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서울대’ 입학자 최저 논란,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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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서울대’ 입학자 최저 논란, 진실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11.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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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의원실에서 촉발한 지역별 서울대 입학자 수
일선 고등학교에선 실제 집계 어려워…통계의 오류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실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최근 5(2016-2020)간 서울대 입학생들에 관한 자료는 엉뚱하게도 충북교육청 입시담당자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광재 의원실이 서울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입학생 46%의 학생들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고등학교 출신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시(27%)와 경기도(15.9%)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부산시(3.2%)와 대구시(3.1%), 인천시(3.1%)가 뒤를 이었다. 충북은 1.1%로 제주, 세종에 이어 후순위 3위를 기록했다.

학생이 아닌 학교를 기준으로 봐도 결과는 엇비슷했다. 2020년도 서울대 입학생들의 출신고교(졸업고교)를 보면 경기도(204개교)와 서울시(195개교)에 가장 집중돼 있었다. 그리고 같은 해 서울대 입학생을 많이 배출한 고등학교 상위 100개교 중에서 77개 학교가 수도권 소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은 29개교로 후순위 5위였다.

 

지역별 상대적 비교가 가능한 3 학생 1000명당 서울대 입학생 수(2020학년도)’의 경우, 서울시는 14, 세종시는 11.3명으로 타 시도 평균 4.8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그 뒤로는 대전시와 광주시가 각각 8.3명과 6.4명을 기록했고, 서울대생을 배출한 고등학교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경기도는 상대적 비교에서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충북은 3.1명으로 울산광역시와 함께 후순위 공동 1위였다.

이광재 의원은 서울대 진학률 하나만으로도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 차이를 알 수 있다, 지역간 교육 불균형 문제가 심각함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교육환경은 삶에 필요한 기본 정주 요건 중 하나라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과 더불어 일, 주거, 의료, 문화 등 삶의 요건이 패키지로 갖춰진 지방 중소도시들을 전국적으로 건설할 것을 주장했다.


충북교총에서 문제제기

 

하지만 충북의 서울대 진학률이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되자 보수적인 교원단체인 충북교총에서 반기를 들었다. 충북교총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충북교육계의 성적표가 드러났다. 2020학기는 20174군 배정을 통해 고루 일반고에 입학한 학생들이 첫 시험을 본 해다. 기계적인 평준화를 시도할 때부터 교육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이번에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김병우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자 충북도교육청에선 즉각 해명자료를 냈다.

2017년 학생들은 4군 배정을 통해 성적별로 청주시내 일반고에 골고루배치했다. 38년 만에 새로운 변화를 준 것이다. 당시에도 자율권 침해, 일반고 경쟁력 제고 등등의 갑론을박이 있었다.

충북 지역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률을 놓고 또 다시 학력 문제가 대두됐다. 김병우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진=충북도교육청 제공
충북 지역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률을 놓고 또 다시 학력 문제가 대두됐다. 김병우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진=충북도교육청 제공

 

도교육청은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오히려 명문대 중심에서 학과 중심인 의학, 교육학과로의 진학비율이 높아졌다. 평준화 고등학교에서도 학력 향상 및 동반성장이 일어나는 것을 수치로 확인했다. 서울대 합격생 배출교는 11교에서 16교로 증가했다. 19개 고등학교 중 84%에서 서울대생을 배출했다. 의학계열은 1.77, 교육계열은 1.24배의 높은 합격생 증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청주시 평준화고 4군 배정 이후 모든 학교에서 학업 성취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1차 전에선 충북의 서울대 진학 학교 수, 학생들의 진학비율이 도마 위에 올랐다면 2차 전에선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충북교총은 충북도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엔 재수생도 포함된 수치이다. 합격률이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전체 학령인구가 감소했다. 교육청이 공개한 자료를 믿을 수 없다. 자료 조사를 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문제제기했다.

 

완벽한 자료 뽑을 수 없어

 

이번 논란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 서연고’(일명 SKY) 입학률을 통해 도내 학생들의 성적 향상도를 따져봐야 한다는 일차적인 오류를 안고 있다. 한국사회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이러한 가설을 세우고 논쟁을 시작한다고 해도 양측이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뽑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통계의 오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3 학생들이 최종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수능시험을 본 이듬해 2월이나 3월이다.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이 마지막으로 학생이 어떤 대학을 선택했는지를 추적해 일일이 취합하기가 쉽지 않다. 교사가 다른 학교로 떠날 수도 있는 등 변수가 많다.

따라서 현재 학생들의 입학현황을 아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일선학교의 입학자 수 파악시기도 학교마다 11, 2월 등등 다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입학 자료를 취합하는 것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인권위원회에서조차 입학생들의 학과나 대학명을 공개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교육청이 아주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육적 차원에서도 맞지 않고, 지금의 교육행정상 이를 완벽하게 해내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광재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는 서울대 측으로부터 받았다. 마찬가지로 이 자료엔 재학생과 재수생이 섞여있을 수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 학부모는 충북이 늘 서울대 입학생 비율에서 꼴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내 아이가 질 높은 교육환경에서 교육받는 것이다. 서울대 논란은 어찌보면 극히 일부의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충북교육청 차원에선 일반적인 아이들이 어떠한 교육을 받았고, 성적이 향상됐는지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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