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협회 사태]
“4000억원을 들여서라도 정종택을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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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협회 사태]
“4000억원을 들여서라도 정종택을 죽인다”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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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수씨 극단적 발언과 노골적 명예훼손 파문
원색적인 인신공격에 대학측과 문중까지 들썩
“임광수한테 덤비면 무조건 죽는다” 주변 만류

충북협회 사태의 와중에서 가장 큰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은 정종택 충청대학장이다. 주변의 간곡한 부탁으로 차기회장에 나섰다가 임광수씨 측으로부터 난도질을 당했기 때문이다. 정종택씨를 차기 충북협회 회장으로 추대하는 사람들은 임광수씨가 제시한 자진사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나선 것이다.

20여년동안 충북협회장을 맡아 온 임광수씨는 그동안 퇴진 압력을 받을 때마다 “마땅한 후임자가 나타나면…”이라는 단서를 꼭 달았다. 하지만 누구하나 나서기를 꺼렸고 결국 몇몇 뜻있는 회원들이 정종택씨를 어렵게 설득해 추대하기에 이른 것. 충북협회 정상화추진위 관계자는 “솔직히 정종택학장도 나이 등을 감안하면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충북협회를 정상화시킬 사람은 그분이 최적이라는 공감을 얻어 추대한 것 뿐인데 너무 민폐를 끼치는 것같다 죄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 임광수 회장                                           ▲ 정종택 학장
정학장은 지난 7월 1차 대의원총회에서 임광수씨가 재선출되자 충북협회 문제에서 완전히 손뗄 것을 고려하다가 다시 주변의 만류로 어쩔 수없이 유보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임광수씨측은 정학장에 대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도내 일간지 광고와 신문 전단을 통해 정학장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 냈다. 그 백미는 지난 18일 중앙 일간지를 통해 청주지역 전역에 살포된 <충청북도 도민과 출향인께 드리는 글>이라는 유인물이다.

‘정종택 충청대학 학장측은 각성하라’는 부제가 달린 문제의 전단에 정학장은 아예 충북협회장을 하고 싶어 주변 사람이나 사주하는 파렴치한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심지어 ‘오랜 사회생활에서의 받기만하는 타성이 몸에 밴 사람’ 운운하며 치졸한 어휘까지 동원해 오히려 많은 시민들로부터 공분을 자아내게 했다.

정학장에 대한 임광수씨의 적대감은 대의원 회의 과정에서 더 적나나하게 드러났다. 정학장이 임광수씨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을 조건으로 차기회장 수용의사를 밝히자 당장 압력이 가해진 것이다. 임광수씨 측근으로 알려진 모 향우회장은 정학장을 찾아 와 “임회장이 말하기를 내 재산이 4조원인데 4000억원을 쓰더라도 정종택을 죽이겠다고 했다”며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는 것.

이같은 말은 임회장 퇴진을 주도한 이병도 청원군민회장이 임광수씨와 통화하는 과정에서도 터져 나왔다. 이병도회장은 “돈이 얼마나 많은지는 몰라도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나. 내가 똑똑히 들었기 때문에 어느 계기가 되면 이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임광수씨의 4조원, 4000억원 발언은 현재 정상화추진위측에서 녹취,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학장 측근에 따르면 이 외에도 몇건의 압력이 더 있었다는 것. 그는 “누구라고는 밝히지 못하지만 임광수한테 덤비면 무조건 죽는다면서 싸우지 말라고 부탁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종택-임광수 관계를 지난 5·31 지방선거와 연계시켜 해석하기도 한다. 사실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놓고 정우택 현 도지사와 한대수 도당위원장(전 청주시장)이 경합하는 과정에서 시중 여론중엔 정종택학장과 김종호 전 국회의원이 대리전을 펼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정학장은 정지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김종호 전의원은 임광수씨와 사돈관계로 한대수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종택 임광수 둘 사이는 원초적으로 가까워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우택-김종호 둘은 같은 지역구(증평 괴산 음성 진천)를 가진 일종의 정적관계로, 김 전의원은 오는 18대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임광수씨측이 신문광고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정종택학장을 폄하하자 충청대학측은 현재 명예훼손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충청대 관계자는 “비판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지만 이건 말도 안 된다. 5부 장관에다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현재도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분을 그런 식으로 매도할 수 있나. 내가 알기엔 정학장님은 속으론 어떤지 몰라도 밖으로 임회장을 비방하지는 않았다”며 흥분했다. 이에 대학측은 23일 전후관계를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현재 정학장이 충북도 통합대표를 맡고 있는 연일 정씨(鄭氏)와 하동 정씨 문중도 “문중에 대한 모독”이라고 발끈하며 23일 서울에서 관계자들이 긴급 회동을 갖는 등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임광수씨는 충청일보 사태 때 도민대책위원장을 맡은 충북대 김승환교수와 당시 비판기사를 게재한 충청리뷰 기자, 그리고 노조 대표 등을 무더기 형사고발한데 이어 국내 5대 로펌을 선정, 거액의 민사소송까지 제기함으로써 “자본의 횡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충청리뷰에 대한 형사고소건은 청주지검에 의해 무혐의 종결됐으나 임광수씨측의 대전고검 항고로 재기수사를 거쳐 500만원 벌금형의 약식기소 후 리뷰측의 정식재판 청구로 현재 공판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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