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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처럼 꼭 필요한 교육 펼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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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처럼 꼭 필요한 교육 펼치고 싶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10.15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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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설립까지 꿈꾸는 전직 교사 부부
낭성면의 공동체, 더 큰 미래를 그려 나가

청주행복교육지구-마을, 아이를 품다 교육문화공동체 단비
 

현대사회에서 공동체가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답을 주는 마을이 있다. 적어도 이 마을에는 공동체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생활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눠주고 베푸는 이들이다.

청주시 낭성면 호정리에 자리잡은 쌍샘자연교회를 중심으로 교인들은 공동체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다. 교인들과 주민들은 함께 모여서 사는 것 외에도 인근 낭성초 아이들을 돌보고, 더 나아가 도시에서 체험하지 못하는 산촌의 문화를 토대로 대안학교까지 꿈꾸고 있다. 교육문화공동체 단비는 올해 초 만들어졌다.

2007년 쌍샘자연교회가 청주시 모충동에서 낭성면으로 이사를 온 해부터 교인들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해왔다. 그러다가 올해는 교육문화공동체 단비를 설립하고 대안교육에 방점을 찍기로 했다.

의정부에서 각각 체육교사, 가정교사를 했던 민상근(40)김현정(36) 부부가 학교를 그만두고 부모님이 있는 낭성으로 오면서 대안교육의 꿈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공교육 현장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던 부부는 새로운 교육모델을 찾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교육문화공동체 단비는 올해 청주시와 청주교육청이 운영하는 행복교육지구 마을속 특색프로그램 사업을 신청했다.
교육문화공동체 단비는 올해 청주시와 청주교육청이 운영하는 행복교육지구 마을속 특색프로그램 사업을 신청했다. /사진=육성준 기자

 

대안을 주는 대안학교

 

교육문화공동체 단비는 올해 청주시와 청주교육청이 운영하는 행복교육지구 마을속 특색프로그램 사업을 신청했다. 이들은 마을의 자원들과 함께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을 연다. 인근 낭성초 아이들이 학교 버스를 타고 공동체가 있는 쌍샘자연교회 도서관 앞으로 모인다. 방과 후 3시부터 6시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 목요일에 방과후 뭐하니? 낭성 예뻐짐(GIM), 낭만공작소 등이 열린다. 주로 체육활동 및 생태미술 수업을 한다.

주말에는 자연놀이학교, 또 도서관을 이용한 꺼지지 않는 등불가족대상 독서 수업을 열기도 했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청주시내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의정부에서 각각 가정교사, 체육교사를 했던 김현정·민상근 부부는 청주 낭성면에서 교육문화공동체 단비를 꾸려나가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체육활동 시간에는 평소 접하지 못했던 플라잉 디스크, 더볼, 우드볼 등을 전직 체육교사였던 민상근 씨가 맡고 김현정 씨는 아이들과 생태 수업을 진행한다.

교육문화공동체 단비 민상근 대표는 대안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실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나씩 진행하면서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보완해나가고 싶었다.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기로 한 것도 대안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문화공동체를 단비라고 정한 것도 꼭 필요할 때 알맞게 내리는 반가운 비와 같은 곳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아내인 김현정 씨는 학교에 근무할 때도 학생부를 오랫동안 맡아서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많이 봐왔다. 생활지도나 상담을 꾸준히 해오면서 오히려 아이들을 통해 치유받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중학교 교사였지만 나이가 어린 아이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마을에 다양한 재능을 가진 교사들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대안학교도 꿈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을 교사들과 함께 운영해

 

이들은 올해 3월부터 대안위탁 교육기관으로 선정됐다. 학업숙려제 제도를 통해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는 아이들이 이곳에 온다. 단기 위탁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슬기로운 운동생활, 제과제빵, 수공예, 목공예, 독서활동, 텃밭 가꾸기 등 5일 동안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대안학교 학생들도 이 프로그램에 종종 참여한다. 그래서 이곳은 대안학교를 위한 대안학교라는 별명이 붙었단다.

더 나아가 낭성면 호정리 일대 쌍샘자연교회의 공동체 삶에 반한 23가구가 모여 인근 산을 매입해 공동체 살림을 더 넓힐 예정이다. 이미 16가구가 이 일대에 터를 잡았다. 이들은 함께 길을 내고, 대안학교를 설립할 예정이다.

민 대표는 올해는 단기 위탁 대안학교에서 전원기숙형 대안학교로 발전해나가려고 한다. 이후에 대안학교가 설립되기까지 준비를 착실히 해나갈 것이다. 산촌유학 프로그램도 산림청에 신청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도심의 아이들이 한 달간 인근의 낭성초를 다니면서 산촌에서 사는 것이다. 교회 자체 내에 연수원 시설이 있어서 숙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마을의 다양한 활동가들과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민 대표는 처음에 교직을 놓고 청주로 온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다. 보살펴야하는 부모님과 3살 난 아이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이 마을에서 살고 있는 분들이 모두 교사의 재능을 갖고 있다. 함께 공동체를 가꾸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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