도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양산하니 둥근 모양의 축구공과는 달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에 비유하게 되는 것이다. 몇몇 지자체에서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해법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고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간단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도시재정비과를 만들겠다는 구호성 처방전이야 말로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노후화된 건물을 새로 재정비한다고 떠나버린 소비자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앙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겠다는 문제 제기 후, 몇 차례의 공청회 및 워크샵을 통해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되었고, 조성된 후 몇 번의 문화행사를 개최하였다.

지금의 중앙로는 어떠한가? 뭔가 될 것 같고 시름만 깊어가던 상인들의 깊게 패인 주름살을 펴줄 것 같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오히려 장사가 더 않된다고 아우성소리가 크다. 이와 같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어느 한부분에 대한 문제해결만으로는 풀 수 없는 매우 복잡다단한 단계를 거쳐야 가능한 것이 도심의 활성화이다.

쉽지 않지만 몇 가지 거쳐야 할 단계를 제시하면 첫 번째는 추진주체가 누구 인가이다. 분명한 것은 자치단체나 시민단체, 외부전문가들은 보조자라는 것이다. 도심에 상권을 형성하는 상인들이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와 열의가 발로되어야만 보조자들의 역할이나 지원이 빛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에서 추진한 지중화공사로 인해 도시 미관은 일정부분 나아진 감이 없지 않지만 지중화 공사후의 잔재인 컨트롤 박스가 인도를 점유하여 보행을 불편하게 만든 문제가 있다.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단체장의 의지가 필요하다. 현재 제기되는 도시재정비과로는 복잡다단한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다. 이용하기 좋은, 살기 좋은 도심을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교통수단의 처리문제, 도심 경관의 문제, 도시녹화의 문제, 도시 하천의 물길복원의 문제, 볼거리, 즐길거리, 할거리를 만들어 나가는 도시문화의 문제, 보행환경의 개선문제 등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너무 방대하고 많다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단일조직이 아닌 다양한 문제를 담당하는 부서의 유능한 인재들로 구성된 단체장 직속의 도심활성화 추진단을 설치 도심활성화문제뿐만 아니라 도시정책의 근간을 다루는 부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셋째, 물리적 시설배치 중심의 청주시 발전방안의 전면수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성곽의 도시 수원 같이 청주읍성의 복원과 같은 대역사가 반영된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30년 이후의 청주의 모습을 그려 놓고 하나하나 꾀어 맞추어 나가자는 것이다. 현재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는 하상도로 철거, 남석교 등 복개천의 원상복원, 도심내 주차공간 확보, 차 없는 거리 조성, 대중교통이용체계 개편,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 복개천의 물순환 체계 등의 대역사의 큰 그림 속에서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조합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주변의 여러 가지 변화 흐름 속에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발전대안을 찾기 위한 소재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내외 사례에 대한 벤치마킹은 가능하지만 모방은 안 된다는 것이다. 직지라는 역사성, 교육문화의 도시라는 성명성, 가로수 터널과 차 없는 성안길이라는 장소성 등은 분명 청주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소재라는 것이다.

변화와 도전의 시대,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보다 면밀하고 체계적인 그리고 조급하지 않고 꾸준히 중장기적인 발전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민선 4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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