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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어떻게 등재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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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어떻게 등재됐을까
  • 충청리뷰
  • 승인 2020.11.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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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1999년부터 등재 위해 각고의 노력
주요국 자문위원들 설득해 마침내 성공

 

우리는 직지를 이야기할 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한다. 직지를 소장하고 있지 않으면서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어떻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을까?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는 직지의 세계화를 위해 1997년에 ‘동서 고인쇄문화 국제학술회의’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 독일위원회 공동으로 개최하였다. 한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세계 인쇄 관련 전문가를 초청하였다. 여기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프로그램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학술회의에 참가한 유네스코 관계자들로부터 직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키는 방법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당시 일부에서는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니까,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기록들을 엮어 만드는 기네스북에 등재시키자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 청주유치 성공
청주시는 1999년에 제4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되니 등재 신청서를 접수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청서를 작성하여 1998년 9월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통해 유네스코본부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유네스코본부로부터 직지는 신청서를 접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이유는 직지를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공동으로 등재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외교부와 유네스코 한국대표부를 통해 직지가 등재될 수 있도록 프랑스 정부와 협의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으로부터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킬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회신을 받았다. 따라서 직지는 회의에 안건조차 상정할 수 없었다.

직지의 등재 신청이 무산되었기 때문에 유네스코와 국제자문위원들에게 직지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2001년에 개최되는 제5차 국제자문위원회를 청주에 유치하는 것으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협의하였다. 이에 고인쇄박물관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중심으로 청주유치 추진단을 구성하여 비엔나에 파견하였다. 추진단은 국제자문위원회에 옵서버로 참석하여 차기 회의 개최지로 청주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자문위원들은 현재까지 회의는 수도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에 수도가 아닌 지방 도시 청주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에 난색을 표하였다. 그리고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멕시코 위원이 차기 개최 장소로 멕시코시티를 신청하였다. 이러한 어려운 조건 아래에서도 실무추진단은 자문위원들과 개별 접촉을 통해 기록유산의 중요성을 아시아권에서 홍보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청주가 최적지임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아울러 2000년에 개최 예정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전문가 회의를 멕시코시티에서 개최하고, 제5차 국제자문위원회는 청주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자문위원들을 설득하여 제5차 국제자문위원회는 청주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제5차 회의를 유치한 청주시에서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같이 준비하면서 유네스코의 규정을 하나하나 검토한 결과 반드시 소장자가 신청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유네스코 기록유산담당관과 협의하였다. 기록유산담당관은 그래도 소장자인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의사를 타진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고인쇄박물관에서는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신청하고자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서한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냈다. 2001년 5월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승정원일기를 신청하여 안건으로 상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직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아 안건에 상정할 수 없었다.

직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2001. 9. 4)
직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2001. 9. 4)

 

직지 원본 없으나 세계기록유산에는 등재
유네스코 기록유산담당관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노력한 결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는 ‘직지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것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해왔다. 이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협의하여 이미 작성한 신청서를 일부 수정, 보완하여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하자 이제는 외교통상부에서 반대 입장을 표하였다. 왜냐하면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외규장각도서 반환 협상을 하여야 하는데, 직지의 등재를 추진할 경우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상정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청주시에서는 관련 부처를 적극 설득하여 마침내 회의 시작 하루 전에 직지를 상정하였다.

마침내 제5차 국제자문위원회가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2001년 6월 27일부터 3일간 개최되었다. 23개국에서 신청한 42건의 안건이 상정되어 심사를 진행하였는데 직지에 대하여는 모든 자문위원들이 이견이 없었으나, 승정원일기에 대하여는 이의를 제기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자문위원들이 직지도 다시 심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자 벤딕 루카스 위원장이 직지와 승정원일기의 심사를 마지막 날로 연기하였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고인쇄박물관, 그리고 옵서버로 참석한 한국대표단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자문위원들을 1대 1로 만나 설득하기로 결정하고 이틀 동안 집중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 2000년에 자매결연을 맺은 독일 구텐베르크박물관장에게 부탁했던 직지 등재 추천서가 도착하여 자문위원들에게 배포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과 옵서버(2001. 6. 29)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과 옵서버(2001. 6. 29)

 

그 결과 회의 마지막 날인 6월 29일에 직지와 승정원일기, 구텐베르크 42행성서 등 11개국의 21건이 최종적으로 등재 권고로 결정되었다. 이에 고이치로 마쓰우라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직지를 2001년 9월 4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였다. 비록 직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지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인증서는 등재를 신청한 청주고인쇄박물관이 받았다. 직지는 소장하고 있지 않으면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유일한 예가 되었다.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이 계기가 되어 유네스코 직지상이 제정되었고,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도 유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청주는 직지를 매개로 유네스코와 함께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황정하 (사)세계직지문화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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